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맥을 맺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인맥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인맥을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단언하건대, 인맥도 관리가 필요하다.

첫 만남이 반이다
일을 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만나는 모두와 친구가 될 필요는 없지만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생존 전략이 되었다. 모든 사람을 똑같이 성심성의껏 대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인맥이 넓어질수록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인맥 관리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인맥 관리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일까? 바로 첫 만남에서부터다. 누구를 만나든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고 처음부터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 역시 상대방에게 지속적으로 알고 지내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일하는 분야가 어디인지 등 어느 정도 정보를 입수하고 나가는 것이 좋다.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한 첫 만남일 경우에는 공부가 좀 더 필요하다. 첫 만남에서부터 서둘러 용건을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 상대방이 당신을 호감 가는 사람으로 생각하면 후에 그가 당신의 용건과 부탁을 들어주는 건 문제도 아니니 말이다. 사적인 자리든, 공적인 자리든 누군가를 새롭게 만났고, 앞으로 알고 지내고 싶다면 만난 지 한 달 이내에 먼저 연락하자. 처음에는 가볍게 안부를 묻는 선에서 멈추고 다시 한 번 연락했을 때에는 만남을 제안하는 것이 좋다. “언제 한번 봐요. 언제 한번 식사라도 함께해요”라고 말하기보다는 “다음 주 언제 시간이 괜찮아요? 괜찮은 시간에 차 한잔할까요?”처럼 구체적으로 약속을 정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두 사람만의 만남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일단 만남이 이뤄지면 두 번째 만남은 어렵지 않게 성사시킬 수 있다. 만남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틈틈이 문자와 이메일, 전화로 안부를 물을 것. 그렇게 해서라도 당신이 그를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꼭 뭔가를 얻거나 부탁하기 위해서는 아니지만, 이렇게 관계를 맺은 사람에게는 후에 급히 부탁할 일이 있더라도, 민망 하지 않게 연락을 취할 수 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연락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갈 것인지 어느 정도 생각한 뒤에 전화를 하거나 만나면 둘 사이의 어색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거다. 이제 막 알게 된 사람과 빨리 친해지고 싶은 욕심에 직함을 뗀 호칭으로 들이대지 말 것. 형님, 누님, 언니라 부른다고 해서 그와 빨리 친해지는 건 아니다. 인맥 관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다.

명함 정리는 필수
어떤 자리에 가든, 누구를 만나든 상대방과 명함을 주고받는 것을 습관화하자. 그 다음은 명함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맥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명함을 많이 모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관리란 정보를 모아놓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것이니 말이다. 명함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명함에 상대방의 특징을 메모하는 것이다. 누구의 소개로 만났는지, 어떤 일로 만났고 인상적인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메모하는 것이 좋다. 특징적인 인상착의나 상대가 관심을 보인 주제까지 메모하면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 상대를 기억해내기도, 상대와 대화를 나눌 때 관심 주제를 던져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명함은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면 좋을까? <인맥 관리의 기술>의 저자 김기남은 이렇게 조언한다. “명함을 3개 그룹으로 나누어 정리하세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사람은 A, 업무상 이따금 연락을 주고받아야 할 사람은 B, 신년이나 명절 때 안부 정도는 물어야 할 사람은 C로 분류합니다.” 각 그룹에 따라 관리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건 물론이다. A 그룹이 특별히 더 신경 써야 하는 핵심 인맥이다. 거래처의 담당자일 수도, 주요 고객일 수도, 비즈니스와 관련 없이 인생에 중요한 사람일 수도 있다. 이 핵심 인맥은 최소한 한 달에 두 번 이상 연락하며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 이들과 문자와 전화로 안부를 전하는 것도 좋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맞다. 휴대전화와 사무실 전화, 생일과 이메일 주소까지 휴대폰에 꼼꼼하게 기록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B그룹의 경우도 휴대폰 저장은 필수다. 상대방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때 번호를 저장해놓지 않아 당황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전화번호는 물론 회사의 이름과 직함까지 저장해 바로 그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한다. 이들 역시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문자나 전화를 통해 안부를 묻도록 하자. 평소에는 왕래가 없지만 신년, 명절 등 특별한 날 문자 메시지 정도는 보내야 할 사람이라면 문자 발송표에 따로 기록해 관리한다. 명절날 안부를 묻는 문자라도 스팸 문자는 보내지 않느니만 못하다. 같은 내용을 복사하더라도 문자 앞머리에 상대방의 이름, 직함 정도는 붙여줘야 스팸 문자 취급을 면할 수 있다.

결국, 노력한 만큼
사소한 의견 차이, 실수로 내뱉은 말 때문에 오랜 시간 노력한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져, 왠지 연락하기 민망한 순간이 오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당신의 실수가 있었다면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사과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맞다. 사과는 미루면 미룰수록 그 효능이 떨어진다. 상대방이 잘못한 경우라면, 아무렇지 않게 먼저 전화해 안부를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당신의 그러한 배려를 두고두고 고마워하고 다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 당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할 거다. 또 신년과 명절에 문자를 보내는 일보다 중요한 건 경조사를 챙기는 일이다. 경조사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면 단연 조사부터 챙겨야 한다. 누구든 자신이 힘들고 어려울 때 도움을 준 사람을 잊지 못한다.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할 때에는 문자가 아닌 전화로 위로하고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경조비를 챙겨 보내는 것이 좋다. 거래처 담당자가 이직을 하거나 부서를 옮겨서 멀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업무적인 이해관계가 끝났다고 해서 다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회사 옮기셨다면서요? 축하해요. 이제 만나서 업무 이야기 안 해도 되니 더 좋은데요?”라고 말하며 그간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한 것이 업무적인 필요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간단한 인사말일지라도 상대는 내가 보여주는 관심으로 인해 나를 달리 보게 된다. 업무 관계를 떠나 자신을 생각해주는 동료이자, 친구였다는 사실에 감동받을 것이다. 흔히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을 구분하라지만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은 어느 정도 섞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하며 만난 사람이더라도 매번 일 이야기만 하게 되면 어느 정도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기 힘들다.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취미 생활이 비슷하다면 함께하는 등 사적인 교류가 있다면 공적인 일을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 와도 더욱 편하게 말을 건넬 수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작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면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거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지만 인간관계에서는 특히 노력한 만큼 그 결과가 돌아오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