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처럼 돋아나는 봄의 활기와 잘 어울리는 신선하고 상큼한 요거트를 찾아 떠났다. 맛을 보기 전에 이미 건강해진 기분이다.

1 셀러리와 토마토. 그리고 오이와 토르티야칩을 올린 요거트 2 상쾌한 지중해의 풍경이 연상되는 실내

1 셀러리와 토마토. 그리고 오이와 토르티야칩을 올린 요거트 2 상쾌한 지중해의 풍경이 연상되는 실내

1 유 니드 마이 요거트
유 니드 마이 요거트는 정통 그릭 요거트 전문점이다. ‘넌 내 요거트가 필요할 거야’라는 자신만만한 이름을 내걸 수 있던 이유를, 요거트를 맛본 순간 납득하게 된다. 이토록 부드럽고, 개운한 요거트라니! 사용한 재료도 훌륭하다. 유기농 우유를 발효시켜 요거트를 만들고, 설탕 대신 유기농 사탕수수 추출물을 사용해 단 맛을 더했다. 요거트 스무디와 프로즌 요거트, 뜨거운 음료처럼 마시는 스팀드 요거트 등 요거트가 가득하지만, 역시 수제 요거트에 토핑을 추가하는 메뉴가 가장 인기다. 총 6가지 토핑을 고를 수 있는데, ‘오이와 토르티야칩, 올리브오일’, ‘셀러리와 방울토마토, 발사믹 소스’처럼 서로 어울리는 재료와 소스가 이미 짝지어져 있다. 토핑을 얹고 예쁜 그릇에 담긴 요거트를 보면, 하루 세 끼 중 두 번은 요거트를 먹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가격 그릭 요거트 4천원(100그램 기준), 토핑 추가 2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45 메세나폴리스 2층 문의 02-3144-4970

 

1 수제 요거트로 만든 라씨와 무슬리 2 여행서적과 사진이 놓여 있다

1 수제 요거트로 만든 라씨와 무슬리 2 여행서적과 사진이 놓여 있다

2 카페 연
삼청동 한옥 카페 1세대로 꼽히는 연은 항상 손님들로 붐빈다. 여행길에 모아온 온갖 소품, 책장에 꽂아둔 <론리 플래닛> 시리즈, 그리고 벽에 걸린 여행 사진들까지, 연은 여행자들을 위한 카페이기도 하다. 여행의 기운은 메뉴판에서도 느낄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마테, 태국식 팬케이크 등 각 나라의 이름을 단 메뉴가 잔뜩이기 때문이다. 인도 요거트인 라씨도 그중 하나다. 매일 10시간씩 발효시켜 만든 수제 요거트에 특유의 시큼한 맛의 향신료를 넣어 만든 라씨는 망고, 코코넛, 블루베리 총 세 종류가 준비되어 있다. 수제 요거트의 활약은 무슬리에서도 계속된다. 요거트에 오가닉 무슬리와 아몬드, 호두, 꿀을 넣어 든든한 한 그릇을 만들었다. 함께 들어가는 블루베리, 딸기 등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과일은 생김새만큼이나 맛도 좋다.
가격 수제 요거트 라씨 7천원, 무슬리 6천5백원 영업시간 정오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84-3 문의 02-734-3009

 

1 오미자, 팥, 초콜릿 요거트와 쑥으로 만든 스푼쿠키, 그리고 치즈케이크 2 햇살이 가득한 내부

1 오미자, 팥, 초콜릿 요거트와 쑥으로 만든 스푼쿠키, 그리고 치즈케이크 2 햇살이 가득한 내부

3 그리다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과 바, 카페 벽에 걸린 전시 작품과 테이블 위에 놓인 미술도구까지. 디자인을 전공한 주인의 감각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그리다는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든다. 대추, 밤, 쑥, 인삼 등 어른스러운 입맛의 재료를 응용한 메뉴로 가득한 것. 유기농 밀과 초콜릿을 이용해 만든 숟가락 모양의 쿠키나, 쑥과 초코, 치즈를 이용한 트리플 치즈케이크, 대추스콘 등 맛이 궁금한 음식이 잔뜩인 카페는, 확실히 보기 드물다. ‘이왕이면 몸에 좋은 재료를 쓰자’는 철칙은 요거트에도 어김없이 반영된다. 이틀에 한 번씩 발효시켜 만드는 요거트에 직접 삶은 팥을 올린 수제팥 요거트, 재워둔 오미자를 시럽처럼 이용하는 오미자 요거트는 그리다의 대표 메뉴다. 아무런 첨가물을 넣지 않기 때문에 다소 뻑뻑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꼭꼭 씹을수록 진하게 혀에 감기는 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거다.
가격 요거트 5천5백원, 트리플치즈케이크 4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11길 68 문의 02-322-9578

 

1 레몬아이싱과 허브, 견과류를 넣은 파운드 케이크와 그래놀라 요거트 2 카운터 반대쪽은 살롱처럼 꾸며져 있다

1 레몬아이싱과 허브, 견과류를 넣은 파운드 케이크와 그래놀라 요거트 2 카운터 반대쪽은 살롱처럼 꾸며져 있다

4 트리아농
프랑스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시절을 상징하는 베르사유 궁전. 하지만 궁정의 소란스러움에서 살짝 비켜나 있던 두 개의 별궁이 있었으니 바로 그랑트리아농과 프티트리아농이다. ‘트리아농’이라는 이름은 이 두 별궁에서 비롯했다. 본디 웨딩숍 응접실로 쓰이던 공간이 카페로 변모한 만큼, 화사한 테이블에 앉아 커피부터 홍차, 파운드 케이크와 온갖 달콤한 디저트 메뉴까지 접하다 보면 14세기 프랑스의 귀족이 부럽지 않다. 충직한 집사처럼 성실하게 정통 레시피를 따르는 트리아농에서 변칙적인 메뉴가 하나 있으니, 바로 요거트다. 애프터눈티 세트 트레이에 요거트를 올린 이유는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로도, 개운한 디저트로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아가베 시럽을 넣은 산뜻한 요거트는 샌드위치, 미니케이크, 쿠키와 먹을 때 특유의 상큼함이 빛을 발한다. 아무리 그래도 애프터눈티 세트는 부담스럽다면, 그래놀라를 듬뿍 넣은 단품 메뉴로도 맛볼 수 있다.
가격 파운드 케이크 1조각 3천원, 애프터눈티 세트 1만6천원, 그래놀라 요거트 5천원 영업시간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59길 43 문의 070-8129-5955

1 슈퍼플레인요거트와 병요거트 2 낙농업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풍차의 이미지를 벽에 그렸다

1 슈퍼플레인요거트와 병요거트 2 낙농업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풍차의 이미지를 벽에 그렸다

5 세븐 시즌
슬픈 진실 하나. 대부분의 카페에서 판매하는 요거트 스무디는 진짜 발효 요거트가 아닌, 요거트 분말이나 시럽을 사용해 만든다. 블루베리, 딸기 등 과일 이름을 달고 있지만 진짜 과일을 사용하는 곳도 드무니 세상에 믿을 요거트 없다고 한숨 쉴 만하다. 하지만 국내 소규모 유업체로부터 공수해온 생요거트로 요거트 스무디를 만드는 세븐 시즌이라면 믿음직스럽다. 여름에는 이틀에 한 번, 겨울철에는 사나흘에 한 번꼴로 신선한 요거트를 공급받으며, 시럽 대신 농축된 잼이나 직접 과일과 채소를 요거트에 갈아 넣어 맛을 낸다. 파프리카와 브로콜리, 당근이 들어가는 슬림 요거트, 바나나, 키위 등 과일을 넣는 뷰티 요거트, 여름철에만 등장하는 푸딩 요거트 등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최고 인기메뉴는 슈퍼플레인 요거트다. 배변에 도움을 주는 레티놀이 함유되어 병째 구입하는 손님도 많다고. 단, 제조 과정에서 설탕을 넣어 플레인 요거트도 제법 달콤하니 달지 않은 요거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염두에 두길.
가격 요거트 4천5백원, 병요구르트 7천원 영업시간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47 문의 02-323-6393

 

1 수제 잼을 넣은 요거트와 스푼 2 다양한 수제 잼이 진열장에 가득하다

1 수제 잼을 넣은 요거트와 스푼 2 다양한 수제 잼이 진열장에 가득하다

6 제나나
맛있는 수제 잼으로 정평이 난 제나나가 수제 요거트 메뉴를 선보였을 때, 반가워한 이들은 한두 명이 아닐 거다. 백설탕 대신 몸에 좋은 사탕수수 추출물인 마스코바도를 사용하고, 계절의 변화에 맞춰 수십여 가지의 각기 다른 잼을 만드는 제나나가 만든 요거트라면 틀림없이 믿고 먹을 수 있을 테니까. 제나나의 수제 요거트가 조금 더 특별한 이유는 바로 요거트와 잘 어울리는 잼을 직접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나나에서 요거트를 선보이는 시간은 오직 여름, 한 철 뿐이라는 것. 3월 말, 제나나는 연희동에서 서촌으로 이사를 한다. 올여름, 서촌을 찾을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가격 요거트 7천원, 스콘 1천5백원, 수제 잼 1만2천원 영업시간 오전 11부터 오후 7시까지 주소 서울시 종로구 옥인길 23-1 문의 02-6326-1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