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봄/여름 시즌 패션위크를 뜨겁게 달군 두 남자를 소개한다. 잘생긴 얼굴만큼이나 근사한 컬렉션으로 뭇 여성들의 마음에 불을 지른, 로에베의 조나단 앤더슨과 코치의 스튜어트 베버스다.

1 로에베의 조나단 앤더슨. 2 코치의 스튜어트 베버스.

JONATHAN ANDERSON for LOEWE 지난해 로에베를 떠난 스튜어트 베버스의 빈자리는 스물아홉 살의 영국 청년 조나단 앤더슨이 차지했다. 2008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JW앤더슨’을 선보이며 범상치 않은 디자인 감각을 드러낸 그가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되었을 때, 일각에서는 다소 아방가르드한 그의 성향이 로에베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에 겉돌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의 데뷔 컬렉션이 베일을 벗자마자 사람들은 고급스러운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감각과 틀을 깨는 영민한 디자인에 찬사를 보내기 시작했다. 허리에서 매듭을 묶는 가죽 소재의 와이드 팬츠나 스웨이드 조각을 이어 붙인 트렌치 코트, 라텍스 소재의 티셔츠는 로에베가 더 젊고 혁신적인 브랜드로 거듭나는 데 그의 기발한 실험 정신이 얼마나 필요했는지 증명했다. 

STUART VEVERS for COACH ‘대중적인 백화점 브랜드’라는 고리타분한 수식을 벗기 위해 코치가 고안한 비책은 바로 디자이너 스튜어트 베버스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멀버리와 로에베를 거쳐 지난 시즌 코치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그는 성공적이었던 데뷔 이후 이번 시즌 또한 진보한 디자인으로 코치를 트렌디하게 탈바꿈시키고 있다. 파스텔톤의 인조 모피 코트와 스터드를 장식한 가죽 재킷에는 복고 무드와 현 세대 뉴요커들의 젊은 감성이 잘 버무려져 있었고, 알록달록한 메탈릭 메신저백은 젊은 여자들의 쇼핑리스트를 점령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풍부한 상상력과 신선한 반전으로 무장한 베버스의 코치가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건 당연지사. 단, 지금의 가격대를 제발 유지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