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봄/여름 시즌부터 새로운 하우스에 둥지를 튼 디자이너들의 데뷔 성적표.

Nicholas Ghesquiere for LOUIS VUITTON
패션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패션쇼가 2014년 가을/겨울 시즌 파리 패션위크의 대미를 장식했다. 발렌시아가를 떠난 뒤 오랜 공백 기간을 가졌던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루이 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돌아온 것! 그리고 베일을 벗은 그의 데뷔 컬렉션은 기대만큼 모던했고, 아름다웠으며 혁신적이었다. 가죽과 트위드, 자카드 니트 소재를 1960년대식 복고 무드와 잘 버무렸고, 빳빳한 가죽 스커트나 열쇠 고리를 연상시키는 모던한 귀고리는 전 세계 패션 매거진의 지면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Alessandra Facchinetti for TOD’S
늘 뛰어난 재능의 디자이너로 인정받았으나 발렌티노와 구찌에서 짧은 기간 머물면서 패션계의 레이더망을 살짝 비껴난 알레드라 파키네티가 토즈를 만나 비로소 빛을 발했다. 2014년 봄/여름 시즌부터 이어지는 그녀의 여성스럽고 섬세한 의류 라인은 잡화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던 토즈를 단숨에 이탈리아의 가장 세련된 패션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특히 파스텔톤 컬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여유와 긴장을 동시에 담아낸 유려한 실루엣의 면 소재 드레스 시리즈는 그녀의 데뷔 컬렉션을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켰다.  

 

Jason Wu for BOSS
미셸 오바마를 비롯한 미국 상류층 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제이슨 우와 유서 깊은 독일 브랜드 보스의 만남은 많은 패션 피플의 기대를 모았다. 그의 세련된 디자인이 날렵한 테일러링으로 대변되는 보스의 DNA와 만나 근사한 시너지를 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2014년 가을/겨울 시즌 데뷔 컬렉션은 우아한 투 피스 슈트와 데이 드레스가 줄지어 나오며 기대만큼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또 최근 선보인 2015년 봄/여름 컬렉션 또한 패치워크를 더한 간결한 드레스로 보스의 밝은 미래를 그려냈다.

 

Jeremy Scott for MOSCHINO
모스키노 하우스에 패션계의 악동 제레미 스캇을 영입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브랜드 창립 이래 이렇게 뜨거운 관심과 리뷰를 받은 적은 또 없으니까. 패스트푸드, 스펀지 밥과 1990년대 스트리트 컬처를 섞어놓은 그의 데뷔 컬렉션은 런웨이에 오르자마자 패션 피플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고 각종 SNS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인스턴트 문화가 지배하는 21세기에 트렌드가 전파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옷 좀 입는다는 패션 피플의 스트리트 룩에 단골로 등장한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