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한국음식을 파는 것이 아니다. 고민하고 상상한 끝에 내놓은 이 음식들은 ‘우리 음식이니까’ 라고 괜히 편 들어주지 않아도 좋을 만큼 보편타당하게 훌륭하다. 11개 도시의 한식당들.

NewYork

1. 단지(Danji) 오너 김훈이
1.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런던의 한국대사관에서 일하는 어머니를 따라 4살 때, 영국으로 갔다. 10살에 뉴욕으로 이사한 후, 쭉 이곳에 살고 있다. 코리안 비스트로 바인 단지의 문을 연 것은 2010년 12월의 일. 3. 보쌈과 불고기 슬라이더(Bulgogi Beef Sliders). 양념에 다진 불고기를 패티 대신 넣고 슬라이드한 호박과 고춧가루 등으로 양념한 미니햄버거다. 5. 현지인이 75% 정도. 6. 점심에는 20달러, 저녁은 40~50달러. 8. 계절 메뉴를 선보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지금은 가을에 걸맞은 칵테일과 와인리스트를 정비하고 있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대로 메뉴에도 변화가 생길테니, 뉴욕의 가을을 만끽하고 싶다면 단지를 찾을 것. 9. 한국음식에 뉴요커들이 호기심을 가진 지는 꽤 됐지만 요즘에는 모던하게 재해석된 고급 요리로서의 한식을 기대하고 찾아온다는 느낌이다. 지금 ‘단지’의 음식처럼 말이다. 10. www.danjinyc.com

2. 모노모노(Mono Mono) 오너 정명진
3. 코리안 프라이드치킨, 김치와 해산물을 토핑한 녹두전. 계절 과일로 직접 만든 소주 모히토. 5. 맨해튼 한인타운 지점은 70%, 이스트 빌리지 지점은 90% 정도로 외국인이 많다. 연예인도 많이 찾는다. 6. 30달러 이상. 8. 9월 30일 미국에서 손꼽히는 14개 레스토랑만이 참가하는 ‘NYC Wine & Food Festival’에 참가해 한국음식을 소개할 예정이다. 미국 다른 주에도 매장을 열 계획이다. 9. 중국, 일본, 타이 음식에 비하면 한식은 여전히 한인타운에만 몰려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지방 도시에는 제대로 된 한식당을 찾기 어렵다. 모노모노가 다른 주로의 진출을 꿈꾸는 이유이기도 하다. 10. www.monomononyc.com

3. 반(Bann) 매니저 데이비드
1. 뉴욕 미드타운의 우래옥이 반의 시작이다. 우래옥이 성공하면서 트렌디한 소호에 다음 매장을 연 후, 상호를 ‘반’으로 바꿨다. 3. 갈비바비큐. 은대구조림과 파전의 인기도 높다. 4. 떡볶이. 미국 사람들은 떡볶이의 끈적거리는 식감을 좋아하지 않는다. 5. 60%는 지역 주민들, 30%는 한국인, 그리고 10%는 관광객이다. 6. 점심은 20달러, 저녁은 40달러 정도. 8. 한국식 타코와 잡채밥, 치킨같이 간단한 여러 메뉴를 도시락 상자에 판매하는 ‘Bann/Next Door’를 열었다. 9. 미디어 노출 빈도가 잦아지며 점점 유명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10. www.bannrestaurant.com

4. 참참(Chom Chom) 오너 이토마스
1. 뉴욕에서 31년간 살았다. 원래는 유리제조업을 하다가 한국의 가정에서 먹는 깔끔한 맛의 한식이라면 뉴욕에서도 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2. 레스토랑을 차리기로 결심한 후 3년 동안 한국을 드나들며 좋다는 한식당을 다녔다. 63빌딩에서 근무했던 조리장을 비롯, 8명의 주방장이 조리를 맡고 있다. 3. 은대구 구이와 갈비. 돌솥비빔밥과 한국에서 사온 두부기계로 만든 순두부찌개. 피자 도우를 감자로 만들고 치즈를 올린 포테이토 피자도 인기 있다. 총 4종류의 반찬은 김치를 제외하고 매일 바뀐다. 4. 삼색밀쌈. 잘게 썬 야채를 밀에 싸서 먹는 것인데 반응이 별로 없었다. 신선로가 인기가 없는 것과 비슷한 이유인 것 같다. 5. 중산층 이상의 미국인을 80%, 사업과 외교 관련 일을 하는 한국인을 20%로 예상했고, 실제 그 정도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6. 점심에는 20~30달러, 저녁에는 40~50달러 정도. 7. 내가 생각하는 한식의 콘셉트를 이해하는 스태프를 찾는 일이 어렵다. ‘된장의 본래 색깔은 보기 좋지 않으니 비트를 사용해 분홍색을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것 같은 요구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10. www.chomchomny.com

5. 돈의보감(Don’s Bogam) 오너 한미선
3. 양념갈비와 매운 불갈비. 부드러운 갈비의 육질과 소스의 궁합 때문인 것 같다. 갈비와 함께 제공되는 반찬들도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4. ‘삼겹낙지볶음’. 기름진 삼겹살, 생소한 식재료인 낙지의 식감은 뉴요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5. 현지인이 75% 정도. 한 번 찾은 손님은 꾸준히 찾는다. 8. 2012년부터 뉴욕시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New York Restaurant Week’에 참여하게 됐다. 다른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9. 채식주의자와 담백한 육식을 즐기고자 하는 뉴요커의 관심을 바탕으로 웰빙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다. 10. www.donsbogam.com

Reno

타 조인트(Tha Joint) 이태성 셰프
1. 대학 시절,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카지노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후, 2007년부터 미국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 고등학교 때부터 한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요리를 전공했다. 2007년, 한국에 잠시 돌아왔을 때 분자요리에 관심을 갖고 청담동 슈밍화에서 근무한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전공인 일식을 살려 일본 레스토랑을 차리려고 하던 중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인 타 조인트에서 일하며 한식을 접목한 요리를 선보이게 됐다. 3. 갈비와 스파이시 치킨. 그리고 구운 오징어. 갑오징어에 아스파라거스와 양파, 멕시칸 고추를 넣고 말아서 그릴 위에 구운 후, 초장과 청사과로 장식한 요리로 오징어 초고추장과 비슷하다. 바나나 무스에 콩고물을 뿌린 디저트의 반응도 좋았다. 4. 돼지안심 스테이크. 돼지안심을 고추장 양념에 절인 메뉴였는데 기름지고 텁텁한 돼지고기에 거부감이 있었던 듯하다. 한국식 디저트도 어렵다. 떡은 디저트라고 하기에 식감이 강하고, 수정과와 식혜는 음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5. 카지노 도시라 한국교민이 거의 없다. 6. 3코스 요리에 22달러. 8.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섬유질과 비타민, 발효과정을 마친 쌈장까지. 사람이 한 끼 식사에 필요한 영양이 쌈 하나에 다 들어 있는 쌈밥 혹은 보쌈 메뉴를 선보이고 싶다. 9. 뉴욕과 LA에서 한식이 점차 알려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직까지는 아시아인 사이에서만 인기인것 같다. 10. www.thajointsushi.com

Seattle

레블(Revel) 오너 셰프 레이첼 양
1. 알랭 뒤카스의 뉴욕 레스토랑에서 만난 남편과 결혼을 하면서 시애틀로 오게 됐다. 2. 중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온 후 시카고에서 자랐다. 정통 프렌치 요리를 전공했지만 시카고를 비롯 포틀랜드와 오리건, 뉴욕에서 근무를 하며 프렌치와 미국, 그리고 한국의 요리를 자연스럽게 접목하게 됐다. 레블을 오픈하기 전, 코네티컷 주에서 프렌치- 코리안 레스토랑인 ‘Joule’이 성공을 거뒀다. 굳이 한식을 한다기보다 손님이 좋아할 요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3. ‘돼지뱃살과 김치, 콩잎 팬케이크’ 같은 전 종류와 ‘갈비밥’, ‘비빔밥’ 같은 밥 종류가 인기다. 손님이 식사하는 바와 주방의 조리대가 연결되어 있는 오픈키친 형식 탓에 전 반죽하는 것을 손님이 직접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5. 구글 시애틀 지사와 어도비 등 아이티 회사와 가까운 프레몬트는 시애틀에서 가장 힙한 지역. 그곳에 자리한 ‘Revel’은 현재 시애틀의 트렌드세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바 중 하나다. 한국인 손님도 늘어나는 추세다 6. 메뉴 한 개당 가격은 10~15달러 정도. 10. www.revelseattle.com

Vancouver

1. 수라(Sura) 매니저 남민주
1. 1999년 밴쿠버로 이민을 오면서 정착했다. 3. 갈비, 비빔밥, 해물파전. 4. 토마토김치. 하지만 일단 먹고 나면 반응이 좋은 메뉴이기도 하다. 5. 현지 손님이 60% 정도. 6. 15~25달러 정도. 7. 레스토랑의 콘셉트와 요리를 잘 이해하는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 높은 임대료와 세금도 운영의 걸림돌이다. 8. 현지의 중국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골류를 1~2가지 정도 추가할 예정이다.

2. 담소(Damso) 오너 이원석
1. 13년 전, 가족과 함께 이민 온 것으로 밴쿠버와 인연을 맺은 후, 올해 3월 레스토랑을 오픈하게 됐다. 3. 갈비찜과 떡갈비. 4. 족발. 현지인들에게 너무 낯선 음식이었던 듯하다. 5. 반반의 비율이다. 6. 10~15캐나다달러. 7. 한식을 처음 접하는 손님에게 음식 설명을 하는데, 손님이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을 때. 10. www.damso.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