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장 가까운 서울을 두고 다른 도시를, 나라를 배회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9일 동안 여행자로서 만난 서울은 때로는 익숙했고 때로는 놀라울 만큼 생경했다. 이 익숙하고도 낯선 곳에 자신을 밀어 넣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경험인지를 이제는 안다. 지금 당장, 당신도 이 도시의 특별한 여행자가 될 수 있다.

가로수길, 압구정동, 청담동 | 여전히 번잡한 가로수길에 비해 압구정과 청담은 한산하다. 가로수길은 끊임없이 세로수길로 확장하고 있고. 압구정과 청담은 이제 진짜 이 동네를 즐기는 사람만이 모여든다.
11:30 am 도산공원 신사동에 도산공원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기 힘들다.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즐비한 신사동 안쪽에 자리한 도산공원은 이 동네 회사원들에게도, 주민들에게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공간이다. 회사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짧게나마 이 공원을 산책한다. 주말의 이곳은 운동하는 동네 주민들이 찾는다. 언제든 붐비는 일은 없다. 적당하게 모이고 적당한 시간을 보낸 후 돌아가는 곳. 베끼아앤누보에서 커피를 사서 굳이 도산공원으로 간다. 다른 사람의 대화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일까, 햇빛을 보며 광합성을 할 수 있어서일까, 커피가 유난히 맛있다. 주소 강남구 신사동 649-9
12:30 pm 애술린 라운지 도산공원에서 에르메스 매장으로 가기 전 호기심을 자아내는 철제대문이 있다. 그 아래에 들어서면 우아한 북카페 애술린 라운지가 보인다. 세계 각지의 여행을 테마로 한 라이프스타일 북과 유명한 아티스트의 아트북을 제작, 판매하는 곳. 편지 오프너, 돋보기, 문진 등의 고급 문구류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픈하고 꽤 이슈가 되었지만 이곳은 늘 여유롭다. 날씨가 좋아 책 한 권을 들고 테라스 자리로 나간다. 옆 테이블에 흡연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이 공간은 오롯한 내 것이다. 주소 강남구 신사동 631-36 문의 02-517-0316
2:00 pm 10 꼬르소꼬모 이곳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다.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단어도,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이라는 단어도 뭔가 부족하다. 옷과 신발과 모자 등 패션 제품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가구와 향수, 패션과 건축과 관련된 희귀 도서까지 한자리에서 구경했다. 이곳에서 직접 만든 컴필레이션 음반을 들으며 구경하다가, 배가 고파 카페로 갔다. 정통 이탤리언 봉골레 스파게티와 솜사탕 아포가토를 배불리 먹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위층 전시장으로 올라가 카를라 소차니가 사랑해 마지않는 피에로 포르나세티의 전시를 둘러봤다. 10 꼬르소꼬모는 오직, 10 꼬르소꼬모로 불려야 한다. 주소 강남구 압구정동 416 문의 02-3018-1010
04:00 pm 보토아사이 아사이베리를 얼린 후, 곱게 갈아 청포도, 딸기, 파인애플, 망고와 견과류, 크랜베리, 그레놀라 등을 올려 만든 보토아사이의 아사이볼이 화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아사이볼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게 열병처럼 번지고 있을 정도! 아사이베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야자나무 열매로 아마존에서는 최고의 강장제로 꼽히기도 한다. 몸에 좋다고 해 맛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고 보기에 예쁘기까지 하니 오픈한 지 한 달 만에 ‘잇푸드’에 등극할 수밖에. 점심을 먹은 후인데도 굳이 라지 사이즈를 시켜 혼자서 다 먹었다. 배불리 먹어도 칼로리 걱정 없는 아사이볼이니까. 주소 강남구 신사동 551 문의 02-516-3686
05:00 pm 코발트숍&카페 코발트는 웹 디자인 회사 코발트식스티와 감각적 라이프스타일 셀렉션을 선보이는 코발프숍으로 구성된 디자인 스튜디오다. 지하는 카페로, 1층은 갖고 싶은 물건으로 가득한 셀렉트숍으로 꾸몄다. 매주 다른 꽃으로 단장하는 카페에서는 직접 꿀에 담가 만든 진저에일을 마신다. <판타스틱 맨>, <모노클> 등 여느 카페에서 구비하지 않은 잡지를 가져와 맘껏 읽기도 한다. 아무리 바빠도 2층 숍에는 들른다. 아크네 페이퍼와 요리책, 어센틱스의 블랙 머그, 브라운의 벽시계, 티오그루펜의 엽서는 보고 있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주소 강남구 신사동 521-20 문의 02-3446-1510
07:00 pm 써스티 몽크 다양한 에일 맥주를 구비하고 있는 써스티 몽크. 어떤 맥주를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6종류의 바이엔슈테판 생맥주가 200ml 잔에 담겨 나오는 샘플러를 마셔보고 결정하면 된다. 맥주만이 이곳의 전부는 아니다. 40여 가지의 요리 메뉴는 웬만한 레스토랑 못지않다. 바게트 속에 칠리를 채워 넣은 칠리볼과 돼지고기를 칠리와 버무리고 코울슬로를 곁들인 샌드위치, 소시지와 구운 닭고기가 들어간 콥샐러드는 에일 맥주와 특히 궁합이 잘 맞는다. 주소 강남구 청담동 2-1 문의 02-546-8389

그 밖의 가로수길, 청담동
1 비이커 제일모직이 운영하는 편집매장.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약간의 위트를 즐기는 20대 초반의 트렌드세터를 위한 공간으로, 매장 1층 한쪽에는 커피 매장 라 콜롬브도 있다. 주소 강남구 청담동 78-6 문의 02-543-1270
2 후후양식당 ‘후후 양’ 식당으로 읽을지 ‘후후’ 양식당으로 읽을지 고민됐지만, 만족스러운 햄버그스테이크를 양껏 먹고 난 후에야 알게 됐다. 주인의 별명이 ‘후후’여서 ‘후후가 운영하는 양식당’이라는 걸. 주소 강남구 신사동 544-26 문의 02-511-9220
3 레이브릭스 가로수길 오른쪽 뒷골목을 한참 들어가면, 온통 벽돌을 쌓아 올려 튼튼해 보이는 건물이 나타난다. 시큼하면서 씁쓸한 아메리카노가 일품. 2년 전 처음 출시한 애플팬도 여전한 인기 메뉴다. 주소 강남구 신사동 555-13 문의 02-545-5513
4 델리하인츠버거 수제버거 전문점이 급부상할 때도, 여전히 수제버거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두 손으로 꽉 움켜쥐어도 재료가 줄줄 떨어질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델리하인츠버거를 조우한 날, 포크로 버거를 찍어 먹더라도 먹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드라큘라 버거라니, 작명마저 흥미롭다. 주소 강남구 신사동 534-1 문의 02-541-8780
5 메종 드 라 카테고리 라 카테고리가 새롭게 오픈한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문을 열자마자 청담동 사모님들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클래식과 모던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메뉴 구성이 라 카테고리와의 차별점. 머슈룸 리조토, 요크셔푸딩, 아베 부라타가 대표 메뉴다. 주소 강남구 청담동 85 문의 02-545-6640

여의도 | 높은 빌딩이 늘어선 여의도의 하루는 쉴 틈 없이 빡빡해 보인다. 하지만 근로자가 아닌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서울 안에 이보다 푸르고 너른 쉼터가 있는 동네도 없다.
10:30 am 여의도 공원 여의도 회사원들이 부러운 이유 중 8할은 바로 이 공원 때문이다. 도시 중심의 공원이라 하기에는 규모가 크고 마음만 먹으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전거와 인라인스테이트를 타는 것도 가능해 보이니까. 평일 오후인데도 돗자리를 깔고 김밥을 먹거나, 책을 읽는 사람이 꽤 많다. 전통 연못인 지당과 정자인 사모전, 세종대왕 동상도 둘러본다. 주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2 문의 02-761-4079
11:30 am 다미 생선구이집 다미에서 제대로 식사를 하려면 점심이든 저녁이든 좀 서두르는 게 좋다. 조금만 늑장을 부렸다가는 넥타이 부대에 꼼짝없이 밀리고 마니까. 점심시간보다 30분 일찍 다미로 들어서니 벌써 잘 손질된 생선이 꼬치에 꽂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주방장의 일본식 복장, 격자무늬 창틀과 다다미식 테이블을 보니 이자카야의 선술집이 떠오른다. 둘이서 알탕 하나, 고등어구이 하나를 시켜 나눠 먹으니 딱 알맞은 양. 물론 맥주 한 병도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주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36-4 문의 02-783-8285
01:00 pm 옥루몽 한 가지 메뉴를 고집하는 집이 좋다. 그 메뉴만으로 오랜 시간 버텨온 집이라면 더욱 좋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서울의 거리에서 그런 곳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옥루몽의 팥빙수라면 ‘정통’이 빠져도 괜찮다. 방짜 유기에 곱게 간 우유 얼음을 넣고 가마솥에서 졸인 국내산 팥과 쫄깃한 떡을 가득 올렸다. 주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17 더샵아일랜드파크 102동 106호 문의 02-782-1016
02:30 pm 샛강 생태공원 여전히 그늘지고 황량한 저습지였던 여의도 샛강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분명 이곳은 달라졌다. 우거진 수풀 사이로 오리가 물질을 하고, 청솔모가 총총거리며 먹이를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버드나무와 갈대 억새풀이 이른 여름 바람에 흔들렸고 검둥오리 황조롱이, 논병아리도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다. 4.6km의 샛강 산책로를 걷는 동안 이곳이 여의도라는 사실을 잊었다. 주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04:00 pm 국회의사당 & 국회도서관 국회의사당 앞 너른 잔디의 가장자리에는 큰 나무에 가려지는 벤치가 군데군데 놓여 있다. 그중 하나에 자리를 잡고 집에서 가져온 책을 꺼내 읽다가 국회의사당 앞으로, 오솔길 뒤로 천천히 걸었다. 의연한 한옥 건물, 사랑재가 있는 곳까지 둘러보고는 국회도서관으로 들어갔다. 점심 시간에 이곳에 왔다면 지하 식당으로 가 4천원짜리 밥을 먹었을 거다. 식사 시간에 못 맞춰 온 게 아쉬워서 괜히 내려가 저녁 메뉴가 뭔지 확인만 하고 올라왔다. 원형으로 자리 잡은 테이블에 앉아 읽다 만 책을 읽었다. 주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1 문의 02-788-2001, 02-788-4211
07:00 pm 노량진 수산시장, 여수여천 언제 가도 변함없이 시끌벅적하고 요란해서 좋다. 이리저리 둘러보고 시장의 분위기를 즐긴 뒤에는 여수여천으로 간다. 주인장의 고향에서 이름을 따온 여수여천은 미리 주문을 받아 한꺼번에 횟감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다른 곳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횟감을 안겨준다. 옥돔 한 마리를 사서 시장 안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1인당 5천원의 자릿세를 내고 앉으면 회를 먹을 수 있는 기본 반찬과 장이 세팅된다. 쫄깃쫄깃한 회를 배불리 먹었다. 배가 이미 찼지만, 기어코 매운탕까지 주문한다. 주소 동작구 노량진동 13-8 노량진수산시장 신도시 고급168호 문의 010-9140-0730
10:00 pm 워킹온더클라우드 63빌딩 59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에서 저녁을 먹으려면 예약은 필수다. 생일, 프러포즈,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날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단정한 옷을 입고 앉아 있다. 코스 요리와 단품 요리는 훌륭한 편이지만 어떤 음식도 59층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만큼 훌륭하지는 않다. 10시 이후의 방문이라면 미리 예약할 필요도, 먹기 싫은 안주 메뉴를 주문할 필요도 없어 좋다. 서울 야경을 안주 삼아 와인 한 잔을 즐기다 보면 결국 한 병이 되니, 한 잔을 넘길 거라면 애초에 한 병을 주문하는 편이 낫다. 주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60 63빌딩 59층 문의 02-789-5904

그 밖의 여의도
1 앙카라 공원 서울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터키의 수도 이름을 따서 1977년에 조성한 공원. 2층 건물의 독특한 앙카라하우스 안에는 앙카라 시에서 기증한 터키 민속품이 있다. 한강시민공원과 샛강생태공원을 함께 둘러보기 편하다. 주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56 문의 02-2670-3114
2 윤중로 국회의사당 뒤편을 경유하여 여의2교 북단까지 이어지는 1.7km의 길.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소리 없이 차트 역상승을 할 때마다 자연스레 내뱉게 되는 그곳. 본격적인 연인들의 길이기도 하다. 주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3 호우양꼬치 양꼬치 입문자에게도 쉽게 권할 수 있는 양꼬치집. 매운맛, 허브향 등 취향따라 입맛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꼬치를 돌리는 기계를 쓰지 않는 건,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오로지 수동으로 재빨리 관리하는 방법밖에 없다. 주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21-3 2층 문의 02-6335-9292
4 주빈커피 종이필터로 커피를 추출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사용할 때마다 재활용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수인 융드립을 고집한다. 게다가 생산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공정무역을 추구한다. 주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36번지 2층 문의 02-782-7970
5 르브런쉭 IFC몰에 문을 연 르브런쉭은 브런치를 즐기려는 여의도 여사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브런치 메뉴는 베이컨과 견과류를 올린 프렌치 토스트, 리코타 치즈와 블루베리를 올린 펜케이크가 맛있고 에그 베네딕트는 호불호가 갈린다. 주소 영등포구 여의도동 23 L3 334호 문의 02-6137-5531

잠실 | 잠실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세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잠실에 간다.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콘서트를 보기 위해, 롯데월드에 가기 위해. 햇살 좋은 날, 잠실을 찾았다. 잠실 토박이들이 주말에 잠실을 벗어나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11:30 am 석촌호수 석촌호수에서 뛰는 사람과 자전거 타는 사람, 데이트하는 연인들 사이를 비집고 마음 편히 걷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일부러 아침 일찍 찾았다. 예상했던 것처럼 벚꽃은 이미 지고 없었지만 시끌벅적하지 않았다. 그늘이 많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아침 일찍 데이트에 나선 연인들이 벌써 오리보트에 올라 열심히 다리를 젓고 있다. 무리 지어 걸어 다니는 오리도 보이고, 통통한 잉어도 보인다. 주소 송파구 잠실동
01:00 pm 한미미술관 10여 년 동안 사진 전시만 고집하는 국내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 한미미술관의 전시는 믿고 보는 몇 안 되는 전시가 되었다. 마침 천경우 작가가 직접 기획한 전시 <뉴 제너레이션-시작전>이 한창이다. 이름이 낯선 젊은 8명의 사진 작가가 참여했는데, 같은 작품이 덴마크 사진전문 갤러리에서도 전시된다고 한다. 2월에 전시가 끝난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집을 사서 갤러리 안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했다. 자리는 물론 올림픽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창가로 잡는다. 한미타워 20층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잠실 어디도 부럽지 않은 환상적인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주소 송파구 방이동 45 한미타워 20층 문의 02-418-1315
03:00 pm 백제고분군 백제고분군에는 이미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동네 사람들로 붐볐다. 그래도 올림픽 공원보다는 아늑하고 소소한 모습이다. 터가 좋은 곳이라 그런지 걷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한다. 늠름한 소나무가 많아 소나무 향을 맡으면서 걷다 보면 공원 한 바퀴는 금방이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늘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주소 송파구 방이동 산47-4 문의 02-2147-2800
05:00 pm 탄천 뚝방길 강남과 송파를 잇는 탄천 뚝방길은 거대한 무역 센터와 수많은 고층 아파트가 가득한 잠실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특히 강남자원회수시설과 일원열병합시설의 낡은 굴뚝, 개발되지 않은 허허벌판은 여기가 정말 서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생경하게 느껴진다. 물론 그래서 더 매력적인 곳이기도 하다. 지나다니는 차 외에는 시야를 가리거나 귀를 괴롭히는 것이 없어 늘 예상보다 더 오래 걷게 된다. 주소 송파구 잠실동
07:00 pm 키친 42 석촌호수 뒤는 사실 엉망진창이다. 치킨집과 고깃집, 술집이 뒤섞인 모습에서 대학가 주변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 사이에 최근 눈에 띄는 레스토랑 키친 42가 문을 열었다. 도쿄 하얏트 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셰프가 일본 요리를 선보이는 이자카야인데 식사용 메뉴도 꽤 있다. 압구정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점이지만 잠실에서는 꽤 오랜만의 등장이라 벌써부터 잠실 주민으로 가득하다. 주소 송파구 석촌동 165-7 문의 02-420-1536
09:00 pm 카페 루이 잠실은 소주나 맥주를 파는 곳은 즐비하지만 혼자 술 마실 곳이 마땅치 않은 동네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카페 루이라면 혼자 가도 그리 멋쩍지 않게 한잔 즐기다 올 수 있다. 작고 아담한 싱글몰트 위스키 바인데, 칵테일을 마시러 오는 사람도 많다. 다행히 혼자 온 사람도 꽤 보인다. 탱커레이 한 잔을 시켜놓고 천천히 마셨다. 한남동의 잘나가는 싱글몰트 위스키 바처럼 화려한 인테리어도, 지나친 서비스도 없다. 그래서 더 자주 찾게 되는 곳. 하나의 음반이 돌아가기 전에 가게를 나섰다. 주소 송파구 송파동 8-13 문의 02-423-8002

그 밖의 잠실
1 소마미술관 올림픽공원 내 미술관. <파울 클레 : 눈에서 마음으로>, <프랑스디자인의 오늘> 등 굵직한 전시를 선보이기도 했다. 무려 43만 평에 이르는 녹지 위에 걷고 싶은 조각공원이 있다. 주소 송파구 방이동 88-2 문의 02-425-1077
2 더 다이닝 호수 석촌 호수의 풍광을 바라보며 느긋한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가볼 만하다. 하루 두 번씩 지하층에 위치한 빵 공장에서 파티시에가 빵을 구워내고, 소믈리에가 240여 종의 와인을 제공한다. 공원 산책길이 보이는 창에는 작은 갤러리도 마련돼 있다. 주소 송파구 잠실동 47 문의 02-2042-7544
3 카페 드라페 석촌호수 주변으로 크고 작은 카페가 줄지어 들어서고 있지만, 브런치까지 가능한 곳은 드물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푸짐한 양으로 구성된 브런치를 아침나절부터 즐길 수 있다. 주소 송파구 송파동 31-2 문의 02-421-9300
4 뽀빠이 분식 간판에 ‘30년 전통의 쫄라 전문점’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여기서 ‘쫄라’는 라볶이를 뜻한다. 날계란을 그대로 투하하는 철판볶음밥도 인기다. 주소 송파구 신천동 7 장미상가 B동 지하 1층 문의 02-416-7235
5 명랑 쭈꾸미 술안주로만 치부했던 주꾸미 요리가 대낮에 양지로 나온 느낌이다. 매움의 강도를 고를 수 있고, 타르 소스도 곁들여 나온다. 김에 싸서 먹든 깻잎에 싸서 먹든 재미가 있다. 갖가지 토핑을 넣은 볶음밥도 꼭 먹어야 한다. 주소 송파구 잠실동 193-3 1층 문의 02-737-7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