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모두 자신의 시간을 걷는 배우들이 있다. 이제 만개하려는 어린 배우들과 우리나라의 전설이 된 여배우 7인이 조금씩 다른 얼굴과 조금씩 다른 감정으로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의 달콤한 의미가 이 안에 있다. 아름답다.

블라우스는 지컷(G-cut). 헤어밴드는 케이트앤켈리(Katenkelly).

김지원 청춘의 표정

그녀는 노스탤지어의 얼굴을 가졌다. 이웃집에 사는 소녀, 자전거를 타는 소녀. 어쩌면 에세이에만 존재해 온 세라복을 입은 연필 같은 소녀, 100% 여자아이.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모든 클리셰 속에 존재할 것 같은 소녀의 마지막 얼굴.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1980년대 하이틴 잡지 커버에서 튀어나온 듯한 소녀는 하늘에서 별을 따다 줄 수 있을 만큼 예쁘고 투명하다. 요컨대, 김지원은 우리 앞에 하나의 이미지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금은 생활 연기의 진수를 보여줘야 하는 시트콤의 배우가 되었다. “지금은 모든 게 궁금해요. 촬영장에 가면, 다른 사람의 촬영을 다 따라다니면서 구경을 해요. 저 캐릭터의 감정이 궁금하고, 배우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할까를 생각해요.” CF스타와 신인 배우, 갓 스무 살이 된 여자 아이의 간극은 스스로가 가장 잘 느끼고 있다. “길을 가면 사람들이 전혀 알아보지 못해요. 정말로요. 그리고 광고와 너무 다르다고 이야기를 해요. 아무래도 광고는 다른 촬영과 조명도 다르잖아요?” 그래서 김지원은 다른 작품보다 시트콤에 출연하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CF는 짧지만 시트콤은 길잖아요. 오랫동안 연기를 하면서 이런저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게 요즘 제일 기분 좋은 일이에요. 그리고 시트콤에서의 제 모습이, 실제의 저와 제일 비슷하거든요.” 아직은 많은 것이 낯설고, 알고 싶은 것만 가득하다. 연기, 사랑, 인간관계 그리고 자신의 매력과 얼굴도. “얼굴에서 입술이 가장 싫었어요. 지금은 좋아졌어요. 메이크업을 할 때 입술만 발라도 예쁜 것 같아서요. 언젠가는 팜므파탈을 하고 싶거든요. 아직 나이가 너무 어리겠죠? 서른 살, 서른다섯 살쯤 되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은 원하는 걸 다 가지고 있는데. 청춘의 표정을 하고 있는 그녀만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