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사랑해 이 말밖엔’, ‘사랑인걸’ 등 수많은 히트곡의 작곡가이자 뮤지션인 심현보는 라디오가 가장 사랑하는 인물 중 하나다. 한때 19개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로 출연했던 그에게 드디어 자신만의 프로그램이 생겼다.

오랜 시간 여러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로 활약하다 드디어 심현보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DJ 데뷔를 축하한다.
고맙다. 정말 나에겐 하나의 ‘사건’이다. 전형적인 라디오키드인 내게 DJ는 오래전부터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었으니까.

아침 9시부터 11시까지 MBC FM4U에서 <오늘아침 심현보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매일 아침 6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생활패턴이 180도 바뀌었다.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활동해본게 오랜만이다. 게스트를 초청해 라이브도 많이 들려드리고 싶은데 시간이 이르다 보니 섭외하기가 어렵다. 목이 덜 풀렸을 시간대에 뮤지션을 부르기도 미안하고.

그러게. 확실히 음악 하는 사람들이 깨어 있을 것 같은 시간대는 아니다.
사실 내가 생활패턴을 바꾸는 것은 별로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내가 생활하던 시간대가 아니기 때문에 이 시간에 사람들이 뭘 하는지, 사람들이 어떤 마음일지를 잘 모른다는게 신경 쓰였다. 그래서 많이 고민했다.

라디오와 노래는 다수의 청자와 긴밀하게 감정을 교류한다는 점에서 닮은 것 같다.
누구나 살아가며 겪었고, 그래서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사건에서 특별한 지점을 찾아내 전달해야 한다는 점도 같다. 나는 사람들의 감정을 좀 더 살피고,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취자들과의 소통은 성공적인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벌써부터 내 식구처럼 느껴지긴 한다. 게스트 때와는 정말 다른 게, 챙겨야 할 게 너무 많다. 식구 여러 명을 나 혼자 챙기는 느낌이다. 아직은 천천히 알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원래 사람도 한 방에 친해지는 게 아니니까.

라디오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것도 많을 것 같다.
음악 프로그램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DJ라고 생각해서 나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선곡하는 가요와 외국 곡의 비율이 50:50 정도로 다양한 곡을 많이 들려드리려 한다. 하루에 한 곡씩 유럽 뮤지션의 곡을 소개하기도 하고. CF삽입곡, 자주 나오는 연주곡을 틀기도 한다. ‘아, 이 노래 많이 들어봤는데’하고 반가워하신다.

심현보의 2012년이 어떤 노래 같기를 바라나.
이전의 내 활동이 사분사분거리는 정도였다면 라디오 DJ 시작을 계기로 좀 더 활기차게 이것저것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1월부터 싱글을 차곡차곡 내기 시작해서 연말에는 4집을 낼 거고, 에세이도 쓰고 있다. 한마디로 제이슨 므라즈의 ‘Lucky’ 같길 바란다. 행복하고 경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