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밴드>에서 그들의 무대를 볼 때마다 ‘터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노래하고 기타 치는 김정우와 노래하고 드럼치는 김슬옹은 매번 두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소리, 그 이상의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그들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그들의 음악부터 들어야 한다. 짙은 아이라인만 보고 그들을 성급히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인터뷰도 하고 방송도 하고 공연도 하고 많이 바쁘죠?
김슬옹 <탑밴드> 때는 음악 연습만 했는데 끝나고 나니 여기저기서 많이 찾아주셔서 좀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방송 이후의 가장 긍정적인 변화를 꼽아본다면요?
김정우 저희 음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게 가장 기뻐요.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우승을 예상했을 것 같은데.
김슬옹 우리가 포 음악을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더 우승할 거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막상 우리의 이름을 불렀을 때 의외로 담담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절실했던 것 같아요.

기획사의 러브콜을 많이 받았을텐데 독립 레이블 DMZ를 만든 이유가 궁금해요.
김정우 많은 기획사 분들을 만났는데 의견이 안 맞았어요. 우리의 음악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어요. 소신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모두 함께 만들었기 때문에 대표님 외에는 다 이사직이에요.

아, 김정우 이사님이시네요!
김정우 네, 김 이사입니다. 하하.

서바이벌 프로그램 중에 <탑밴드>를 선택한 이유 또한 명백하겠죠?
김슬옹 <탑밴드>는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과는 달라요. 모든 스태프와 출연자가 다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탑밴드>밖에 없을 거예요. 라이벌 의식보다는 동료 의식이 더 강했어요. 밴드음악 하는 사람들이 같이 모여서 즐기면서 음악을 한 거예요. 단지 서바이벌이라는 형식만 빌렸을 뿐인 거죠.

두 사람은 마음이 잘 맞는 편인가요?
김정우 잘 안 맞아요. 뭔가를 하자 했을 때 의견이 대립한다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게 다르다는 거예요. 그래서 더 좋아요. 슬옹이가 좋아하는 것과 제가 좋아하는 것이 만나서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내거든요.

공연하는 걸 보면서 그걸 느꼈어요.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것 같은데 결국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느낌. 나이 차이가 꽤 나는데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어요?
김정우 음악 학원에서 만나서 알고 지내다가 작년 비슷한 시기에 각자의 밴드가 해체됐어요. 그래서 제가 슬옹에게 전화를 했어요. “우리 둘이 해보자”고.

이제 시작이지만 어디까지 가고 싶어요?
김슬옹 비틀스 같은 음악을 들으면 ‘저 음악 비틀스 같다’ 하잖아요. 저희는 톡식 같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저 음악 톡식 같다’ 이런 소리를 듣는 게 꿈이에요.

끝까지 가는 거네요. 톡식 같은 앨범은 언제 나와요?
김정우 작업은 계속하고 있는데 ‘언제까지다’라고 정해놓고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너무 진지하게 하는 건 아니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띄엄띄엄이란 건 없고 다 거치고 경험해야 맞는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 계획은요?
김슬옹 공연해야죠. 공연 안 하면 자고 싶어요.
김정우 크리스마스나 생일 때 특별히 뭘 한 적이 없어요. 지난해에도 연습실에 있었던 거 같아요. 소시지 구워 먹으면서.

소시지는 평소에 구워 먹고 크리스마스에는 밖에 나가 놀아요.
김정우 그럴게요. 다음에 또 불러주세요. 그때까지 재미있는 뭔가를 많이 만들고 있을게요

New Music & Concert

1. 플로렌스 앤 더 머신 <Ceremonials>
칼 라거펠트의 뮤즈이기도 한 플로렌스 웰치는 아무리 생각해도 재능이 너무 많다. 그녀가 속한 밴드 플로렌스 앤 더 머신의 두 번째 앨범이 드디어 국내에 발매된다. <What The Water Gave Me>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이 밴드에 안 빠지고는 못 배긴다. 유니버설뮤직

2. 로지피피 <Aloha Oe>
새로움과 익숙함이 묘하게 공존하는, 평범한 듯하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앨범이다. 몽환적이고도 시원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Hello’로 좋은 출발을 하고 있고 곡에서 곡으로 이어지는 스토리 또한 훌륭하다. 소니뮤직

3. 바비빌 <Dr. Alcohol>
바비빌의 이번 앨범을 언급하는 데 있어 제목을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난 내가 네 애인인 줄 알았어’, ‘잡범’, ‘평생 너만 사랑하고 싶어(근데 잘 안 돼).’ 제목이 이 정도니 가사는 상상에 맡기겠다. 홍상수 영화를 음악으로 듣는 경험이다. 비트볼뮤직

4. 이상은 <Say Yes>
2011년 첫번째 단독공연은 이틀에 걸쳐 두 가지 콘셉트로 선보인다. 에너지 넘치는 밴드 버전으로 그녀의 음악을 듣고 싶다면 26일, 어쿠스틱 버전으로 듣고 싶다면 27일로 예약하면 된다. 11월 26일~27일, KT&G상상마당라이브홀

5. 조 브룩스 <Acoustic Christmas Dream>
감미로운 발라드 ‘Holes Inside’와 ‘OK’를 비롯해 최근 녹음한 신곡, 크리스마스 캐럴 등 12월인 만큼 알찬 레퍼토리를 준비했다고 한다. 12월 19일, 홍대 브이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