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공간과 거리를 벗어나는 여행은, 그리하여 예측불허의 일로 가득하다. 어떤 돌발 상황과 위기가 우리의 여행에 기다리고 있을까? 당신의 완벽한 여행을 위해 준비한 <얼루어>의 Q&A.

11 반려동물과 떠나고 싶을 때 
반려동물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려동물과 떠나는 여행을 꿈꾼다. 반려동물 탑승 가능 여부는 항공사와 취항지에 따라 다르다. 공통적인 점은 광견병 접종, 항체 유무 등을 확인하는 건강검진서를 확인한다는 것. 반려동물 인식을 위한 마이크로칩 삽입이 필요하며 적절한 소재로 만든 케이지도 있어야 한다. 항공편마다 탑승할 수 있는 반려동물의 수가 정해져 있으니 출발 두세 달 전부터는 서류를 준비해야 여유롭다. 모든 서류 준비를 마쳤다면 출국일, 반려동물을 데리고 공항 내의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검역 신청을 하면 완료! 반려동물과 여행을 즐길 일만 남았다.

 

12 기내식을 변경하고 싶다 
기내식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항공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탑승 24시간 전이나 48시간 이전에 예약 주문을 하면 야채식, 저염식, 종교식 등 기준에 맞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아식은 물론 글루텐 제한, 유당 제한식, 당뇨식 등 다양한 조절 식사까지 제공하고 있다. 저가항공은 기내식 가격이 티켓 가격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기내식을 먹을 예정이라면 인터넷으로 미리 기내식까지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기내에서 직접 주문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메뉴의 가짓수는 적은 반면, 가격은 좀 더 비싸지기 때문이다.

 

13 여권이 사라졌다

해외에서 여권을 잃어버렸다면 분실 즉시 현지 경찰서에 방문해 분실 증명서(Police Report)를 작성해야 한다. 이후 분실 증명서를 들고 현지의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찾아 재발급을 신청할 것. 하지만 재발급은 대부분 3주 이상 소요되는 데다가 여권용 사진 등 추가 서류가 필요하므로 여권 재발급을 현지에서 신청하기보다는 여행자 증명서를 받아 귀국하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하다. 해외 여행을 떠날 때 여권 사본, 혹은 여권 외에 다른 신분증을 챙길 것. 분실 시 발급 진행 과정을 돕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14 현지 병원에 갔다
여행자 보험을 들었다면 귀국 후 보험사를 통해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때 빠른 처리를 위해서 결제는 카드로 하는 것이 좋으며 반드시 현지 의사의 소견서와 치료비 명세서와 영수증을 지참해야 한다. 앞서 말한 서류와 본인의 통장 사본과 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를 보험사에 제출하면 끝. 단 상해의 경우 치료비 한도 3백만원, 질병 치료비는 1백만원 한도로 정해져 있다. 가벼운 감기 증상을 보인다면 현지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는 것이 간편한 방법. 유럽에서는 독일 바이엘 사의 종합 아스피린, 미국에서는 빅스 샤이 나이퀼, 일본에서는 다이쇼 제약회사의 파브론S가 유명하다. 참고로 영어로 종합감기약은 ‘Multi-Symptom Cold Products’라고 불린다.

 

15 여행 중에 지진이 났다
비행기 운항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연재해는 언제 어디에서나 발생한다. 땅이 흔들리는 걸 감지했다면 일단 가방이나 옷을 이용해 머리를 보호하고 가까운 공터로 피해야 한다. 건물 내부에 있다면 테이블 밑으로 들어갈 것. 휴양지라면 지진 후 쓰나미가 발생할 확률이 높으므로 해변을 벗어나 지대가 높은 곳으로 신속하게 이동해야 한다. 자연재해가 아니더라도 변수는 생기기 마련. 목적지에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지구촌 스마트 여행(www.smartoutbound.or.kr) 홈페이지를 체크하자. 네팔 여진 관련 유의사항, 독일 철도기관사 노조파업 예정 등 현지 상황을 신속하게 알려준다.

 
13 극복! 시차증후군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갈 때면 반드시 생기는 시차증후군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건은 한국 시간과 현지 시간의 중간점을 찾는 것이다. 가령 한국 시간으로 대낮에 비행기를 탔다면 아무리 피곤해도 비행기에서 두 시간 이상은 자지 말 것. 반대로 심야 비행기라면 두 눈이 말똥말똥하고 보고 싶은 기내 영화가 넘쳐도 잠을 자야 한다. 예민한 성격 때문에 기내에서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을 약국에서 구입해 잠을 유도하자. 10시간 이상의 장거리 노선의 경우 식사 두 번에 간식 한 번이 제공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되도록이면 간식은 먹지 않고, 기내식도 조금만 먹는 것이 좋다. 꼼짝할 수 없는 기내에서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우리 몸이 피로해지기 때문.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시차 극복에 도움이 된다. 맥주를 마시고 곯아 떨어지고 싶겠지만 알코올 섭취 시 도착해서 시차 적응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자.

 

17 한밤중에 공항에 도착했다 
한밤중, 또는 새벽에 현지에 도착했다면 호텔까지 어떻게 가야 할지가 고민이다. 택시를 타자니 안전이 걱정되고 공항버스나 철도가 다닐 때까지 기다릴 곳도 마땅치 않다. 유럽과 미주, 일본 등은 심야에도 교통편이 잘돼 있는 편이지만 동남아시아는 방콕의 수완나폼 공항 같은 대형 공항조차 심야 대중교통이 전무한 상태. 이때 가장 좋은 것은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소를 예약하는 것이다. 공항 카운터에 부탁해 인증된 퍼블릭 택시를 예약하는 것도 한 방법인데, 그래도 불안하다면 카오산로드 같이 항상 사람이 많은 곳에 숙소를 잡아두는 것이 좋다. 다음 날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차라리 공항과 가까운 호텔을 예약하고 제대로 피로를 풀 것. 남은 일정을 활기차게 보내는 데 도움을 줄 거다.

 

18 환승 시간이 엄청나다 
경유 비행기를 탈 때 환승할 때 대기 시간은 짧아도 문제, 길어도 문제다. 환승 시간이 짧으면 앞에 비행기가 연착할 경우 다음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고, 짐이 미처 도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착이 잦은 유럽에서 환승할 때면 적어도 3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예약하는 것이 좋다. 사용할 수 있는 항공사 라운지가 없고, 환승 시간이 8시간이 넘는다면 차라리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처럼 입국심사와 세관 검사를 받고 공항 밖으로 나가 도시를 둘러보자. 들어올 때 다시 보안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공항에서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다. 단, 계속 돌아다니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 대기 시간이 20~30 시간에 육박한다면 현지에 호텔을 잡을 것. 비행기를 예매할 때 둘러보고 싶은 도시로 경유지를 선택하면 여러모로 대기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단, 출국 시 부친 짐은 최종 목적지에서 찾을 수 있으니 하루 머무는 동안 필요한 기본 물품을 미리 챙겨둬야 한다.

 

19 여행괴담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로마의 소매치기, 중국의 장기매매설 등 여행지의 소문은 항상 존재한다. 장기매매설이 그야말로 괴담이라면 로마와 남미의 강도는 주의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ATM 코너에 들어갔는데 따라 들어오는 경우, 기념품을 판매하는 척 한 명이 접근하면 다른 한 명이 물건을 훔쳐가는 경우 등 수법도 다양하다. 동부유럽과 남미에서는 신분증을 보여주며 경찰이니 여권을 보자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제복을 입고 있더라도 상대방 손에 넘겨주지 않은 채로 보여줘야 한다. 뇌물을 줄 때까지 여권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도 있고, 여권을 노리는 강도일 수도 있다.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국가 수가 많은 한국 여권은 암시장의 인기 상품이기 때문. 심야버스를 이용할 때는 중간 정류장에 내리지 말고 버스에 머물자. 정류장 주변 노숙자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

 

20 인종차별을 당했다 

가장 흔한 인종 차별은 지나갈 때 ‘칭챙총!(중국인!)’이라고 놀리는 것이다. 무시가 답이지만 카운터에서 계산을 해주지 않거나 버스 벨을 눌렀는데도 내려주지 않는 등 누가 봐도 명확한 차별을 당했다면 당당하게 따져야 한다. 이때 ‘Are You Being Racist?’는 꽤 효과적인 표현이다. 인종 차별에 대한 교육을 철저하게 실시하는 미국과 서유럽에서는 ‘인종차별주의자(Racist)’가 대단히 나쁘다는 개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Racist’라고 지적당하면 당황하게 된다. 레스토랑에서 불친절한 직원을 만났다면 팁을 주지 않거나 매니저를 소환하자. 발음을 갖고 놀린다면 우리나라 말로 시원하게 욕이라도 해주길. 밤에 혼자 뒤늦은 분노의 이불킥을 날리는 것보다 낫다. 그러나 절대 늦은 밤, 인적이 드문 곳에 혼자 다니지는 말 것! 아무도 당신을 구해주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