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에 찬 기운이 훅 끼칠 때면 밀크티 생각이 절로 난다. 홍차의 향긋함과 부드러운 우유가 몸도 마음도 포근하게 감싸줄 것만 같다. 홍차 전문가로 통하는 <홍차, 느리게 매혹되다>를 펴낸 최예선 작가와 티 카페 ‘오리페코’를 운영하는 김유나 대표에게 밀크티 맛있게 마시는 법을 물었다.

밀크티 만들기

1. 모닝밀크티
티백 홍차를 뜨겁게 우려서 실온에 둔 우유와 섞어 마시는 영국식 모닝밀크티는 우유를 데우지 않아도 되고 뜨겁지 않아 바쁜 아침시간 간단히 마시기 좋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나 해로게이트의 요크셔티, PG 팁스처럼 가격대도 저렴하고 잘 우러나는 홍차가 어울린다.
재료 홍차 티백 1개, 물 200ml, 우유 100ml, 시럽
만들기1. 물을 끓이고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실온에 둔다. 2. 물이 팔팔 끓으면 티포트에 붓고, 티백을 담가 3분 정도 우린다. 3. 크기가 큰 브렉퍼스트 잔이나 카푸치노 잔에 우유를 넣은 다음 뜨거운 홍차를 붓는다. 4. 기호에 따라 메이플시럽이나 설탕시럽을 한두 스푼 넣어도 된다.

2. 로열밀크티
우유가 많이 들어간 로열밀크티는 고소하고 달콤해서 한 잔 가득 마시면 속이 든든해진다. 마트에 가면 파우더 형태로 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지만 직접 냄비에 끓여 마셔야 진한 향과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재료 패닝 급의 잎이 자잘한 홍차 6g, 물 150ml, 우유 150ml, 설탕 3티스푼
만들기1. 작은 냄비에 물을 붓고 홍차를 넣어 끓인다. 2. 홍차가 바르르 끓기 시작하면 우유를 조금씩 붓고 불을 약하게 줄인다. 3. 우유 가장자리에 작은 기포가 생기고 살짝 김이 나면 불을 끈다. 4. 거름망으로 찻잎을 걸러 예열한 찻잔에 붓고 기호에 따라 설탕을 넣는다.

3. 마살라 차이Ⅰ
계피, 정향, 생강, 흑후추 등 매콤달콤한 향과 맛이 나는 향신료를 섞은 인도식 홍차 차이는 나른한 오후를 깨우기에 더없이 좋다. 향신료와 홍차를 적절한 비율로 섞은 마살라 차이 홍차를 구입하면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재료 마살라 차이 홍차 6g, 물 200ml, 우유 100ml, 흑설탕 2조각
만들기1. 작은 냄비에 물을 붓고 기포가 올라올 때까지 끓이다 불을 줄이고 마살라 차이 홍차를 넣는다. 2. 차가 우러나면 우유를 조금씩 따라 붓는다. 3. 흑설탕 2조각을 넣고 우유 가장자리에 작은 기포가 생기면 불을 끈다. 4. 거름망으로 찻잎을 걸러내고 찻잔에 붓는다.

4. 마살라 차이Ⅱ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계피, 정향, 생강 등을 차에 넣고 끓여서 마셔보길 권한다. 이때 홍차는 가격대도 저렴하고 진하게 우러나는 아삼 CTC 급(찻잎이 자잘한) 홍차가 알맞다.
재료 아삼 CTC 급 홍차 6g, 생강가루 2g, 계핏가루 3g, 카다멈 4개, 정향 1개, 통후추 1개, 물 150ml, 우유 150ml, 황색 설탕
만들기1. 작은 냄비에 물을 붓고 아삼과 준비한 향신료를 넣어 끓인다. 2. 홍차가 바글바글 끓으면 우유를 붓고 약한 불에서 오래도록 끓이다 황색 설탕을 듬뿍 넣고 좀 더 끓인다. 3. 거름망에 걸러 마신다.

맛있는 밀크티를 위한 Tip

●홍차 잎은 우유에서 잘 우러나지 않으므로 적은 양이라도 물에 넣고 먼저 끓여야 한다. 이때 홍차 양을 평소보다 2배 정도 더 넣거나 물의 양을
반으로 줄여야 홍차의 향이 제대로 살아난다.
●우유를 너무 오래 끓이면 유막이 형성되므로 우유 가장자리에 기포가 생기면 재빨리 불을 끈다.
●밀크티에 캐러멜, 초콜릿, 바닐라를 가미해도 의외로 잘 어울린다.
●밀크티에는 꿀보다는 설탕을 넣는 것이 좋다.

밀크티로 마시면 좋은 홍차

1. 트와이닝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진한 향의 아삼 홍차를 베이스로 한 붉은 홍차. 첫 맛은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진하지만 뒷맛은 부드러워 잘 넘어간다. 홍차의 쌉쌀한 맛이 우유와 섞여 더욱 고소하게 느껴진다. 시럽 없이 고소한 맛을 살려서 마시는 것이 좋다. 아일랜드 홍차 브랜드인 뷸리스의 아이리시 브렉퍼스트, 영국 홍차의 대명사 해로즈의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도 강력 추천.

2. 테일러스 오브 해로게이트 요크셔 골드
요크셔 골드는 우유와 찰떡궁합이라고 할 만큼 영국에서도 밀크티로 인기가 높은 홍차다. 몰트한 향과 홍차 특유의 쌉싸래한 맛은 밀크티로 마셔도 물론 좋지만, 그냥 스트레이트 홍차로 마셔도 훌륭하다. 황금색 오렌지빛이 감도는 찻물이 너무 예뻐서 우유를 붓기가 아까울 정도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실 수 있는, 언제든지 불러내서 수다 떨 수 있는 단짝친구 같은 홍차이다.

3. 브리즈 메이플 허니
메이플시럽의 감칠맛이 살짝 묻어나는 가향 홍차. 쓰거나 떫은 맛이 별로 없이 부드럽고 달콤한 기운이 살짝 스며 있어 가볍게 스트레이트로 마시기도 좋고 우유와 함께해도 좋다. 향이나 단맛은 살짝 묻어나는 정도로 진하지 않지만 굳이 메이플시럽을 더 넣을 필요는 없다.

4. 로네펠트 버번 바닐라
바닐라의 세련된 부드러움과 오렌지껍질의 향긋함이 있는 로네펠트의 버번 바닐라. 이 역시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깊고 중후한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우유와 섞이면 좀 더 사랑스럽고 세련된 맛이 난다. 바람이 서늘해지는 가을이나 겨울철에 마시면 더욱 향이 풍부해지는 홍차.

5. 다질리언 마살라 차이
이 홍차는 홍차 잎이 62.5%에 인디언 스파이스, 계피, 생강, 카다멈, 정향, 후추가 37.5%의 비율로 섞여 있어 곧바로 인도식 홍차를 만들 수 있다. 그만큼 스파이스의 맛이 강한 홍차이기도 하다. 맵싸하고 묵직한 맛을 주는 향신료의 맛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우유의 양도 조금 더 늘리고 설탕이나 시럽을 넣어 달콤한 차이 라테를 만들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