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에서 파스스 부서지는 느낌이 좋았다. 겹겹이 쌓인 지층 같은 생김새처럼, 층층이 맛을 감춰둔 프렌치 페이스트리들.

1. 딘 앤 델루카 | 아몬드 크루아상
프랑스 사람들이 바게트 다음으로 사랑하는 빵 크루아상. 딘 앤 델루카의 아몬드 크루아상은 ‘바삭하다’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려준다. 흔히 크루아상은 페이스트리가 쉽게 떨어져 먹기 불편하다고 생각하지만 보기보다 야무진 딘 앤 델루카의 크루아상은 다르다. 듬뿍 올린 아몬드 조각의 고소함까지 더해져 먹다 보면 노천 카페에 앉아 블랙 커피를 마시는 파리지앵이 된 기분이 든다.
가격 3천3백원
영업시간 오전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9-3
문의 1588-1234

2. 르 알래스카 | 팽 오 쇼콜라
우리말로 하면 ‘초콜릿 빵’인 팽 오 쇼콜라. 층층이 겹이 쌓인 퍼프 페이스트리 위에 초콜릿을 듬뿍 바른 후 안에 초콜릿 덩어리를 숨겨놓은 팽 오 쇼콜라는 프렌치 페이스트리를 이야기할 때 결코 빠지지 않는다. 초콜릿 천국인 프랑스와 딱 어울리는 빵이라고나 할까? 프랑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즐겨 먹는 빵인 만큼 초콜릿 맛은 진하고 묵직하지만, 마냥 달기만 하지는 않다.
가격 팽 오 쇼콜라 2천5백원
영업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53-9
문의 02-516-5871

3. 리 블랑제 | 에스카르고
서래마을에 자리한 리 블랑제는 동네 빵집이라기보다는 동네 방앗간 같다. 워낙 작업장이 넓은 데다가 밀대와 밀가루 체 등의 도구를 비롯, 빵 만드는 과정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작업대는 넓지만 만들어내는 제품의 종류는 많지 않다. 한 마디로 소수정예인 셈. 담백한 식사 빵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몇 안 되는 페이스트리 제품인 에스카르고는 이름 그대로 달팽이 집을 닮았는데 과연 달팽이 요리를 사랑하는 프랑스의 페이스트리답다. 달팽이를 괴롭히는 기분으로 한 겹씩 돌돌 벗겨가며 먹으면 안에 들어 있는 건포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격 2천5백원
영업시간 오전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796-4
문의 02-532-6410

4. 파티스리 미쇼 | 푀이테 아브리코
‘푀이테(Feuillete)’는 여러 겹의 껍질로 된 바삭한 과자를 가리키는 프랑스어. 우리가 아는 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브리코(Abricot)’는 살구를 뜻하니 마치 잘 익은 달걀 노른자를 박아놓은 듯한 이 페이스트리의 정체는 바로 ‘살구 파이’인 셈! 톡 터지는 달걀 노른자와 달리 적당히 말랑한 살구를 마음껏 베어 먹으면 된다. 셰프 그레과르 미쇼의 노련한 솜씨가 발현된 페이스트리는 쉽게 부서지지 않아 먹기 편한 것도 장점이다.
가격 4천5백원
영업시간 오전9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1동 118-62
문의 02-6404-9872

5. 기욤 | 단호박 파이
언제나 ‘정통 프렌치’만을 추구하는 기욤은 호박을 사랑하는 게 틀림없다. 단호박 크림치즈 케이크와 단호박 크림수프로도 모자라 단호박 파이까지 만드니까. 조개 모양으로 입을 다문 페이스트리는 ‘바삭’보다는 ‘촉촉’에 가깝다. 한입 베어 물면 속에서 호박이 한 움큼 터져나오며 입안 가득 퍼지는데 할머니가 끓여준 호박죽 말고 이렇게 달고 진한 호박 맛을 본 적 있나 싶을 정도다. 맛이 제대로란 뜻이다.
가격 3천8백원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88-37
문의 02-512-6701

6. 파리크라상 | 블루베리 부통
이태원 디저트 카페의 명물, 패션 파이브의 블루베리 부통이 파리 크라상에 진출했다. 마치 애플잼 파이처럼 바삭한 페이스트리 위에 잼을 곱게 바른 블루베리 부통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단추처럼 촘촘하게 박힌 블루베리. 갓 수확한 것처럼 신선한 생 블루베리가 선사하는 상큼함은 상상 그 이상이다. 여름과 어울리는 최고의 페이스트리다.
가격 3천원
영업시간 오전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94-8
문의 02-3478-9139

7. 메종드조에 | 캐러멜 갈레트
청담동 골목에 조용히 숨어 있음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메종드조에의 오너는 프랑스의 유명 제과학교인 에콜 르노토르에서공부한 인재다. 유독 쫄깃하고 달콤한 마카롱으로 이름 높은 이곳에서 마카롱만큼이나 인기 있는 품목이 있으니 바로 갈레트다. 갈레트는 납작하고 동그란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빵보다는 달고 타르트보다는 달지 않은 디저트류를 통칭하는 말.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 파이와 속까지 스며든 달콤한 캐러멜의 쫀득함에 자꾸만 손이 간다.
가격 3천5백원
영업시간 오전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50-7
문의 02-540-1858

8. 오뗄 두스 | 에클레어
프렌치 페이스트리를 논할 때 빠지면 섭섭한 것이 바로 밀푀유와 에클레어다. 천 겹의 나뭇잎을 쌓아놓은 것같이 생겨 이름도 ‘Mille-Feuille’가 된 밀푀유와 함께 오뗄 두스를 대표하는 메뉴가 있으니 바로 에클레어. 안에 품은 크림은 논외로 하더라도 걸쭉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표면을 듬뿍 감싼 캐러멜을 음미하다 보면 세상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것만 같다. 피스타치오 에클레어도 인기다.
가격 4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93-5
문의 02-595-5705

9. 나폴레옹 제과점 | 빠삐용
50년 넘는 시간 동안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나폴레옹 과자점의 스테디셀러이자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빠삐용(Pappillon)’은 ‘나비’라는 이름 그대로 날개를 활짝 편 나비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 연약한 나비의 날개처럼 쉽게 부서지는 페이스트리는 마치 공기를 품고 있는 것처럼 촉촉하다. 혀끝에 남는 달콤함 때문에 안에 크림이라도 들었나 싶었는데, 웬걸 겉에 뿌린 시럽이 페이스트리 속까지 부드럽게 스며들었을 뿐이라고 한다. 워낙 얇은 페이스트리 덕에 가능한 일이다.
가격 2천5백원
영업시간 오전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797-18
문의 02-596-3334

10. 델리카한스 | 푀이테 프랄리네
근사한 소식 하나. 롯데호텔의 베이커리 앤 델리숍인 델리카한스가 새롭게 태어났다. 뭐가 변했냐고? 첫째, 마카롱과 에클레어 등 피에르 가니에르의 제과제품을 맛볼 수 있게 됐고 둘째, 호텔 본관 건물 1층의 진열대에서 보석 고르듯 제품을 고를 수 있게 됐다. 푀이테 프랄리네는 구불구불말려 들어간 페이스트리 사이에 건포도와 아몬드 가루가 촘촘히 박혀 들어간 것. 부드러운 페이스트리의 식감을 만끽하며, 달콤 고소한 건포드와 아몬드의 맛까지 음미하면 된다.
가격 4천5백원
영업시간 오전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본관 1층
문의 02-317-7148

11. 아몬디에 | 피스타베리
온갖 과일이 넘쳐나는 여름. 그 여름의 풍성함을 담은 페이스트리가 나타났다. 아몬디에의 신제품인 피스타베리가 바로 그 주인공. 켜켜이 쌓인 페이스트리는 딱 좋을 만큼 바삭하고 새콤한 색색깔의 체리가 입안에서 팡팡 터진다. 체리들 사이에 자리한 것은 피스타치오. 마치 과일 꼭지에 매달린 녹색 이파리 같은 모습으로 식욕을 한층 자극한다.
가격 2천8백원
영업시간 오전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157-3
문의 02-736-9651

12. 달로와요 | 밤 페이스트리
1802년, 파리에서 태어난 달로와요는 보유하고 있는 레시피만 1만여 가지에 달할 정도로 풍부한 역사와 노하우를 자랑하는 베이커리다. 세상을 떠난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비롯 이자벨 아자니, 알랭 들롱 등 프랑스 명사들이 사랑하는 달로와요에서 친근한 맛을 뽐내는 제품이 있으니 바로 밤 향기가 풍겨 나오는 ‘밤 페이스트리’다. 겉을 바삭하게 감싸고 있는 퍼프 페이스트리 아래의 부드러운 식빵 속은 달콤하게 졸인 밤이 가득 차있다. 머나먼 프랑스에 이토록 구수한 맛이 존재할 줄 몰랐다.
가격 3천5백원
영업시간 오전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9-3
문의 02-3479-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