‘9 to 6’라는 같은 시간이 주어졌지만 업무 처리 속도는 확연히 다르다. 상사가 남아 있으라고 눈치를 주는 것도 아닌데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면 자신의 업무 습관을 되돌아볼 때다. 혹시 나는 요령 없이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간을 쪼개고, 집중하라 영화 <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에는 아버지가 남긴 곡의 저작권 덕분에 평생 놀고 먹어도 되는 남자가 등장한다. 돈 많은 백수인 주인공은 하루 일과를 30분의 유닛(Unit)들로 구성해 알차게 보낸다. 샤워에 1유닛, 운동에 3유닛인 식이다. 중요한 것은 놀고 먹는 백수임에도 시간 관리에 철저하다는 거다. 업무가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이때 데드라인, 즉 마감은 집중력을 높여주는 좋은 장치다. 원래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뭐든 시작하는 법. 계획을 세울 때는 ‘오늘 안에 마무리하기’가 아니라 일에 필요한 작업들을 세분화하고 각 작업마다 30분 또는 1시간 단위로 기한을 정해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일 잘한다’고 평가받는 직장인들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스피드’이다. 일을 받았을 때 머뭇거림 없이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타입이 있는가 하면, 주변 사람들이 불안할 때까지 업무를 미뤄두는 유형이 있다. 완벽을 추구하며 계획을 세우고 다듬기만 하니 상사나 동료는 복장이 터질 수밖에! 완벽하지 않아도 좋으니 일단 실천부터 하자. 귀찮고 두렵다고 미루기만 하는 것은 ‘칼퇴’에 독이 된다. 요청할 것은 요청하고, 부족한 것은 중간보고를 통해 조언을 받아 수정하고 채워나가면 된다.  그 회의가 꼭 필요한가? 묵언수행을 하며 스마트폰만 힐끔힐끔 들여다보게 되는 회의. 당신이 그 회의에 꼭 필요한 존재인지 생각해보자. 불필요한 미팅만 줄여도 업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미팅 요청이 들어오면 아젠다와 종료 시간을 살펴보고 업무와 관련이 있는 것에만 참석해라. 주선자가 되어 회의 소집을 할 때도 마찬가지. 논의할 아젠다를 분명히 정하고, 미팅 시간은 1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조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쓸데없는 회의 시간만 줄여도 퇴근 시간이 빨라진다.    
 
나눔의 미덕 일에 대한 소유와 집착이 남다른 사람이 있다. A부터 Z까지 자신이 다 처리해야 마음이 놓이는 이런 타입은 늦은 밤 사무실에서 자주 발견된다. 주변에 일을 나눈다고 해서 아무도 당신을 능력 없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주어진 상황과 환경을 잘 활용한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효율적인 사람을 좋아한다. 자신이 처리할 수 없는 일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동료의 부탁을 단칼에 거절할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나눌 것들을 빨리 나눠야 내 몸도 편하고 일도 빨리 처리된다. 

 

메일은 짧고 빠르게 ‘받은메일함(99)’. 메일함을 가득 채운 읽지 않은 메일들만 봐도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이 남은 것처럼 느껴진다. 의욕 또한 저하될 수밖에 없다. 메일 확인과 회신 같은 사소한 일을 미루지 말자. 매일 오전과 오후 10분 정도 시간을 내서 쌓인 메일을 정리하자. 검토에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 요청 메일도 일단 언제까지 답변을 주겠다고 짧게 회신하고 폴더를 만들어 따로 보관해라. 대부분의 메일은 처리하는 데 수십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 말아야 할 것 ‘해야 할 일(To do List)’이 아닌 ‘하지 말아야 할 일(Not to do List)’을 정리해보자. 업무를 나열하고 중요도와 필요도에 따라 순위를 매겨라. 딱히 중요한 일도 아니고, 회사에서 알아주는 일도 아닌데 시간을 잡아먹는 일들이 꼭 있다. 특히 매일 아무런 생각 없이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 있다면 자문해보라. ‘이게 꼭 필요한 일인가?’ ‘더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무엇이든 개선의 여지와 방법은 분명히 있다. 불필요한 군더더기 일들은 줄이고,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자.
 
깨끗한 책상, 깃드는 집중력 시험기간에 책상을 정리하고 싶어지는 학창시절의 심리는 직장인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바쁜 시기에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싶지 않다면 책상은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라. 철 지난 문서로 책상 위에 산을 만들지 말고, 스캔해서 전자파일로 관리하거나 캐비닛에 보관해라. 먼지만 쌓이고 청소할 때 손이 가는 장식품도 과감하게 정리하자. 물론 취향이라면 존중하겠지만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기업일수록 책상에 캐릭터 피규어나 연예인 브로마이드가 있으면 프로처럼 보이지 않는다. 책상 위에는 업무용 PC, 노트와 필기구 정도만 올려둘 것. 스케줄러는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해 언제나 일정을 관리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