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짐을 싸고 산으로 바다로 캠핑을 떠나는 이들이 있다. 캠핑을 시작한 이후로 소유의 기쁨보다 경험의 기쁨이 더 크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는 캠퍼들을 만났다.

김종선 | 브랜드 에이전시 휴먼트리 대표
즐겨 찾는 캠핑장 사계절 중 겨울 캠핑을 즐긴다. 산, 강, 바다가 어우러진 강원도 일대의 얼어붙은 강가에서 하는 캠핑을 특히 좋아한다.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계절에, 자연 깊숙한 곳을 즐겨 찾는 편이다.
캠핑의 매력 어릴 적 산에서 매미, 잠자리 등을 잡고 놀았던 추억을 캠핑을 하며 떠올린다. 자연이 주는 엄청난 에너지에 감동받으면서 중독적으로 찾게 되었다.
함께하는 사람들 DJ, 푸드 스타일리스트, 디자이너, 모델, 마케터 등으로 구성된 ‘보일러스’라는 캠핑 동호회 멤버들과 함께한다.
없으면 안 되는 장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을 자주 찾기 때문에 해가 지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반드시 랜턴이 필요하다. 배터리 • 가스 • 휘발유 랜턴이 있는데, 배터리 렌턴은 밝기가 약해 사용하기 힘들고, 가스 랜턴은 기온이 낮으면 가스가 얼어 사용할 수 없다. 때문에 겨울에는 휘발유 랜턴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갖고 싶은 장비 캠핑 초창기에는 짐을 한가득 싣고 다녀서 갖고 싶은 장비도 많았다. 그런데 캠핑을 하면 할수록 불필요한 장비는 버리고 최대한 간소하게 다니게 된다.
캠핑 요리 바비큐가 빠질 수 없다. 스파게티 등 간단한 이탈리아 요리나 쿠스쿠스, 파인애플 밥 등을 만들어 먹는다.
캠핑 노하우 겨울 캠핑에는 침낭이 굉장히 중요하다. 좋은 침낭만 있으면 영하 20도가 웃도는 날씨에도 야외취침을 하곤 한다. 파이어스타터를 준비해가면 캠프파이어를 할 때 쉽게 불을 붙일 수 있다. 양말을 많이 챙겨가서 자주 갈아 신으면 체온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캠핑은 내게 바쁜 일상에서 잠시 여유를 갖게 한다. 일상에서 비껴나 지금의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한다.

한미영 | 데님 브랜드 스타 피시 디자이너
즐겨 찾는 캠핑장 봄에는 강가에 위치한 캠핑장으로 간다. 새벽에 일어나서 물안개를 보며 커피를 마시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여름에는 서핑으로 유명한 죽도해변가로 가서 낮에는 서핑을 즐기고, 밤에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잔다. 가을에는 가평 유명산 근처 캠핑장으로 가는데, 낙엽이 물든 산에서 하는 캠핑은 사계절 중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겨울에는 전기가 잘 들어오는 오토캠핑장을 자주 찾곤 한다.
캠핑의 매력 솔직히 캠핑은 여자에게 힘든 취미생활이다. 장비도 무겁고 텐트를 치는 것도 힘에 부친다. 하지만 힘든 건 잠깐이다. 음식을 만들어 먹고 모닥불 피워놓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난다. 새소리, 파도소리 낙엽소리를 들으며 잠 드는 건 서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특권이다.
없으면 안 되는 장비 텐트는 물론 햇빛과 비를 막아주는 타프는 필수다. 특히 직접 만든 타프를 가져가면 캠핑장의 많은 텐트 사이에서 쉽게 구분이 간다. 밤을 밝혀줄 랜턴, 화롯대는 기본이고 겨울 캠핑에는 난로와 핫팩이 추가된다.
갖고 싶은 장비 에이너라는 브랜드의 커스텀 티피 텐트를 갖고 싶다. 컬러와 로고까지 주문 제작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캠핑 요리 토르티야에 야채, 소시지를 싸먹고 남은 토르티야는 다음 날 아침, 치즈와 햄을 넣어서 구워 먹거나 소스와 치즈를 얹어 먹는다. 숯불에 구워 먹는 바비큐와 찌개도 빠뜨릴 수 없다. 음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살짝 아쉬운 생각이 들 만큼 만들어 먹는다.
캠핑 노하우 캠핑 장비는 부피가 꽤 큰 편이라 트렁크에 잘 맞춰 넣어야 필요한 제품을 다 챙겨갈 수 있다. 주방용품과 실내용품은 안쪽으로 배치하고 텐트와 설치에 필요한 도구는 문 초입에 두면 필요한 순서대로 꺼낼 수 있어 편리하다. 모닥불을 피울 때는 마른 장작을 사용해야 눈이 맵지 않다. 장작을 바닥에 두면 서리가 껴서 젖기 때문에 비닐을 깔고 쌓아놓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캠핑은 내게 한 주의 에너지를 충전해오는 충전소.

이원택 | 아웃도어 브랜드 호상사 마케터
즐겨 찾는 캠핑장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을 찾아 다닌다. 계절은 봄이나 가을이 최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특별히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편이다. 때와 장소에 따라 친구, 직장 동료, 가족 중 누구와 함께할지를 정한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과 함께할 때는 가깝고 편의 시설이 좋은 캠핑장을 찾는 편이고, 친구와 함께할 때는 약간의 모험을 감수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캠핑의 매력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온 가족이 캠핑을 다녔다. 그때의 추억을 잊지 못해 성인이 되어 자연스럽게 캠핑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이테크놀로지 제품만을 이용하는 캠핑, 알피니즘 스타일의 캠핑, 감성과 분위기 위주의 캠핑 등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른 캠핑을 즐길 수 있으니 어릴 때보다 선택의 즐거움이 커진 셈이다.
없으면 안 되는 장비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은 헤드랜턴과 시에라컵이다.
갖고 싶은 장비 써머레스트사의 최고 사양 침낭인 안타레스 제로다운백은 무척 가볍고, 작게 패킹되어서 겨울 백패킹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다. 가장 갖고 싶은 건 캠핑카다. 조만간 캠핑카를 사거나 만들 계획이다.
캠핑 요리 더치 오븐을 이용한 육류 요리를 좋아한다. 관리하기 번거롭지만 익숙해지면 간편하게 맛있는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
캠핑 노하우 먼저 불평, 불만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먼 거리를 운전해 이동하는 것, 도착해서 텐트를 치는 것, 직접 요리하고, 설거지해야 하며 불편한 화장실과 잠자리까지 감수해야 한다. 이걸 고생이라 생각한다면 집에서 TV만 보면서 주말을 보내야 할 거다. 모든 상황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바뀐다.
캠핑은 내게 자연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주는 고마운 연결 고리.

김동연 | 주얼리 브랜드 다이앤티크 대표
즐겨 찾는 캠핑장 팔현캠핑장은 시설은 오래됐지만 자연의 한가운데 있는 느낌을 주고, 대성리 호반 캠핑장은 서울에서 가깝고 깨끗해서 가장 많이 찾게 되는 곳이다. 캠핑의 시작 캠핑을 즐기는 남자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스트레스로 편두통이 며칠씩 지속될 때가 있는데, 캠핑을 가면 씻은 듯이 낫곤 했다. 자연스럽게 캠핑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결혼 기념 사진도 캠핑장에서 찍었다.
없으면 안 되는 장비 블루투스 오디오와 소형 빔프로젝터를 꼭 챙긴다. 깜깜한 밤, 텐트나 타프에 영상을 쏘아서 영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캠핑지에서의 시간 요리와 식사가 캠핑의 주를 이룬다. 낮에는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며 느긋하게 보내고, 밤이면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영화를 본다.
갖고 싶은 장비 콜맨 시즌스 랜턴은 시즌마다 한정품으로 나오는데, 디자인이 예뻐서 컬렉션을 만들고 싶을 정도로 탐난다. 더치오븐용 삼각대와 4WD 바이크도 ‘위시 리스트’에 올라 있다.
캠핑 요리 블루베리나 바나나를 넣은 팬케이크. 만들기 쉽고 맛도 좋아 즐겨 한다.
캠핑 노하우 좋은 텐트를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잘 보관하는 것이다. 텐트를 접을 때 신문지를 사과 모양으로 함께 접어 넣으면 습기 제거에 도움이 된다. 요리 재료는 바로 냄비에 투입할 수 있도록 집에서 최대한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요리 준비 시간을 줄이는 데도, 설거지 거리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공구와 조리기구 등은 제품별로 컨테이너를 만들면 정리정돈이 한결 수월해진다.
캠핑은 내게 또 하나의 집.

이홍안 | 패브릭 브랜드 키티버니포니 디자이너
즐겨 찾는 캠핑장 봄, 여름에는 숲이 울창한 팔현캠핑장을, 겨울에는 기회송림, 충주 비내섬 등을 찾는다. 오토캠핑장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좋아한다.
함께 하는 사람들 캠핑 동호회에서 만난 캠핑 크루들과 매주 먹고 자는 것을 함께 하다 보니 이제는 가족처럼 느껴진다. 가끔은 회사 동료들과, 어느 날 갑자기 훌쩍 떠나고 싶을 때는 남편과 함께한다.
캠핑의 매력 텐트를 치고난 다음에는 근처를 산책하고 사진을 찍는다. 야외에서 움직이다 보면 칼로리 소모가 많아서 쉽게 피곤해지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낮잠이다. 1시간가량 낮잠을 자는 건 캠핑에서만 즐길 수 있는 묘미 중의 묘미다.
없으면 안 되는 장비 캠핑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종류의 티와 드립 커피를 챙겨간다. 다음 날 일어났을 때 엉망인 머리카락을 숨기기 위해 니트 모자도 빠뜨릴 수 없다.
갖고 싶은 장비 가족형 텐트인 ‘힐레베르그의 케론 4GT’다. 곧 새로운 멤버로 아기가 합류할 예정이라 조금 더 큰 공간의 텐트가 필요하다.
캠핑 요리 조리법이 간단하면서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메뉴를 선호한다. 무쇠솥과 기름, 감자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감자튀김은 맥주와 함께 먹으면 그만이다. 카프레제 샐러드도 자주 만들어 먹는다.
캠핑 노하우 캠핑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야외활동이지만 캠핑지에서 의외로 여유 시간이 많아서 계절마다 계획을 짜서 즐기는 편이다. 봄에는 우쿨렐레를 연습했고, 여름에는 해안가에서 수영을 했으며, 겨울에는 눈썰매를 탔다. 이처럼 특별한 놀이 하나가 더해지는 것만으로도 캠핑이 더욱 풍요로워진다.
캠핑은 내게 삶의 활력소다. 새로운 곳을 찾아가서 집을 짓고 음식을 하고 잠을 자다 보면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주말이면 캠핑을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일상마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