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봄/여름 서울패션위크가 막을 내렸다. 일주일 동안 71개의 쇼를 올린 그 현장에서 <얼루어>는 당신이 기억해야 할 신진 디자이너를 만났고, 봄/여름 트렌드와 컬렉션장을 찾은 셀러브리티를 담았다.

모델이 입은 원피스와모자는 JO5. 팔찌는젬마 양(GemmaYang). 슈즈는라인910(Lane910).디자이너가 입은트렌치코트는 JO5.

모델이 입은 원피스와
모자는 JO5. 팔찌는
젬마 양(Gemma
Yang). 슈즈는
라인910(Lane910).
디자이너가 입은
트렌치코트는 JO5.

 

JO5 | 조주연

브랜드 이름 JO5는
사실 특별한 의미는 없다. 처음부터 내 이름과 관련된 브랜드명을 짓고 싶었다. 영어 이름이 Jo라서, Jo를, 그런데 Jo는 너무 단순하고 숫자 5를 붙이면 어떨까 싶었다. 모던하면서도 중성적인 이미지를 추구하는 만큼 간결한 문자로 나열돼 보이길 원했다. 정확한 발음은 ‘제이오파이브’다.

이번 컬렉션의 영감은
스트리트 패션에서 얻었다. 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스타일을 관찰하는 걸 좋아한다. 마음에 드는 색이나 아이템,액세서리, 느낌 등을 메모해뒀다가 디자인에 접목한다. 이번 쇼의 주제도 ‘Tomboy Street Chic’였다.

쇼를 준비하면서 특히 고민한 부분은
컬러 사용이었다. 모노톤을 좋아해서 컬러를 잘 쓰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패션쇼는 좀 달랐다. 쇼적으로 보여지는 부분을 생각해야 했기에 어떤 컬러를 더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블루와 스트라이프를 더하게 됐다. 앞으로도 컬러 사용이 큰 과제로 남을 것 같다.

‘프린’에서의 경험은
쇼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런던 브랜드 중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이기도 했고, 세계 각국으로 진출한 브랜드임에도 스튜디오가 생각보다 작은 규모로 진행되는 곳이었다. 그래서 각종 소재, 부자재, 콘셉트 취합부터 디자인 전개, 쇼의 라인업과 스타일링까지 한눈에 다 볼 수 있어 배울 점이 많았다.

요즘 관심이 가는 아티스트는
사진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토드 셀비(Todd Selby).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촬영하고, 사진과 그림으로 표현해 보여주는 점이 흥미롭다. 그의 사진을 통해 종종 아티스트나 디자이너의 옷장도 구경할 수 있다. 스페인 사진작가 체마 마도스(Chema Madoz)의 작품도 재미있다.

뮤즈는
프랑스 배우 레아 세이두(Lea Seydoux)와 영국 모델 데이지 로(Daisy Lowe), 배우 김민희가 섞인 것 같은 내 상상 속 인물.

언젠가는
런던에서 JO5를 입은 사람을 보고 싶다. 사우스 뱅크의 헤이워드나 사치 갤러리에서 내 옷을 입은 누군가를 만난다면 정말 좋겠다.

JO5는
가로수길의 씨에클, G533, 청담동 플로우, 디누에, 도산공원의 인터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온라인 스토어 W 컨셉(wconcept.co.kr)과 11번가에서도!

JO5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의도되지 않은 멋스러움. ‘Effortless Chic’이다.

모델이 입은 원피스와슈즈, 디자이너가 입은블라우스와 팬츠는 모두S=YZ.

모델이 입은 원피스와
슈즈, 디자이너가 입은
블라우스와 팬츠는 모두
S=YZ.

 

S=YZ | 송유진

브랜드 이름 S=YZ는
내 이름의 이니셜을 하나씩 딴 것이다. 여기에 시대의 흐름에 영향 받지 않는 클래식을의 미하는 ‘=’ 기호를 넣었다. ‘에스이콜와이지’라고 읽으면 된다.

이번 컬렉션의 영감은
동굴 속의 종유석과 석순 등의 다양한 오브제에서 얻었다.

쇼를 준비하면서 특히 고민한 부분은
프린트가 들어갈 적당한 위치와 균형이 문제였다. 프린트가 과감하기 때문에 너무 많이 사용하면 촌스러워 보이고, 덜하자니 느낌을 제대로 살리기가 어려웠다. 여기에 시스루나 저지, 가죽 소재를 섞으 면서 어느 부분을 절개해야 실루엣이 예뻐 보일지 많이 고민했다.

‘조나단 선더스’에서 일할 때
콘셉트를 잡고 소재를 고르는 일부터 수출까지, 하나의 패션 브랜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알렉산더 맥퀸에서는 핸드 드로잉과 컴퓨터 그래픽의 접목을 접하면서 늘 긴장하면서 일한 것 같다.

나의 옷은
소재의 믹스앤매치가 특징이다. 특히 가죽이 주는 투박한 느낌을 좋아해서 가죽 트리밍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실루엣. 여자의 몸이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도록 신경 쓴다.

첫 고객은
갤러리아 백화점 스티븐 알란에서 컬렉션 드레스를 구입한 장샛별 씨. 데이웨어로 소화하기 힘든 가죽 끈을 장식한 시스루 드레스였는데 그 후, 친언니가 와서 또 다른 옷을 구매해갔다. 지금도 종종 옷을 맞춰간다.

뮤즈는
키이라 나이틀리와 카를라 브루니. 그녀들의 미소와 클래식 이미지를 좋아한다.

S=YZ는
편집숍 디누에와 인터섹션, 퍼스트 룩 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 구매는 W컨셉(wconcept.co.kr)과 29cm(29cm.co.kr), 먼슬리맨션(monthlymansion.co.kr)에서.

S=YZ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Sophisticated.

함께해서 좋아요

함께해서 더 예쁘고 더 볼만했던 베스트 협업 컬렉션.

1. 스티브J & 요니P×노에미 클라인×윌리엄스버그×이랑 밴드
햇살이 내리쬐는 해변을 걷고 있는 소녀. 스티브J & 요니P는 이 소녀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에 나섰다. 영국의 주얼리 디자이너 노에미 클라인은 헤어밴드 장식으로 위트를 더했고, 윌리엄스버그와는 아기자기한 프린트가 돋보이는 레인코트를 만들었다. 무대에는 이랑 밴드가 연주하는 서정적인 어쿠스틱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2. 앤디앤뎁×강나루
앤디앤뎁은 빈티지한 플레잉 카드에 주목했다. 그림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나 볼 법한 카드의 킹, 퀸, 잭, 조커의 이미지를 새롭게 재현해낸 작가는 일러스트레이터 강나루. 이 독특한 일러스트와 흐르는 듯한 러플 장식, 구조적인 재단이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3. 칼이석태×칼린
칼이석태와 칼린은 지난 2012 가을/겨울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날렵한 재단이 특기인 칼이석태와 고급스러운 소재를 무기로 하는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 칼린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칼린은 ‘White Boy’를 테마로 한 칼이석태의 의상에 맞춰 블랙&화이트의 대비가 돋보이는 클러치백, 숄더백 등을 선보였다.

4. 쟈니해잇재즈×엠주
‘Alaska Odyssey’를 테마로 1950년대 크루즈 룩을 모던하게 풀어낸 쟈니해잇재즈와 주얼리 브랜드 엠주가 손을 잡았다. 엠주는 얼음을 연상시키는 실버 삼각형을 모티프로 헤어핀과 헤어밴드, 귀고리, 팔찌 등을 만들었다.

Fashion Trend Keywords

2013 봄/여름 서울패션위크에서 포착한 내년 봄 유행할 패션 키워드 다섯 가지.

1. White Rush
2013 봄/여름 런웨이 위는 하얗디하얀 화이트 룩으로 넘쳐났다. 흰색이라고 해서 다 똑같지는 않다. 레이스를 더한 푸시 버튼의 흰색은 관능적이었고, 복잡한 절개 솜씨를 발휘한 칼이석태의 흰색은 강렬했으며, 오간자 소재를 사용한 제인 송의 흰색은 그야말로 순수했다.

2. All of Print
내년에도 프린트의 유행은 계속된다. 줄무늬나 도트는 물론이고 페이즐리, 기하학, 일러스트 프린트뿐만 아니라 한 단어로는 정의할 수 없는 실사 프린트까지! 이상봉의 나비 프린트, 곽현주 컬렉션의 카무 플라주, 스튜디오 케이의 큐브 프린트 등 프린트들이 대활약을 펼쳤다.

3. 비침의 미학
어느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비치게 보여줄까? 이것은 컬렉션을 준비한 많은 디자이너들의 화두였던 것 같다. 시스루와 레이스를 조합하거나, 얇은 니트를 쓰거나 혹은 투명한 PVC 소재를 사용해 은근히 살갗을 드러내기도 하고, 소재와 소재가 서로 겹쳐 보이게 하는 효과를 주는 등 봄/여름에는 역시 시스루가 대세다.

4. Chic Sportism
스포티즘의 품격은 내년 봄, 한 단계 더 도약할 예정이다. 포인트는 보다 여성스러움을 갖추는 것. 푸시 버튼은 도트 무늬 맥시 스커트에 야구 점퍼를 매치했고, 쟈니해잇재즈는 청량한 그러데이션이 돋보이는 프린트 아노락 점퍼를 선보였다. 제인 송이 선보인 레이스 소재의 스웨트 셔츠도 탐나는 아이템!

5. Tattoo Collection
‘특정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 타투가 어느새 패션의 일부분이 되었다. 스티브J & 요니P는 보디 페인팅으로 타투를 장신구처럼 사용했고, 칼이석태는 프린트를 더한 시스루를 이너웨어로 입어 타투 효과를 노렸다. 계한희의 카이는 좀 더 과감하게 살색 스타킹과 티셔츠, 가방, 모자 등 액세서리에도 익살스러운 타투 프린트를 그려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