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즐기는 것은 분명 기쁨 중 하나지만, ‘알고 먹으면’ 더 좋은 경우도 있다.<얼루어>가 당신의 풍요로운 미식 생활을 돕고자 친절하게 사전을 편찬했다. 미식업계의 트렌드부터 파인 다이닝 메뉴 읽는 법까지 모두 여기에 있다.

미식가들이 귀를 ‘쫑긋’세울 요리 트렌드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
마크로비오틱은 일본에서 발생한 친환경 요리법이다. 지역에서 난 음식을 골고루, 잎과 뿌리까지 먹을 것을 강조하는 마크로비오틱은 쓴맛 때문에 버리곤 하던 뿌리 부분의 생장점 등, 재료의 전체를 먹는 것이 포인트. 관건은 어떻게 이를 맛있게 조리하느냐 하는 것. 니콜 키드만, 마돈나 등 셀러브리티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포레이징 푸드(Foraging Food)
지역에서 난 재료를, 가능하면 가공하지 않고 먹는다는 점에서 마크로비오틱과 비슷하다. 하지만 포레이징 푸드에서 방점을 찍는 것은 바로 계절이다. ‘포레이징’이라는 말 그대로 버섯, 굴 등 제철 식자재를 ‘채집’하는 것이 가장 몸에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로우 푸드(Raw Food)
48℃ 이하에서 조리해 식품의 효소가 파괴되는 것을 막거나, 혹은 가열하지 않고 건조시킨 음식을 포함하는 로우 푸드는 조리법을 고려하지 않은 생식과는 다르다. 해외에서는 새로운 다이어트 법으로 각광받으며 전문 과정이 생길 정도. 그래도 삼겹살은 익혀 먹을 것.

드라이 에이징(Dry-Aging)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가 인기를 끌며 청담동에서 성행한 지는 좀 됐지만 다시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고기를 숙성시키는 웨트 에이징(Wet Aging)과 반대되는 드라이 에이징은 같은 온도에서 일정 기간 동안 고깃덩어리를 공기 중에 노출하여 숙성시키는 것을 가리킨다. 공기와의 접촉으로 건조해진 표면을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같은 고기라고 해도 웨트 에이징한 고기보다 비쌀 수밖에 없는 것. 그러나 수분이 증발한 만큼, 응축된 깊은 맛을 낸다는 장점이 있다.

가스트로 펍(Gastro Pub)
‘대중의 집(Public House)’에서 기원한 ‘펍(Pub)’과 미식을 뜻하는 ‘가스트로노미(Gastronomy)’가 합쳐진 가스트로 펍은 파인 다이닝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술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처음 시작은 펍 문화가 발달한 영국에서지만 금융위기 이후 요리만으로 레스토랑을 유지하기가 버거워진 이름값 높은 뉴욕의 셰프들이 줄줄이 ‘술’을 팔기 시작하면서 한국에까지 확장됐다. 술장사가 남는 장사인 건 어디나 마찬가지인 듯. 맨해튼의 ‘스포티드 피그(Spotted Pig)’가 대표적인 가스트로 펍이다.

타파스 바(Tapas Bar)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기가 나오기 전에 조금씩 반찬을 먹는 것처럼, 스페인 사람들이 메인 식사를 하기 전 허기를 달래기 위해 먹기 시작한 음식이 타파스 바다. 카나페, 튀김 등 핑거푸드 위주였으나 한 젓가락 분량의 미니 파스타, 미니 스테이크 등 ‘여러 음식을 조금씩 맛본다’는 개념에 충실한 타파스 바도 등장하고 있다. 스타 셰프인 ‘엘 불리’의 페란 아드리아도 올해 타파스 바 ‘Tickets’의 문을 열었을정도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문화. 타파스를 전전하며 이 음식, 저 음식을 맛보는 것을 ‘Tapas Crawl’이라고 하며, 비슷한 말로는 ‘Bar Hopping’이 있다.

리오하(Rioja)
스페인 레스토랑들의 국내 상륙과 함께 스페인 와인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와 비슷한 기후와 테루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강점. 스페인 내에서 와인생산규정을 따르는 등급은 DO(Donominaciones de Origine)와 최상급인 DOC(Donominaciones de Origin Calificade) 두 종류다. DOC를 획득한 것은 리오하의 와인이 유일했으나 2008년 리베라 델 두에로(Rivera del Duero) 와인에 이어 늘어나는 추세. 그래도 리오하가 스페인의 대표 와인이라는 사실은 변함 없다.

싱글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술 사랑이 널리 알려져 있듯 ‘생명의 물’이라는 뜻의 위스키가 탄생한 곳도 다름 아닌 스코틀랜드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하나의 맥아’라는 말 그대로 양조업체 한 군데에서 나온 원액으로 만든 위스키를 지칭한다. 맛과 향이 진하고 깊으나 적은 생산량이 문제. 최근 한국에서는 글렌피딕, 맥캘란 등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가 부지런히 마케팅 전술을 펼치는 중이다. 뉴 페루비안 퀴진 (New Perubian Cuisine) 아직 이른 감은 있지만 뜨기 전에 미리 소개한다. 2011년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 42위에 처음으로 남미의 레스토랑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페루의 셰프, 가스통 아쿠리오(Gaston Acurio)의 ‘아스트리드 앤 가스통(Astrid & Gaston)’. 페루,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스페인, 멕시코, 아르헨티나에 레스토랑을 둔 아스트리드 앤 가스통은 모던한 ‘페루비안 퀴진’을 전파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퀴진(Californian Cuisine)
캘리포니아 퀴진의 주창자, 셰프 앨리스 워터스의 레스토랑이 40주년을 맞이하며 재조명되고 있는 개념. 캘리포니아 퀴진은 지역 농부와 레스토랑, 혹은 가정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역의 식자재를 믿고 구입할 수 있고, 다른 주나 나라에서 식재료를 운반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운송료를 절감해 환경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이 모여드는 캘리포니아의 지리적 특성상, 최근에는 여러 나라의 요리법과 재료를 섞어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신선한 음식을 지칭하는 의미가 강하다.

셰프를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언 셰프(Iron Chef) 일본에서 시작해 미국편까지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아이언 셰프>는 가장 인기 있는 셰프 서바이벌 프로그램 중 하나. ‘강철의 요리사’로 선정된 조리 명인이 매주 도전자와 겨루는 형식으로 마치 링 위에서 싸우는 격투기 선수들 같은 과장된 연출이 특징이다. 전설적인 아이언 셰프, 미치바 록사부로를 배출했다. 톱 셰프(Top Chef) 비빔밥 버거로 유명세를 탄 ‘소셜 이츠(Social Eatz)’의 안젤로 소사를 비롯, 시즌 7에 걸쳐 젊은 스타셰프들을 배출한 <톱 셰프>는 뉴욕 셰프들의 스타셰프 등용문이다. <톱 셰프>의 심화편이라고 할 수 있는 <톱 셰프 마스터즈>는 그야말로 셰프판 <나는 가수다>의 느낌이다. <톱 셰프>의 셰프들보다 훨씬 연륜 있고 이미 인지도를 갖춘 오너셰프들이 등장하는데, 기술적인 요리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메뉴의 리스트를 통해 드라마틱한 한 편의 코스요리를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셰프의 지성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마스터 셰프(Master Chef) 원래는 영국 프로그램이지만, ‘잘 먹고 잘 쉬는 것’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호주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더 높다. 전문적인 인상의 셰프들보다 요리를 좋아하고 능숙한 ‘호주맘’ 느낌의 출연자들이 많아 더욱 감정이입하며 보게 된다. 과자집, 아시안 푸드 등 주어진 요리 미션을 완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요리 전반에 해박한 지식이 필요하다. 달라이 라마가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파인다이닝 메뉴판 읽기

알 라 카르트(A La Carte)
열심히 외웠던 ‘According to the~’을 써먹을 때가 됐다. 알 라 카르트는 ’메뉴에 따르면’이라는 의미. 레스토랑이 오늘 준비할 메뉴의 종류와 재료, 가격, 나오는 순서 등을 상세히 설명해놓은 것이다. 어뮤즈 부시(Amuse Bouche) 한입 크기로 먹기 좋은 어뮤즈 부시는 ‘입을 즐겁게 하는’이라는 뜻. 애피타이저의 전에 나오는 음식으로 주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셰프가 인심 쓰듯 내놓는다. 팰러트 클렌저(Palate Cleanser) 코스 중간에 나오는 팰러트 클렌저는 앞에 먹은 요리의 맛이, 다음 음식의 맛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입을 헹궈주는 일종의 준 디저트다. 그렇다고 가그린을 연상하지는 말 것. 신맛이 두드러지는 셔벗, 민트티 등이 주로 나온다.

프티 푸르(Petit Four)
코스 요리의 끝에 커피나 차와 함께 나오는 프티 푸르는 디저트의 일종. ‘작은 오븐’ 이라는 말 그대로 비스킷과 머랭, 마카롱, 에클레어 같은 4개의 베이크류 제품이 함께 나오는 귀여운 플레이트다.

처트니(Churtney)
과일과 채소를 설탕에 절인 처트니는 잼과 비슷한 절임 음식이다. 인도에서 기원했지만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 통치했던 기간 동안 영국으로도 넘어가 지금은 토마토 처트니, 사과 처트니 등 가볍게 소스로 곁들여 먹는다. 과일과 설탕뿐 아니라, 야채와 향신료를 다양하게사용한다는 점이 잼과 다르다. 콩피(Confit) 재료 자체의 지방을 사용하거나 혹은 소금을 뿌려 천천히 음식을 조리하는 프랑스의 전통적인 요리법으로, 음식을 오래 보관할 때도 쓰인다. 오리 콩피는 오리고기를 오리 지방에 담가서 조리하고, 레몬 콩피는 소금을 뿌려 만든다. 사람이 지방이식을 할 때 자기 지방을 쓰는 게 가장 오래가는 것과 비슷한 이치인가 보다.

테린(Terrine)
닭, 오리 같은 가금류와 돼지 간, 생선을 그릇에 담아 형태 있게 만든 것으로 프랑스 코스 요리에 1~2개는 들어가는 기본적인 요리법이다. 주로 차갑게 먹으며 고기로 된 푸딩 같은 느낌이다. 비슷한 음식으로는 ‘파테(Pate)’가 있다. 수비드(Sous Vide) 최근 파인 다이닝의 메뉴판에서 가장 자주 눈에 띄는 용어 중 하나인 수비드는 직역하면 ‘진공 아래에서(Under Vacumn)’라는 뜻이다. 진공 포장한 상태에서 원하는 온도에 오랜 시간 재료를 조리하는 요리법으로, 수분 손실이 적고 고르게 조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비드한 돼지고기’, ‘수비드한 전복’ 등 최근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메뉴판에서 자주 보이는 이유는 전용 기계의 발명 덕분. 토머스 켈러는 수비드 레시피를 집대성한 저서 〈Under Pressure〉를 펴냈다.

필라프(Pilaf)
중동에서 유래한 음식인 필라프는 팬이나 오븐을 이용해 짓는 쌀밥이다. 가열한 팬에 향이 들어간 육수를 넣어 뚜껑을 덮고 오랜 시간 조리하는데, 걸쭉한 질감의 리소토, 쫀득한 우리식 쌀밥과 달리 밥알이 알알이 흩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에스푸마스(Espumas)
스페인어로 ‘거품’을 뜻하는 에스푸마스는 페란 아드리아가 발전시킨 요리 테크닉으로 과일 주스나 야채 퓨레, 수프의 자연적인 향미를 젤라틴이나 크림의 지방, 혹은 다른 유제품과 섞어 부피를 늘리는 기술이다. 샐러드, 생선 등과 함께 내는 거품처럼 부드러운 소스다.

퓨레(Puree)
‘걸쭉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고형감이 있는 퓨레는 당근, 딸기, 살구, 채소 등을 블렌더에 갈거나 으깬 다음 농축시켜 만든 소스의 일종이다. 재료에 따라 다양한 색 연출이 가능한 데다 묽지 않기 때문에 접시에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 자주 쓴다. 장식이 아니니 음식과 함께 먹으면 된다.

비스크(Bisque)
진하고 부드러운, 향료가 많이 첨가된 프랑스의 수프로 랍스터, 게, 새우 등이 주로 들어간다. 익힌 야채가 들어가는 진한 수프를 비스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뇨키(Gnocchi)
이탈리아판 수제비. 감자와 달걀, 밀가루, 치즈 등을 사용해 반죽을 한 후 구슬만 한 크기로 뚝뚝 떼어낸다. 토마토소스, 크림소스와 먹는 파스타의 한 종류다. 카르파치오(Carpaccio) 비프 카르파치오, 연어 카르파치오 등 카르파치오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을 것. 날고기나 생선을 얇게 슬라이스한 전채 요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스타 셰프 레스토랑
페란 아드리아 엘 불리 (Ferran Adria El Buli) ‘최고의 레스토랑’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것이 바로 엘 불리다. 스페인 남자 페란 아드리아의 엘 불리는 1년에 4개월만 레스토랑의 문을 열고 나머지 시간은 요리 개발에 집중할 정도로 실험 정신이 강한 곳으로 분자요리의 성지다. 페란 아드리아의 철학과 엘 불리의 요리를 엿보고 싶다면 저서 〈A Day at et Bulli〉를 참고할 것.
토머스 켈러 프렌치 론드리 (Thomas Keller French Laundry) 나파 밸리의 자존심, 프렌치 론드리에 이어 뉴욕에 퍼 세(Per Se)를 운영 중인 토머스 켈러는 미국인 세프 중 유일하게 두 개가 넘는 레스토랑에서 미슐랭 3스타를 획득했다. 여러 권의 요리책 저술 및 영화 <스팽글리쉬>의 자문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다.
그랜트 아케츠 알리니아 (Gran Achaz Allinea) 분자요리 1세대 중 한 명인 그랜트 아케츠의 레스토랑 알리니아는 미국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 2005년 시카고에 레스토랑의 문을 연 지 2년 만에 2007년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에 36위로 등장한 후 2011년에는 6위에 등극한 데다 미슐랭 별 3개를 취득했다. 최근 새 레스토랑 NEXT와 바 Aviary의 문을 열었다.
르네 레드제피 노마 (Rene Redzepi Noma) 지역에서 나는 최고의 재료를 이용해 자연친화적인 요리를 만드는 뉴 노르딕 퀴진의 선두주자인 노마. 엘 불리를 제치고 2010년, 2011년 2년 연속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 1위를 차지한 명실상부 최고의 레스토랑. 의외로 미슐랭 별은 2개에 머물렀지만 지금 가장 핫한 레스토랑이라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블루멘탈 더 팻 덕 (Hexton Blumental The Fat Duck) 영국이 ‘음식이 맛없다’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면 헥스턴 블루멘탈 덕분일 것이다. 그의 레스토랑 더 팻 덕은 2004년부터 줄곧 미슐랭 별 3개를 놓치지 않고 있는 데다, 2005년 ‘The World’s 50 Best Restauranst’ 1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 2004년부터 현재까지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영국 요리업계를 좌지우지하는 그는 저서로 〈Kitchen Chemistry〉를 펴냈을 정도로 1초, 1℃의 온도도 놓치지 않고 최고의 맛을 찾아내는 요리법을 추구한다. 분자요리의 대가인 페란 아드리아, 그리고 미국 요리업계의 대부인 토머스 켈러와 친분을 유지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폴 바큐즈 폴 바큐즈 (Paul Bocuse Paul Bocuse) 올해로 85세를 맞이한 그는 누벨퀴진(Nouvelle Cuisine)의 선구자다. 누벨퀴진은 전통적인 조리법을 따르되 음식의 칼로리와 지방을 낮추고 신선한 최고급 상태의 재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현대 프랑스 가스트로노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011년 봄, CIA에서 그에게 ‘세기의 셰프(Chef of the Century)’ 상을 수상했을 정도. 리옹의 ‘폴 바큐즈’를 비롯 브래서리 체인인 ‘르 노드’ 등 여러 매장을 운영하는 그는 알랭 뒤카스, 조엘 로부숑, 장 조지처럼 노련한 사업가 셰프이기도 하다.
장 조지 장 조지스 (Jean George Jean-Georges) 미슐랭 별 3개에 빛나는 장 조지는 뉴욕 최고 수준의 프랑스 요리를 선보이는 것으로 이름 높다. Jojo 이외에도 ABC, 콜럼버스서클 등 여러 레스토랑과 숍을 운영 중인 이 스타셰프가 우리에게 친숙한 이유는 부인인 말자가 한국계 혼혈이기 때문. 2010년 부인과 함께 한국음식기행을 떠나고 요리 레시피를 선보이는 <김치 연대기(Kimchi Chronicles)>가 현재 PBS에서 방영 중이다.
데이비드 창 모모후쿠 (Daivd Chang Momofuku) 미슐랭 별 2개의 스타 셰프인 그의 한국이름은 장석호. 모모후쿠 누들바로 시작해 모모후쿠 삼바, 모모후쿠 베이커리 앤 밀크 바 등 모모후쿠 그룹을 이끄는 그는 아시안 퓨전 음식을 뉴요커의 식단에 제대로 올려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방송인으로도 활약 중인 명실상부 스타셰프. 레스토랑의 성격은 다르지만, CIA 출신으로 타코 트럭인 ‘고기(Kogi)’와 레스토랑 ‘Chego(최고)’로 유명세를 탄 로이 최(Roy Choi)와는 ‘아시아의 감성’으로 뉴욕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점이 닮았다.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

프렙(Prep)
주방에서 프렙은 샐러드에 들어갈 야채와 과일을 씻거나 자르고, 빵을 반죽하기 위해 밀가루를 나르고, 피자 도우를 만드는 등 주방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작업을 지칭한다. 쉽게 말하면 ‘노가다’지만 꼭 필요한 존재이자, 셰프가 되고 싶은 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할 과정이기도 하다. 이런 일을 도맡아 하는 주방의 막내를 프렙 쿡(Prep Cook)이라 부르며, ‘준비(Preparation)’에서 기원했다.

라인 쿡(Line Cook)
에셈블리 라인은 <모던타임즈> 시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호텔을 비롯 커다란 주방에는 전채 담당, 디저트 담당 쿡들이 각자의 라인에서 협업해 하나의 접시를 완성하는데, 이들을 라인 쿡이라고 한다. 각 라인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쿡은 ‘퍼스트 쿡’이라고 부른다.

수 셰프(Sous Chef)
‘Sous’는 프랑스어로 ‘밑(Under)’이라는 뜻. 즉 수 셰프는 셰프 바로 밑의 직급이다. 쉬운 우리 말로는 부주방장 되신다.

플레이팅(Plating)
요즘처럼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문장이 공감을 얻은 때도 없다. 음식을 담아내는 방식을 지칭하는 플레이팅은 식기의 온도부터 음식의 배열, 적절한 장식 등을 고려해야 하는 작업. 셰프의 센스와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미장 플라스(Mise en Place)
적절한 미장센이 영화를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도구인 것처럼 주방에서도 ‘도구’는 중요하다. 미장 플라스를 풀어서 설명하면 Everything in Place. 바쁘게 돌아가는 주방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눈 감고도 도구를 집을 수 있을 만큼 모든게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주방의 엄격함을 느끼게 하는 용어다.

이 정도는 상식

자갓과 미슐랭(Zagat & Michellin)
자갓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최고의 레스토랑을 선정한다면, 미슐랭 별의 개수를 결정하는 것은 음식 전문가들이다. 미슐랭의 영향력은 레스토랑 하나를 살렸다, 죽였다 할 수 있을 정도. 미국의 레스토랑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식업계의 오스카’, James Beard Foundation도 권위 있는 상이다.

분자요리(Molecular Gastronomy)
물리학을 멀리했던 이라도 물질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최소 단위를 ‘분자’라고 부른다는 사실은 기억할 것이다. 재료와 조리의 과정을 분자 단위로 파악하는 분자요리는 어느 온도에서 노른자의 표면이 얼마나 단단해지고, 점성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조리법 뒤에 숨어 있는 과학을 보다 집중 연구해서 물성의 변화를 가하는 요리다. 어떤 이들은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친다’, ‘한물갔다’며 폄하하지만 2006년부터 2009년까지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에 오른 스페인의 엘 불리를 비롯 영국의 더 팻 덕, 뉴욕의 알리니아가 모두 분자요리 레스토랑임을 생각해보면, 분자요리가 쉽게 사라질 트렌드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에서 1위를 차지한’이라고 이야기할 때 그 최고의 레스토랑은 누가 선정하는지 궁금했을 거다. 주체는 바로 이탈리아의 미네랄 워터 회사인 ‘산 펠레그리노(The S. Pellegrino)’. <더 레스토랑> 매거진과 매해 4월 요리전문가 4천 명의 투표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50’을 선정한다. 오트 퀴진(Haute Cuisine) 요리계의 오트 쿠튀르. 유서 깊은 유럽의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섬세한 과정과 화려한 연출을 거친 음식을 선보이는 코스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클래식 퀴진’과 동의어로 쓰이며 1960년대, 지나치게 복잡한 형식에 반발하는 누벨 퀴진이 등장하면서 잠시 기세가 꺾였으나 최근에는 다시 전통을 따르려는 셰프들이 늘고 있는 상황. 과연 클래식은 영원하다.

페스코(Pesco)
광우병, 구제역의 이슈가 도마에 오르며 가축을 사육해서 먹는다는 행위 자체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육류는 물론 우유,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을 아예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비건(Vegan), 그리고 고기는 먹지 않지만 생선과 달걀, 유제품은 섭취하는 채식주의자를 페스코라고 부른다.

AOC(Appellation d’Orgine Controlee)
농업의 비중이 높은 프랑스에서 와인과 치즈, 가축 등의 원산지를 표시하여 지역의 특산품과,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치즈의 나라인 스위스 등지에서도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표기한다.

갈라 디너(Gala Dinner)
연아의 갈라쇼가 무대의 하이라이트만 보여주듯, 축제라는 의미를 가진 ‘갈라’디너는 특별히 예약하거나 초대된 사람들에 한해 연회장에서 공연과 함께 음식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4개 도시, 6개의 요리명문학교
미국 CIA(Culinary Institue of America) 첩보조직이 아니다. CIA는 뉴욕과 캘리포니아에 캠퍼스를 둔 최고의 요리학교다. 정식당의 임정식, 비스트로 드 욘트빌의 토미리, 컬리나리아의 백상준 등 CIA 출신의 젊은 셰프들이 청담동에 속속 레스토랑을 오픈하면서 ‘CIA군단’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친숙해졌다.
존슨 & 웨일스(Johnson & Wales) 미국요리학교 랭킹 2위의 종합대학으로 제빵과 제과, 요리영양학, 푸드 마케팅 등 다양한 전공선택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CIA의 수업이 요리실기 위주라면 요리를 둘러싼 비즈니스와 관련한 매니지먼트를 중점적으로 배우고 싶은 이들이 찾는다.
프랑스 르 코르동 블루(Le Cordon Bleu)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계 최고의 요리 제과 학교로 군림하고 있는 르 코르동 블루는 80명이 넘는 셰프 강사진과 실제 레스토랑에 가까운 실습실 등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프렌치 요리와 제빵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곳.
이탈리아 ICIF(Italian Culinary Institute for Foreigners) 뜻 그대로 ICIF는 자국인보다는 이탈리아 요리에 관심이 많은 유학생을 위한 기관이다. 집중적인 이탈리아 요리 교육과 현지 레스토랑에서의 실습을 연계해 이탈리아 요리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환경과 경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 츠지원(Tsuji + I) 도제식 문화가 남아 있는 일본의 주방은 엄격하다. 오사카에 본원을 둔 세계적인 조리학교 츠지조그룹교의 주방은 특히 그렇다. 세계적인 프랑스 요리연구가 츠지 시즈오가 설립한 곳인 만큼 일식뿐 아니라 중식,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 제과제빵 분야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자랑한다.
핫토리영양전문학교(Hattori Nutrition College) ‘모든 것을 알아야 맛을 창조할 수 있다’는 이념 아래 일식과 양식, 중식, 제과제빵 분야에 모두 능한 셰프를 키워내는 것이 목표. 기본 요리와 함께 외식사업과 매니지먼트 등 기술과 현실적인 지식을 모두 전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