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아이템은 한결같이 손이 간다. 매일같이 새롭게 쏟아지는 트렌드 홍수 속에서 패션 인사이더 6인이 일순위로 꼽는 클래식 아이템과 그 이유를 담은 패션 다이어리.

면 소재 트렌치코트는 가격미정,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김현경 | 스타일리스트
나의 클래식 아이템 트렌치코트. 2010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메종 마르지엘라 매장에서 구입했다. 구입한 지 5년째지만, 기본 색상인 베이지 컬러와 엉덩이를 덮는 평범한 디자인이라 여전히 자주 입는다. 트렌치코트의 매력 여름과 겨울이 끝났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패션 아이템으로 트렌치코트만 한 게 있을까? 기온이 서늘해질 때 가장 먼저 찾는 외투이다. 트렌치코트 연출법 직업상 화려한 의상을 많이 접하다 보니 평소에는 지극히 평범하게 옷을 입는다. 기본 중의 기본을 고수하는 스타일로, 흰 티셔츠에 데님 팬츠를 입고 트렌치코트를 가볍게 걸치는 것. 액세서리라고는 매일 차는 롤렉스 메탈 시계를 더하는 것이 전부다. 함께하면 좋은 아이템 세린느의 트로터 백. 기존 세린느의 박스 백에 양 모서리를 둥글린 디자인이다. 트렌치코트를 입고 옆으로 메면 클래식한 스타일에 활기까지 더해준다. 클래식 아이템이란 지나치게 멋을 부리지 않아도 그 자체로 멋을 풍기는 것이 클래식 아이템이다. 시그니처 스타일 무채색을 기반으로 한 미니멀 스타일. 과도한 색상과 디테일이 들어간 룩은 기피하는 편이다.

면 소재 스니커즈는 12만9천원, 컨버스(Converse). 

서동미내 | 신세계 인터내셔널 마케팅팀 파트장
나의 클래식 아이템 흰색 스니커즈. 어떤 색상의 옷과 백에도 잘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신발장에 두세 켤레의 흰색 스니커즈는 늘 두는 편. 컨버스의 잭 퍼셀 스니커즈를 가장 즐겨 신고 나이키의 에어맥스 시리즈도 좋아한다. 화이트 스니커즈의 매 신는 것만으로도 경쾌한 느낌을 준다. 여성스러운 소재와 디자인이 돋보이는 아이템과 매치하면 더욱 매력적이다. 화이트 스니커즈 연출법 캐주얼 스타일부터 팬츠 슈트 등 어떤 스타일에도 편하게 연출할 수 있다. 발목까지 오는 롱 스커트에 손바닥만 한 미니백을 옆으로 메거나, 벨트 백으로 포인트를 주면 멋스럽다. 함께하면 좋은 아이템 주름 장식이 들어간 가죽 소재의 롱 스커트와 화이트 스니커즈의 궁합은 환상적이다. 클래식 아이템이란 오래전 선보였지만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여전히 마음을 끄는 아이템. 닳고 해지면 다시 사고 싶고, 늘 옷장 속에 있어야 마음이 편한 아이템이다. 시그니처 스타일 슈즈는 항상 스니커즈를 신고 옷차림은 여성스러움을 강조한다. 롱 플레어 스커트나 롱 드레스에 스니커즈를 매치하는 스타일을 즐긴다.

 

강소영 | 모델
나의 클래식 아이템 둥근 프레임의 안경. 뿔테 안경과는 또 다른 메탈 소재로 귀여움을 더한다. 이번 시즌, 다소 엉뚱해 보이는 ‘너드’ 스타일이 주목받기 시작했으니 올가을 나의 안경 사랑은 더욱 빛을 발할 듯하다. 안경의 매력 프레임의 형태에 따라 이미지에 변화를 줄 수도 있고, 데일리 룩에 가장 쉽게 매치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무심한 스타일을 연출하기 딱 좋은 액세서리. 안경 연출법 촬영장에는 대개 민낯으로 가는데 이때 비니와 매치하는 것을 즐긴다. 모자와 안경, 스카프와 안경, 스웨터와 안경 등 함께하는 아이템과 분위기를 맞춘다. 함께하면 좋은 아이템 작년에는 루피망고의 두툼한 비니와 함께 연출했다. 올해는 코까지 덮는 터틀넥 스웨터와 매치할 예정. 클래식 아이템이란 오늘만 특별히 멋을 내기 위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습관처럼 늘 자신의 스타일과 함께하는 기본적인 아이템. 시그니처 스타일 자유분방한
믹스매치. 이를테면 빈티지 스커트와 셔츠를 입고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아우터를 매치하는 것을 즐긴다.

1 악어가죽 소재 시계는 1천2백70만원대, 까르띠에(Cartier). 2 면 소재 랩 스커트는 16만8천원, 렉토(Recto).

이명신 | 로우클래식 디렉터
나의 클래식 아이템 가죽 시계. 부드러운 가죽 스트랩 시계는 평범한 옷차림도 세련된 멋이 느껴지게 한다. 까르띠에의 탱크 앙글레즈 손목시계를 자주 착용하는데, 브랜드의 오랜 역사를 함께해온 대표 모델인 만큼 품질은 물론, 클래식한 디자인이 품격 있다. 가죽 시계의 매력 옷을 만드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옷을 비롯한 가방, 슈즈는 시간이 지나면 닳고 입지 못하는 일종의 소모품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시계는 시간이 흘러도 처음 가치가 그대로 유지될 뿐 아니라, 낡고 바랜 가죽 스트랩은 스타일에 기품을 더한다. 가죽 시계 연출법 스웨터를 입을 때, 시계를 니트 위에 착용한다. 흘러내리는 소매도 고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포인트 액세서리 역할도 톡톡히 한다. 함께하면 좋은 아이템 반듯한 셔츠, 재킷, 혹은 깔끔한 스웨터 등 지극히 베이식하고 클래식한 아이템과 매치하면 가죽 시계가 지닌 단아한 멋이 돋보인다. 클래식 아이템이란 T.P.O.에 따른 고민 없이, 언제나 나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것이 나만의 클래식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그런 옷과 액세서리는 시간과 유행에 상관없이 늘 내 옆에서 나를 표현해주니까. 시그니처 스타일 흰 티셔츠에 와이드 팬츠, 슈즈는 매니시한 로퍼를 즐겨 신는다. 한마디로 군더더기 없는 톰보이 룩을 즐긴다.

 

정지연 | 렉토 디렉터
나의 클래식 아이템 랩 셔츠 스커트. 이번 시즌 렉토의 컬렉션 아이템으로, 베이식 셔츠에서 영감 받은 것이다. 깨끗한 화이트 색상이라 어떤 아이템과도 잘 어우러진다. 랩 셔츠 스커트의 매력 심플한 원피스 위에 매치해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하거나 미니스커트 아래 겹쳐 입어도 멋스럽다. 랩 셔츠 스커트 연출법 이 스커트는 단독으로 입기보다 다른 아이템과 레이어드하면 더 멋스럽다. 발목까지 떨어지는 긴 원피스에 매치하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낙낙한 스웨터와 함께 입을 예정이다. 함께하면 좋은 아이템 랩 셔츠 스커트의 캐주얼한 멋을 잘 살려줄 간결한 디자인의 화이트 스니커즈. 클래식 아이템이란 클래식 아이템은 시간이 흘러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것들이라 생각한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바랜 디테일마저 고급스러워 보이고 정감이 간다. 시그니처 스타일 나의 취향이 무엇인지 온전히 보여주는 렉토의 옷처럼, 보디 실루엣에 구애받지 않은 편하고 심플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소가죽 소재 바이커 재킷은 가격미정, 생로랑(Saint Laurent).

정진아 | <더블유> 패션 에디터
나의 클래식 아이템 바이커 재킷. 패션 어시스턴트로 일할 때 의상 픽업을 위해 쟈뎅 드 슈에뜨 쇼룸에 들렀다가 단숨에 매료됐다. 바이커 재킷 본연의 아이템이 지닌 로큰롤 무드에 로맨틱한 무드가 흐르는 아이템과 매치하는 것을 즐긴다. 바이커 재킷의 매력 21세기에 등장한 뉴 클래식을 꼽으라면 단연 바이커 재킷이다. 거칠고 투박하며 때로는 전위적으로 보이는 바이커 재킷이 청바지나 화이트 티셔츠처럼 대중적 아이템이 되었다는 게 놀랍다. 이는 바이커 재킷이 다채로운 스타일과 무난하게 어울린다는 뜻이니까. 바이커 재킷 연출법 해진 워싱 바이커 재킷에 슬림한 실크 맥시 스커트, 흰색 운동화를 신은 채 연인 조니 뎁의 손을 잡고 있는 90년대의 케이트 모스는 지금 봐도 근사하다. 나 역시 심플한 머메이드 스타일의 웨딩 드레스 뒤쪽에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바이커 재킷을 입었다. 보편적인 신부의 모습이 아니어서 무척 마음에 들었다. 함께하면 좋은 아이템 이번 시즌 구찌의 러플 장식 실크 드레스. 전혀 다른 소재를 매치하는 것만으로도 근사하다. 클래식 아이템이란 어떠한 트렌드 아이템과 연출하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진짜 클래식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시그니처 스타일 소녀풍 스타일을 기본으로 무드가 다른 아이템을 믹스매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