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마음을 두고 온다고 하지만, 감히 식욕을 두고 온 사람도 있다. 제철 재료로 건강하게 만들어 한입만 먹어도 불로장생의 몸으로 만들어줄 것 같은 캘리포니아의 음식과 혀끝부터 목구멍까지 위무하는 나파 와인이 끝없이 이어지는 캘리포니아의 시간들은 참 맛있었다. 부티크 레스토랑 ‘델마’의 김미영 셰프와 함께 떠난 ‘Eat, Play, Drink’ 여행.

1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금문교. 2 봄에는 던지니스 크랩이 제철이다. 이 시기에는 레스토랑에서도 일제히 게 요리를 낸다. 3 피어39 앞에 늘어선 이탈리아식 시푸드 레스토랑. 그 자리에서 테이크아웃을 할 수도 있다. 4, 8 슈퍼 파인 다이닝으로 불리는 프렌치 런드리의 음식. 5, 14 기라델리 스퀘어의 초콜릿을 잊지 말 것.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초콜릿 중 하나다. 6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를 위한 농장이 따로 있다. 7 원마켓의 스타 셰프 마크 도멘과 김미영 셰프. 9, 10 미국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주니 카페의 로스트 치킨과 스파이시 블러디 메리. 11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만들어낸 치오피노. 토마토와 해산물을 듬뿍 넣어 끓인 해산물 스튜다. 12, 13 원마켓에서는 비자카드와 쿠폰을 미리 챙기면 메인 요리 주문 시 디저트가 무료다.

1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금문교. 2 봄에는 던지니스 크랩이 제철이다. 이 시기에는 레스토랑에서도 일제히 게 요리를 낸다. 3 피어39 앞에 늘어선 이탈리아식 시푸드 레스토랑. 그 자리에서 테이크아웃을 할 수도 있다. 4, 8 슈퍼 파인 다이닝으로 불리는 프렌치 런드리의 음식. 5, 14 기라델리 스퀘어의 초콜릿을 잊지 말 것.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초콜릿 중 하나다. 6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를 위한 농장이 따로 있다. 7 원마켓의 스타 셰프 마크 도멘과 김미영 셰프. 9, 10 미국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주니 카페의 로스트 치킨과 스파이시 블러디 메리. 11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만들어낸 치오피노. 토마토와 해산물을 듬뿍 넣어 끓인 해산물 스튜다. 12, 13 원마켓에서는 비자카드와 쿠폰을 미리 챙기면 메인 요리 주문 시 디저트가 무료다.

 

샌프란시스코는 항구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의 수많은 도시 중에서도 특별히 낭만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뉴욕이 최첨단과 부의 집중, 도시인의 스트레스를 상징한다면 샌프란시스코는 훨씬 느긋하고 여유롭다. 미국 제2의 도시이면서도 피셔맨즈 워프나 피어39 같은 아기자기한 항구를 계속 보전하고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금문교과 악명 높은 알카트래즈 섬의 감옥을 한 바퀴 돌아보는 레드&화이트 플리트 베이 크루즈의 선착장도 이곳에 있다. 유람선을 타면 건강한 캘리포니아 미소를 지닌 승무원이 오디오세트를 내민다. 시큰둥한 표정으로 채널을 맞춘 순간, 이어폰을 낀 모두의 입가에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마치 라디오 드라마 ‘제5 공화국’을 듣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의 가이드 방송 때문이었다. 네 명의 성우, 적당한 BGM과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이 안내방송은 진정 세계 최고였다. 30분 동안의 안내 방송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역사와 환경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안내방송에서 거듭 강조하는 것처럼 샌프란시스코는 이민자의 도시다. 이탈리아 이민자와 중국 이민자들은 1903년의 대지진으로 망가진 도시를 재건했고, 금문교를 지었다. 샌프란시스코의 화교는 100만 명이 넘는데, 미국에서 가장 큰 차이나타운을 이루어 살고 있으며, 이탈리아 이민자는 여전히 피셔맨즈 와프와 피어39의 주인이다. 피셔맨즈 와프와 피어39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시푸드 레스토랑은 모두 이탈리아 사람들이 운영 중. 지금은 던지니스 크랩이 한창이라 노천 카페마다 나무 망치질이 한창이고, 가벼운 먹을거리로 새우튀김이나 랍스터 샐러드 등도 판다. 이끌리듯 칼라마리 샐러드를 주문해서 받아들었다. 커다란 종이 용기에 오일과 고추 플레이크, 허브에 푹 절인 샐러드를 담고 레몬 조각 하나를 척 올려준다. 시큼한 맛이 입맛을 확 돋운다.

피어39 맞은편으로 소살리토와 티뷰론이 보인다. 과거 뱃사람과 몸을 파는 여인과 갱들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는 이 항구 마을은 고급 주택가가 되어 있다. 같은 이탈리아식 시푸드 레스토랑이라도 조금 우아한 분위기. 샌프란시스코에 왔으면 적어도 하나는 선택해야 한다. 피셔맨즈 와프에서 삶은 크랩을 부수거나, 소살리토의 스코마스(Scoma’s)에서 마늘 올리브유로 구운 크랩을 발라 먹거나. 여기에 이민자들이 부두에서 만들어낸 걸쭉하고 얼큰한 토마토 해물 스튜 치오피노(Chioppino)를 곁들이라는 셰프의 조언 “샌프란시스코를 잘 말해주는 음식은 클램 차우더보다 치오피노라고 생각해요. 치오피노는 정작 이탈리아에는 없는 음식이에요. 바다에서 건진 해산물에 이탈리아와 비슷한 캘리포니아의 토마토와 허브를 으깨 넣고 향수병을 달랬을 거예요.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이곳에서 만들어낸, 진짜 샌프란시스코 음식이죠.”

Tip 레드&화이트 플리트 베이 크루즈 투어의 입장권을 구입할 때 VISA 쿠폰과 함께 비자카드로 결제하면 골든게이트 베이 크루즈 및 선셋&익스플로러 크루즈를 6인까지 1인당 4달러 할인받을 수 있다.

미식가를 위한 완벽한 하루가 존재한다면

만약 우연하게 샌프란시스코로 출장을 갔다면, 그래서 꼭 하루만큼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면 어디를 가야 할까? 서둘러 주니 카페(Zuni Cafe)에 점심을 예약하는 것이 좋겠다. 삼면으로 이루어진 통창에서 쏟아져내리는 햇볕, 오픈 키친의 진수를 보여주는 주방, 당당하게 들어선 벽돌 화덕과 손님과의 거리는 1m쯤 될까? “이 레스토랑에서 만든 두툼한 요리책 를 샀는데, 매우 좋은 레시피가 많았어요. 지금도 제 레스토랑에 놓여 있죠. 그래서 항상 이곳에 와보고 싶었어요. 한 레스토랑 가이드북에서 이곳을 어떻게 소개했는지 아세요?‘ Get the Chicken!’” 셰프의 말처럼 주니 카페는 미국에서 가장 맛있는 로스트 치킨을 파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대신 이 치킨은 주문 후 테이블에 놓이기까지 1시간이 걸리는데 그사이 사람들이 하는 일은? 바로 스파이시 블러디 메리를 마시는 것이다. 시저 샐러드와 별다른 재료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너무 맛있는 파스타를 먹는 동안 한 가지 신기한 걸 발견했다. 바로 모두가 블러디 메리를 마시고 있었던 것. 30분 동안 석 잔을 마시는 사람까지 보자 우린 결국 블러디 메리를 몇 잔 시켰다. 그제야 왜 다들 이 시뻘건 음료를 끼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양파와 셀러리 찹, 발사믹을 곁들인 이곳의 블러디 메리는 정말 다른 맛이었던 것이다. 그사이 로스트 치킨이 등장했다. 우리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대륙에서 가장 맛있는 로트스 치킨을 발라 먹었다.

오후에는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이 사랑하는 커피집인 피츠 커피(Peets Coffee)나 블루 보틀 커피(Blue Bottle Coffee)를 마시고, 기라델리 스퀘어(Ghirardelli Square)에서 초콜릿 디저트를 먹으며 선물용 초콜릿을 살 수 있다. 기라델리 스퀘어는 이 도시의 터줏대감격인 쇼핑몰로 안에는 총 세 개의 기라델리 숍이 있다. 한 곳에서는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한 곳에서는 초콜릿만 판매하며 가장 넓은 매장에서는 다양한 음료와 온갖 종류의 초콜릿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작은 초콜릿 공장까지 있어서 어떤 공정으로 초콜릿을 만드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각종 속을 채운 초콜릿은 물론 마시는 초콜릿 등 초콜릿 중독자를 위한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칼로리가 걱정된다고? 이 정도는 기라델리 스퀘어에 위치한 다른 숍을 둘러보는 것으로 다 소모될 거라는 믿음을 갖길. 저녁에는 2010년 미슐랭에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라는‘ 원마켓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원마켓(One Market)이 위치해 있는 마켓 스트리트는 샌프란시스코의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경제의 중심지. 이곳에 왔다면 미국식으로 꼭 바에 들러 식전주를 마시길. 바를 가득 채운 잘생기고 세련된 여피들이 이 레스토랑의 인기를 말해주고 있었다. 45달러에 4가지 코스를 내는 프리 픽스 메뉴를 선택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셰프는 “원마켓이란 이름처럼 자연스럽고 건강한 맛의 음식을 추구하는 곳이 궁금해서 이 레스토랑을 선택했어요.” 레스토랑에서 만난 셰프 마크 도멘(Mark Dommen)과 김미영 셰프는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다이닝의 가장 큰 특징은 재료죠. 제철 재료와 로컬 재료를 쓰고, 재료 고유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맛을 찾아내야 해요. 사람들이 어디서 영감을 얻느냐고 물어보면 저는 계절이라고 답합니다. 계절마다 바뀌는 재료야말로 영감의 원천이죠.” 특히 마크도멘 셰프는 윤리적인 음식에도 관심이 많다. 식사를 마친 후 계산서를 열어보면 ‘시푸드 워칭(Seafood Watching)’이라는 작은 종이 카드가 끼워져 있다. 마크 도멘 셰프는 자신의 아이폰을 보여주며 말했다. “시푸드 워칭은 해양 친화적인 재료를 알려주는 비영리 단체예요. 어플리케이션을 깔아놓고 메뉴를 짤 때마다 재료를 확인해요. 미국 해안에서 나는 재료가 우선이고(Best Choice), 세계적으로 풍부한 재료가 그 다음이죠(Good Alternatives). 칠레산 송어나 캐비어, 블루핀 참치, 상어 등 멸종 위기종은 절대 쓰지 않아요(Avoid). 우리 모두 ‘지속가능한 음식’을 더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포기한 재료가 아깝지 않냐고요? 전혀!”

멸종 위기의 생선을 먹지 않아 마음의 부담이 없기 때문인지, 이곳의 저녁식사는 유독 단란했다. 비프 카르파치오인 줄 잘못 알고 주문한 비트 카르파치오는 안 시켰으면 후회했을 맛. 모두 탄탄한 기본기 위에 반짝이는 개성을 버무린 음식을 먹으며 진짜 맛있는 레스토랑은 온갖 재료와 조리법을 줄줄이 꿰고 있는 사람도, 별 다른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나놨다. 덧붙여 로맨틱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여행의 기대감을 한껏 채워주는 곳. 원마켓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Tip 기라델리 스퀘어의 기라델리 숍에서 VISA 쿠폰과 함께 비자카드로 결제하면 구매 금액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원마켓 레스토랑에서 쿠폰과 함께 비자카드로 결제하면 메인 요리 주문 시 디저트를 무료로 제공한다.

CHEF’S NOTE

<미슐랭 가이드>보다 친절하고 <자갓 서베이>보다 믿음직한, 부티크 레스토랑‘ 델마’ 김미영 셰프의 레스토랑 평가.

프렌치 런드리 “원래 이곳은 원하는 날짜의 3개월 전에 아침 10시부터 전화 예약만 받았어요.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예약 사이트인 Opentable.com으로도 예약할 수 있어서 좀 더 편해졌죠. 토머스 켈러의 대표 메뉴인 ‘OysterandPearls’와 스테이크 ‘CalottedeBoeufGrille’은 명성을 새삼 느끼게 해준 천국의 맛이었어요. 17코스를 먹는 동안 3시간 이상이 소요되니 꼭 시간 여유를 두세요.”

와인 트레인 “보통 지정된 와인만 테이스팅할 수 있는데, 이곳의 테이스팅 바는 원하는 걸 따라준다는 점이 좋아요. 와인 숍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는 와인도 있지만 구할 수 있는 와인을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나파 밸리의 고급 와인의 대명사인 오퍼스원(Opus One)이 2백10달러밖에 하지 않아요! 한국에선 70만원은 줘야 하는데, 어떻게 사지 않을 수 있겠어요. VISA카드로 할인을 받으면 더 저렴해지죠!”

만레사 “테이스팅 코스에 1백70달러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캘리포니아 파인 다이닝 경험
으로 참 좋은 레스토랑입니다. 음식이 담백하고 부드러워 17코스를 먹는데도 부담이 없어요. 재료 하나하나의 맛이 살아 있는, 그러면서 각각의 재료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17가지 다른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레스토랑은 정말 흔치 않아요.”

원마켓 “주말 저녁에 한 가지 육류의 각기 다른 부위를 맛볼 수 있는 ‘The Weekly Beast’ 메뉴가 아주 매력적이에요. 채소는 물론 레스토랑에서 쓰는 모든 육류도 인근 목장에서 나는 것을 쓴다는 게 대단하네요. 모두 완성도가 높은 음식인데 특히 제철인 던지니스 크랩 샐러드는 최고였어요. 음식은 눈으로 보는 맛도 중요한데, 봄이 물씬 느껴져요. 샌프란시스코에서 반드시 와봐야 할 레스토랑이죠.”

실크스 “호텔 레스토랑은 레스토랑에 비해 푸드 코스트에 상대적으로 덜 구애받기 때문에 레스토랑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보다 고급 식재료를 만날 수 있어요. 호텔의 주수익 경로는 객실이지 레스토랑이 아니거든요. 이번에 방문한 레스토랑 중 가장 아름다운 분위기를 가졌어요. 퓨전 음식을 훌륭한 와인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곳이죠.”

주니 카페 “이 로스트 치킨 정말 대단하네요! 촉촉하고 부드러우면서 적절하게 간이 되어 있어요. 심플 푸드의 대명사, 로스트 치킨이 갖고 있어야 할 미덕을 모두 갖추고 있어요. 닭고기 육즙이 스며든 토스카나 스타일의 빵과 제철 채소로 만든 샐러드도 잊지 마세요.”

1 김미영 셰프가 최고의 음식으로 선택한 원마켓의 던지니스 크랩 샐러드. 제철 재료는 캘리포니아 퀴진의 가장 큰 특징이다. 2 실크스의 오리 요리. 3, 4, 7 파머스 마켓에서 시장놀이를 잊지 말 것. 김미영 셰프와 직접 만든 수십가지 꿀을 판매하는 농부. 5 해가 진 후의 샌프란시스코. 6 무지개 깃발이 나부끼는 캐스트로 스트리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멋진 거리다. 8, 9 최근 주목받고 있는 레스토랑인 만레사.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테이스팅 코스를 선보인다. 10, 12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 위치한 퓨전 레스토랑 실크스는 로맨틱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 속에서 와인과 퓨전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 11 손을 붉게 물들이는 블러드 오렌지도 봄이 제철이다.

1 김미영 셰프가 최고의 음식으로 선택한 원마켓의 던지니스 크랩 샐러드. 제철 재료는 캘리포니아 퀴진의 가장 큰 특징이다. 2 실크스의 오리 요리. 3, 4, 7 파머스 마켓에서 시장놀이를 잊지 말 것. 김미영 셰프와 직접 만든 수십가지 꿀을 판매하는 농부. 5 해가 진 후의 샌프란시스코. 6 무지개 깃발이 나부끼는 캐스트로 스트리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멋진 거리다. 8, 9 최근 주목받고 있는 레스토랑인 만레사.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테이스팅 코스를 선보인다. 10, 12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 위치한 퓨전 레스토랑 실크스는 로맨틱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 속에서 와인과 퓨전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 11 손을 붉게 물들이는 블러드 오렌지도 봄이 제철이다.

 

행복한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여행자들은 이렇게 감탄한다. “멋진 샌프란시스코! 저 유명한 피셔맨즈 와프, 금문교!”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예술가들은 말한다. “멋진 샌프란시스코!” 그러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젓는다. 그들이 사랑하는 것은 샌프란시스코의 전통과 관용이다. 그리고 비트족의 지원 세력인 시티 라이츠 서점이 상징하는 역사다. 그들은 노스 비치의 커피 볶는 냄새와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분위기, 보호받는 이 분위기를 사랑한다.” 샌프란시스코의 로망에 일조한 책 <보헤미안의 샌프란시스코>를 쓴 에릭 메이슬은 샌프란시스코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자유로운 감성은 물론 미국에서 다양한 문화가 서로 공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노스 비치, 러시아 사람들이 일찍이 차지한 러시안 스트리트, 롬바드 스트리트와 빅토리안 양식의 건물들, 거대한 차이나 타운, 여전히 남아 있는 히피의 집결지, 가끔 문제를 일으키는 필리핀 사람들이 있는 미션 스트리트가 한 집 건너 이웃처럼 모여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관용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누리고 싶다면 캐스트로 스트리트로 가야 한다. 마치 개선장군처럼 높이 휘날리는 무지개 깃발이 보이면 그곳이 바로 캐스트로 스트리트다. 거리에 가득 내걸린 무지개 깃발이 의미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곳은 게이들의 스트리트.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 역사상 첫 게이 시의원인 하비 밀크를 당선시킨 곳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게이 퍼레이드가 열리는 곳이다. 이 모든 것이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기에 캐스트로 스트리트는 더욱 당당하다. 겉모습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유일하게 사토리알리스트의 사진에서 튀어나온 듯한 흑인 패션 피플을 볼 수 있고, 세련되고 재치 있는 수많은 숍과 레스토랑, 카페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도 있다. 거리의 시작을 알리는 카페 플로르에서 계피향이 감도는 사과 시드르를 한 잔 시키거나, 여전히 멋스러움을 지키고 있는 명물 시티 라이츠 서점의 오래된 의자에 잠시 앉아보길. 왜 샌프란시스코를 작가와 예술가의 도시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골목은 지역색을 가진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정체성,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유치원 시절로 돌아간 듯 사이 좋게 지낸다. 이런 문화적 배경은 맛으로도 표현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호텔 중 하나인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실크스(Silks)’는 동서양이 조화된 퓨전 음식을 선보이는 곳이다. 실크스라는 이름처럼 아름다운 실크 패브릭으로 장식된 실내가 이국적인 무드를 자아냈다. “캘리포니아 퀴진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아시아의 재료와 조리법을 즐겨 쓴다는 점이에요.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미국에서 가장 개방적인 입맛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는 데 두려움이 없어요.” 우리나라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사슴 고기, 부드럽게 구운 오리가슴살 등을 주문했다. 특히 와인 리스트가 수준급인데, 매달 한 와이너리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프로모션 중인 저렴한 쇼비뇽 블랑 와인 한 잔을 주문했는데, 정말이지 대단한 맛이라서 만장일치로 한 병을 주문해서 다 마셨다. 남은 일정 동안 우리는 이 와인을 찾아서 한 병이라도 서울로 데려오기 위해 고군분투했는데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실크스에서 만난 환상의 나파 와인, 그 이름은 엘러스 에스테이트(Ehlers Estate) 쇼비뇽 블랑 2009. 도대체 누가 이 와인을 숨겼을까?

Tip 샌프란시스코의 럭셔리 호텔 중 하나인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 위치한, 아시안 터치의 퓨전 캘리포니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실크스 레스토랑에서 VISA 쿠폰과함께비자카드로 결제하면, 50달러 이상 주문 시 15%가 할인된다. ‘VISAJK’를 적어 웹사이트나 이메일로 숙박을 예약하면 1박 3백95달러 이상 객실에 한해 무료 룸 업그레이드, 초콜릿 트러플, 오리지널 칵테일이 제공된다. 혜택은 체크인 시 신청, 객실 상황에 따라 제공된다.

셰프와 함께 시장에 갔다

토요일 오전, 셰프와 나는 장바구니로 쓸 에코 백을 하나씩 끼고 파머스 마켓에 갔다. “파머스 마켓은 일찍 가야 해요. 아침 8시쯤 시작해 12시, 늦어도 오후 2시 전에는 파장하거든요. 그리고 좋은 물건은 금세 떨어져요.” 페리 빌딩에서 열리는 파머스 마켓은 워낙 인기가 좋아 거의 상설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화요일과 토요일에 가장 크게 선다. “LA에서 열리는 파머스 마켓보다 훨씬 큰데요!” 캘리포니아에서 요리 공부를 하고, 서울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는 그 동안 통 보지 못했던 재료를 보고 무척 반가워했다. 온갖 버섯코너에서 진공포장된 블랙 트럼펫 버섯을 산 셰프가 곧장 달려간 곳은 과일 코너. “지금이 마이어 레몬과 블러드 오렌지 철이에요. 피처럼 붉은 블러드 오렌지는 향이 좋아서 요리에도 많이 쓰지만 그대로 까 먹어도 맛있어요. 붉은빛이 도는 걸 고르세요.” 그 옆에선 더이상 붉어질 수 없을 만큼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팔고 있었다. 작은 것을 몇 개 사서 옷에 쓱쓱 문질러 사이 좋게 하나씩 베어 물었다. 누가 꿀을 발라놓기라도 한 것처럼 달았다. 다양한 허브를 넣은 소금을 파는 코너에서 발을 멈춘 셰프는 흰살 생선회를 먹을 때 레몬 소금을 찍어 먹으면 맛있다고 조언했다. “생선회를 좋아한다면 구입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직접 만들어서 써요.” 벌꿀 코너, 직접 만든 트러플 오일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로 만든 핸드메이드 비누를 파는 코너, 온갖 과일과 베리로 만든 핸드메이드 잼을 파는 코너 등 모든 부스에서 걸음을 멈췄고, 손은 자연스럽게 시식용 음식들로 향했다. 얼마든지 맛볼 수 있었다! “될 수 있으면 골고루 먹어보세요. 먹어보고 사라고 준비해놓은 거니까요.”

파머스 마켓은 판매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는 물론 도시와 가까운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식재료를 우선 소비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로컬 푸드 운동’의 중심이 되고 있다. 농부와 어부를 막론하고 모두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상품을 판매한다. 겨울마다 알래스카에서 연어를 잡아 훈제해서 파는 농부는 자신의 어업활동을 담은 사진을 자랑스럽게 내걸고 있고, 아르굴라에서 꽃도 피냐고 신기해하는 내게 꽃을 따서 손에 쥐어준 농부도 있었다(맛있었다!). 곱슬머리의 소년은 각기 다른 해안에서 난 굴과 조개를 까서 파는데 인기가 대단했다. “미국인은 굴을 아주 좋아해요. 해안마다 다른 종을 키우고, 같은 종이라도 맛이 달라서 모두 구분해서 판매하죠. 파머스 마켓에는 지역의 유명한 레스토랑들이 홍보 차원에서 음식 부스를 여는 데 여기서 점심을 해결할까요?” 그래서 우리는 워싱턴베이에서 왔다는 구마모토 굴과 납작한 디스커버리 베이 굴과 유일하게 익히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조개라는 리틀 넥 조개에 레몬즙을 뿌려가며 껍질이 수북해지도록 먹었다. 주변에 사람들도 피시 타코나 줄을 20분씩 선 끝에 쟁취한 한국식 숯불구이와 버거 등을 먹고 있었다. 푸른 바다 위에 눈부시게 흰 요트가 즐비한 항구가 바라보이는 벤치에서 말이다.

마지막 만찬은 나와 함께

미국의 오가닉 푸드 문화를 이끈 여성 스타 셰프인 앨리스 워터스가 운영하며, 세계적인 레스토랑 중 하나인‘ 셰 파니스’ 레스토랑을 마다하고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근교 도시인 ‘산 호세’로 향했다. 지금 가장 떠오르는 캘리포니아 파인 다이닝이라는 게 우리의 호기심과 입맛을 자극했던 것이다“. 만레사에서 쓰는 모든 채소와 허브를 직접 키우는 농장이 따로 있어요. 자신의 레스토랑만의 유기농 식재료를 길러내는 농장이 따로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이죠. 만레사는 제가 꿈꾸는 레스토랑에 아주 근접한 곳이에요.”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산 호세.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펼쳤지만, 메뉴가 없었다! 철에 따라 즉흥적으로 준비되는 테이스팅 코스는 요리 이름 대신 ‘2월’이라는 제목 아래 사과, 전복, 대구, 절인 자두, 가리비, 셀러리악, 야생 꽃 등 64개의 재료만 나열되어 있을 뿐. 우리에게 주어진 정보는 그게 다였다. 이곳을 지휘하는 데이비드 킨치 셰프는 연금술사처럼 이들 재료로 만든 코스 음식을 선보였다. 다음 요리가 무엇이 나올지 우리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매 순간이 영화 같았고, 이 요리 영화의 흥행은 합격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코스가 끝난 뒤 모든 코스가 적혀 있는 메뉴를 곱게 접어 넣은 봉투를 받았다.

마지막 저녁식사를 마치고 샌프란시스코에 돌아온 우리는 샌프란시스코가 내려다보이는 마크 호텔의 꼭대기에 자리한 근사한 바, 마크 온 탑에 갔다. 매일 저녁 크고 작은 공연이 열리는 이곳에선 마침 스윙 재즈 밴드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듬뿍 받고 자란 라임과 민트를 넣은 모히토와 나파 밸리 스파클링 와인, 마가리타를 각자 취향대로 시켜놓고 이 아름답고 맛있는 도시와의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이 도시에 헌정된 송가,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들을 때면 늘 저편으로 밀어놓은 기억들이 아련하게 떠올랐었다. 하지만 이제 이 노래를 들으면, 나는 배가 고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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