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둘러보다가 취향이 좋은 사람들의 집을 발견했다.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그곳, 탐나는 방의 문을 열었다.

 

#시간여행자의 갤러리
작가 류은영은 빈티지 가방에 전 세계 벼룩시장과 경매를 통해 찾아낸 장식물을 더해 새로운 스타일의 가방 히스토리 바이 딜런을 만든다. 남산이 내려다보이는 그녀의 집은 작업실과 작품을 수집하는 갤러리를 겸한다.

 

류은영의 작업실 “건축가 김수근 선생님이 1972년 설계한 호텔을 재건축한 맨션에 살고 있어요. 빈티지 가구로 공간을 채웠죠. 손때가 묻은 사물이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이에요.” 빈티지 작가 류은영이 답했다. 1930년대 정육점에서 쓰던 고재 탁자와 1950년대 판화 작가가 사용했던 서랍장은 뉴욕에서 서울로 이사 오며 옮겨왔다.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데이베드와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소파는 거실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다.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절친한 친구였던 클래스 올덴버그의 판화를 곁에 걸었고, 디자이너 장 푸르베의 포텐스 조명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사랑하는 피카소와 장 자크 상페, 장 콕토의 드로잉, 프란체스코 클레멘테의 판화가 하얀 벽을 채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가구와 그림을 옮기며 조합을 바꾸어본다. 에르메스 상자를 쌓은 오렌지 트리와 인디언 텐트, 계절감을 드러내는 화병의 꽃까지. 어제와 오늘이 다른 그녀의 집은 영감을 주기 충분해 보인다.

 

#고요한 방
보헤미안의 자유로운 감성이 느껴지는 그래픽디자이너 최고요의 집. 수납장과 침대는 회색으로 칠했고, 길에 버려진 창틀을 이용해 거울을 완성했다. 뉴욕의 에이스 호텔처럼 멋진 숙박업을 꿈꾸는 그녀는 집을 스튜디오 삼아 열심히 연구하는
중. 숙소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를 통해 새로운 여행객을 만나는 일을 연습하고 있다.

 

 

# 숲이 보이는 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권은순 대표는 아파트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향한 곳은 양재동에서 1km 남짓 떨어진 추사로. 주변이 숲으로 둘러싸인 전원 주택이다. 가족이 함께하는 여가시간을 위해 거실을 넓히는 대신 방과 욕실을 작게 공간을 구성했다. 멋진 숲을 즐길 수 있는 커다란 창문이 인테리어의 핵심. 친구들을 초대하기 위해 넉넉한 라운지 테이블을 배치 했고, 세계를 여행하면서 수집한 소품과 책으로 허전한 복도를 짜임새 있게 활용했다.

 

# 탐나는 하얀 방
미국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케이크 아렌즈의 집은 과도한 꾸밈 없이 편안한 내추럴 무드를 선호한다. 공간은 화이트 컬러를 시원시원하게 사용했다. 아파트 거실에 놓인 라운지 체어는 ‘시티즌리(Citizenry)’의 제품. 게으름을 부리며 일하고 싶은 낮엔 이 의자에 앉는다. 책장의 책은 정리하기 쉽게 컬러별로 꽂아놓고, 바 카트에는 다양한 술을 늘 준비해 두고 있다. 이건 주인만큼이나 손님들이 좋아한다.

 

# 수집가의 전원주택
온라인 리빙숍 5층 아파트와 소포빌라를 운영하는 오너는 얼마 전 작은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갔다. 부엌의 상부장도 뜯어내고, 마당의 잡초를 뽑고, 벽도 칠하면서 일일이 손으로 완성했다. 녹색 소파는 가리모쿠, 의자와 서랍장은 덴마크에서 들여온 빈티지 가구다. 수집가의 집은 이렇게나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