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정취의 흔적을 찾게 되는 7월, 여전히 신비로운 나라 태국의 맛을 찾아 떠났다. 톰얌쿵과 팟타이를 제외하고, 서울에서 맛볼 수 있는 이토록 다양한 태국 요리 12선.

1. 마이 타이 | 호이라이팟
복작복작해지고 있는 해밀튼 호텔 길목을 듬직하게 지키고 있는 마이 타이. 탱글탱글 씹히는 신선한 바지락과 고추, 야채를 볶고 바질을 듬뿍 올려 내는 호이라이팟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달고, 맵고, 심지어 고소하기까지 한 국물이다. 국물의 비결은 칠리 페이스트 소스와 카네이션 밀크. 태국 사람들이 프림 대신에 커피에 넣어 먹기도 하는 카네이션 밀크는 태국식 디저트에 자주 등장하는 코코넛 밀크와 비슷한 질감이지만 많이 달지 않다. 점심 특선으로 닭고기 커리 국수인 락사를 비롯 면요리 세 종류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가격 1만8천원 영업시간 정오부터 오전 12시 30분까지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23-20 문의 02-794-8090

2. 터치 앤 스파이스 | 타이 덕 코울슬로
나시고랭과 와사비, 톰얌쿵이 같은 메뉴판에 존재하는 터치 앤 스파이스가 집중하는 곳은 태국 한 나라가 아닌 아시아 전체다. 친근한 코울슬로를 태국식으로 해석한 타이 덕 코울슬로의 맛의 비결은 소스. 태국식 땅콩 소스에 중동 지방에서 자주 이용하는 참깨 페이스트가 들어간 소스는 고소하기 그지없다. 오렌지, 적채, 겨자 잎 등 10종류가 넘는 과일과 채소, 12시간 동안 오븐에서 구운 후 칠리 소스를 바르고 한번 더 구운 오리다릿살이 한데 버무려졌다. 여름맞이 바비큐 메뉴도 곧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하시라.
가격 1만7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1-4 문의 02-542-3009

3. 타이가든 | 쏨땀타이
1996년부터 쭉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타이가든은 이태원에서 보기 드문 클래식한 태국 음식점이다. 타이가든의 단골들이 가장 즐겨 찾는 메뉴 중 하나인 쏨땀타이는 우리 말로 그린 파파야 샐러드로 불리는데, 구하기 힘든 그린 파파야를 듬뿍 사용한 것이 자랑이다. 피클과 김치처럼 입맛을 돋우는 쏨땀타이에는 그린 파파야 외에도 매운 태국 고추인 프릿끼누, 아몬드, 라임, 말린 새우가 들어간다. 보기보다 훨씬 매우니 반드시 함께 나온 야채를 곁들일 것! 만만하게 보고 허겁지겁 먹다가 눈물콧물 쏙 빼는 수가 있다.
가격 1만3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37-24 문의 02-792-8836

4. 잇타이 | 무팟빠이 끄아쁘라오
런던 유학 시절, 심봉사처럼 ‘번뜩’ 태국의 음식 맛에 눈을 뜬 오너가 맘먹고 차린 태국 레스토랑. 수소문 끝에 찾은 현지인 요리사는, 호주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다가 만난 한국인 부인을 따라 이곳에 온 로맨틱 가이로, 캐주얼한 태국 음식을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다. 음식에 들어가는 20여 가지의 소스를 모두 직접 만드는데, 직접 만든 칠리 소스가 감칠맛 나는 무팟빠이 끄아쁘라오는 우리 나라의 볶음밥과 비슷하다. 간 돼지고기, 고추와 마늘을 생불에 볶았는데, 향긋한 바질과 곁들여 먹어도, 피시 소스에 찍어 먹어도 똑같이 맛있다.
가격 1만1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금•토요일은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4-6 문의 070-4234-1977

5. 파타야 | 카이쪼무삽
부침개 같기도 하고, 오믈렛 같기도 한 심심한 생김새에 우선 놀랐다. 달걀과 간 돼지고기를 넣어 만든 카이쪼무삽은 화끈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어쩐지 정이 드는 맛이다. 코코넛밀크가 들어간 타이 아이스티와도 잘 어울린다. 파타야는 여러모로 친절한 곳이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메뉴,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와인과 어울리는 메뉴 등을 세심하게 표시함은 물론, 푸껫, 치앙마이, 방콕으로 지역을 나눠 세트 메뉴도 선보인다. 타이 아이스티 외에도 코코넛 밀크를 이용한 태국식 디저트도 다양한 편. 무엇보다 좋은 건, 소주를 판다!
가격 1만4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16-14 문의 02-793-4888

6. 툭툭 누들타이 | 사이끄로 이싼
작년 여름 연남동에 문을 연 툭툭 누들타이가 더 넓고 커졌다.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드나들어도 좋은 이 편안한 음식점은, 인근의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손님과 외국인들의 단골집이 된 지 오래다. 타이식 소시지 요리인 사이끄로 이싼은 음식 맛 좋기로 유명한 태국의 전라도, 이싼 지방에서 먹는 음식이다. 라임과 허브, 고수가 들어간 이 맛이 진한 소시지를 가리켜 한 손님은 살라미와 초리조를 응축한 맛이라고 표현했다고. 맥주나 와인 안주로 제격이라는 뜻이다.
가격 1만8천원 영업시간 정오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27-37 문의 070-4407-5130

1. 타이 엘리펀트 | 꿍삼로드
태국 하면 역시 코끼리다. 아담하고 오밀조밀한 대부분의 홍대 앞의 레스토랑과 달리 높은 천장, 중앙의 좌식 테이블 등 탁 트인 공간을 자랑하는 타이 엘리펀트는 코끼리 10마리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다. 커다란 새우와 가지를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꿍삼로드는 말캉한 사과파이처럼 달콤하고 푹신한 맛. 주황빛 소스는 당근과 양파, 고수로 맛을 냈다. 참, 타이 엘리펀트에서는 데릴리움 맥주를 판매한다. 환각에 빠진 코끼리가 그려진 바로 그 맥주다.
가격 2만5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2-4 문의 070-4404-9360

2. 통로 | 통로 누들
”귀여워!” 통로의 샛노란 벽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 코끼리 그림을 보고 이 말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테이블이 네다섯 개 남짓인 이 작은 음식점은 태국 음식점의 얼굴과도 같은 팟타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면 요리도 만들어 달라는 손님들의 성화에 못 이겨 탄생한 것이 톰얌쿵 국물에 쌀국수 면을 넣은 통로 누들이다. 새우를 비롯, 태국에서 많이 쓰이는 초고버섯과 태국 생강인 갈랑가, 그리고 레몬글라스, 라임잎, 청경채, 숙주 등을 넣은 매콤한 국물은, 숙취 해소에도 제격이다.
가격 1만원 영업시간 정오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90-8 문의 02-324-3809

3. 생 어거스틴 | 뿌팟퐁 커리
서래마을에서 시작해 압구정, 가로수길, 이태원 등 까다로운 거리를 점령 중인 생 어거스틴. 가게 이름은 파리에서 아시안 음식점이 많은 거리로 유명한 ‘St. Augustin’ 거리에서 가져온 것이다. 인기 메뉴인 뿌팟퐁 커리는 소프트 셸 크랩 여러 마리가 사이좋게 늘어서 있는 옐로 커리. 노릇노릇 튀겨내 오독오독 통째로 씹어 먹을 수 있는 소프트 셸 크랩과 어우러지는 커리의 맛은 태국 음식 초보자라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흰 쌀밥과 먹으면 맛이 두 배다.
가격 2만5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43-1 문의 02-548-7009

4. 베를린 | 타이 플래터
이태원과 녹사평 사이의 야트막한 언덕길에 자리한 베를린은 맛과 분위기를 동시에 누리기에 최고의 장소다. 베를린의 타이 플래터는 도시락과 코스 요리의 중간쯤 되는 메뉴. 땅콩이 들어간 커리인 패낭 커리 소스를 얹은 새우 튀김, 태국식 샐러드, 매콤한 해산물 볶음과 블랙페퍼 소스로 맛을 낸 치킨 요리에 밥까지 나오는 플래터에는 애피타이저와 메인이 한데 모여 있다. 그렇다면 디저트는? 보드카 베이스에 스파이스 시럽을 넣고, 마른 고추를 가니시로 올린 타이 브리즈 마티니를 주문하면 된다. 이로써 완벽한 태국의 밤이 완성됐다.
가격 2만2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부터 자정까지(주말은 새벽 2시까지)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457-1 문의 02-749-0903

5. 르 타이 | 팟붕 화이뎅
태국말로 팟붕, 우리나라에서는 모닝글로리라고 불리는 야채는 특별한 향기는 없지만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좋기로 첫 손가락에 꼽힌다. 모닝글로리는 태국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야채이기도 한데, 마늘과 태국 고추, 태국식 된장인 떠 따우찌오 등 다양한 양념과 함께 센 불에 볶아낸 것이 바로 팟붕 화이뎅이다. 무림의 고수가 바위를 부수지 않고 구멍만 뚫는 것처럼 양념은 제대로 스며들고 아삭한 모닝글로리의 식감도 그대로다. 팟붕 화이뎅과 함께 태국식 새우회 역시 올여름 메뉴판에 등장할 예정이라니 새로운 태국의 맛을 찾고 있는 모험가라면 꼭 들르길.
가격 1만4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57-11 문의 02-3444-9555

6. 부다스 밸리 | 랍 가이
보리수 아래서 열반에 오르기 직전의 싯다르타의 몸은, 요즘 표현으로 스키니하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부다스 밸리를 만났다면 어땠을까? 올 때마다 볼록 나온 배를 통통 두드리며 나가게 되는 부다스 밸리는 이태원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태국 레스토랑 중 하나다. 녹사평역 인근에 자리한 1호점에 이어 해밀튼 호텔 뒤편에 자리한 2호점에서도 인기 메뉴 랍 가이를 맛볼 수 있게 됐다. 고수와 실파, 소스에 푹 절인 닭고기 냄새가 코를 찌르는 랍 가이는 오이, 양상추, 밥과 함께 먹으면 된다. 고수 맛을 아는 사람에게 추천!
가격 1만6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19-7 문의 02-796-9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