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를 만났다.

 

오는 7월, 내한 공연을 갖는 막심 므라비차

오는 7월, 내한 공연을 갖는 막심 므라비차

막심 므라비차의 이름이 생소하다면 지금 당장 유튜브를 클릭해 ‘The Flight of the Bumble Bee’를 연주하는 그를 만나보기 바란다. 거침없는 속주를 하면서도 완벽하게 리듬을타고 있는 그 남자가 바로 건반 위의 남자, 막심 므라비차다. 오는 7월 6일 예술의전당 무대를 시작으로 전국투어 콘서트를 펼치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를 만났다.

한국 공연을 앞두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정말 기대된다. 한국의 팬들은 항상 열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기 때문에 한국에서 연주하면 무척 행복하다. 팬들의 관심과 반응이 큰 만큼 긴장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을 꽤 자주 방문했다. 특별했던 시간을 떠올려본다면?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지만, 연주일정에 쫓겨서 한국의 문화와 음악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얼마 전 한국 전통음악을 듣게 되었는데 다른 어떤 나라에서는 들을 수 없는 독특한 음색이었다. 이번에 한국에 가면 CD를 구해서 더 열심히 들어볼 생각이다.

같은 곡을 연주하는데도 매번 다른 느낌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즐긴다. 새로운 스타일, 새로운 장르에 대한 욕구를 늘 지니고 있다.

당신의 팬들도 그걸 알기에 항상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다는 걸 알고 있나?
알고 있다. 그 또한 자극이 된다.

처음 피아노 앞에 앉았던 시간을 기억하나?
또렷이 기억한다. 여덟 살 때 친구 집에서였다. 그날 이후 친구를 만난다는 핑계로 하루에도 몇 번씩 친구 집을 찾아갔다. 물론 피아노를 치기 위해서였다.

어린 시절 전쟁을 경험한 것이 음악을 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어떤가?
열다섯 살 때 전쟁이 터졌다. 전쟁은 모든 사람의 삶을 비극적으로 만들었다. 전쟁을 겪고 살아남은 후, 삶에 대한 의지가 더 확고해졌다. 하지만 전쟁이 음악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당신의 음악을 건드리는 건 무엇인가?
제일 존경하고 좋아하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다. 그 외에도 러시아 작곡가와 연주자들의 음악을 좋아해서 그들의 음악을 즐겨 듣고 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어린 나이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게 한편으로는 큰 부담이 되었을 것 같다.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이후부터는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늘 지니고 살아왔다. 되돌아보면 이런 부담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클래식이 아닌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서 남들과 차별화되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크로스오버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매력적이었나?
클래식, 재즈, 팝 뮤직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새롭게 해석해서 연주하기에 항상 흥미롭고 즐겁게 연주할 수 있다.

음악을 진심으로 즐기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
피아노 레슨을 받은 지 1년쯤 지난 아홉 살 때 ‘이 피아노와 함께 인생을 보내게 될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루에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나?
세 시간 정도 꾸준히 연습한다. 물론 연주회를 앞두고 있을 때는 훨씬 길어진다.

피아노 앞에 앉아 있지 않을 때는?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오랜 친구들과 모여 수다를 떨며 식사하는 것도 나를 행복하게 한다.

현재 당신의 MP3에는 누구의 음악이 들어 있나?
매번 다른 음악으로 채워지는데 요즘은 일렉트로닉을 즐겨 듣는 편이다. 베스 디토(Beth Ditto), DJ 스크릴렉(Skrillex), 텔레팝뮤직(Telepopmusik)!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달라.
한국 공연 이후에는 런던에 머물면서 새로운 음반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중국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는 당신을 볼 수 있겠지?
물론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나의 음악이 사랑받을 수 있어서 스스로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는 연주자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