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보헤미안 룩, 1960년대 사랑스러운 소녀 스타일, 화려하게 변신한 스포츠 룩까지 2014년 가을/겨울을 근사하게 밝힐 11가지의 트렌드 읽기.

1960년대 급행열차
트렌드 급행열차가 1960년대로 쾌속 질주했다. 직선의 실루엣으로 미래적인 패션을 선도했던 1960년대는 흥미로운 디자인이 넘쳐났던 시대다. 디자이너들이 1960년대를 보물 창고처럼 여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1960년대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앙드레 쿠레주 룩을 오마주한 루이 비통과 페이, A라인 실루엣으로 단정한 소녀풍을 연출한 미우 미우, 더블 버튼의 코트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구찌 등의 컬렉션은 1960년대 패션의 집합소였다.

Normcore
지극히 평범한 옷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지난봄, 위키피디아는 ‘놈코어’라는 단어를 등록하며 ‘동일함에동조하는 것이 쿨하다고 생각하는 문화적인 트렌드’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이 ‘신상 단어’의 반대 개념은 ‘힙스터’라고 제시했다. 올가을 디자이너들은 ‘놈코어’를 열광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스트리트에서 놈코어 패션은 스니커즈, 스웨트 셔츠, 테바 슈즈처럼 캐주얼하게 정의됐다면,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놈코어 패션은 단정하고, 클래식하다. 에르메스의 팬츠 슈트, 막스 마라의 카디건과H라인 스커트 룩, 크리스토퍼 케인의 슈트 룩처럼 테일러드를 바탕으로 한 일상복을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Bohemian Rhapsody
서정적이고 자유로운 멋의 보헤미안 룩이 모직 코트, 니트 스웨터, 라이딩 부츠 등 겨울 클래식 아이템과 만나 한층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재탄생했다. 에르메스는 담요 같은 회색 코트에 와이드 팬츠로 클래식 무드를 담은 보헤미안 룩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니트 레이어링으로 한층 캐주얼한 보헤미안 룩을 연출한 사카이, 1970년대 히피 룩을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재해석한 버버리 프로섬 등은 제각기 다른 주제로 겨울 보헤미안의 낭만적인 선율을 노래했다.

Glam + Military
‘글래미터리’. 실용적인 밀리터리 스타일과 이국적인 사파리 룩이 결합됐다. 발맹 컬렉션에서 선보인 것처럼 밀리터리풍의 점프슈츠에 커다란 후프 귀고리와 이국적인 목걸이를 더하거나, 호피, 얼룩말 무늬 등을 사용해 섹시한 느낌을 더한 스타일이 바로 그것이다. 이 새로운 밀리터리 룩을 연출하는 건 간단하다. 4개의 포켓이 달린 전형적인 사파리 재킷에 미니스커트나 랩 스커트를 함께 입으면 충분하다.

Winter Sports
이번 시즌 런웨이는 제대로 스포츠 시대를 개막했다. 커다란 양털 재킷으로 스키 룩을 연출한 알렉산더 왕, 화려한 패턴의 패딩 룩으로 미래적인 스포츠 룩을 완성한 겐조, 그리고 원색의 모피 소재를 활용해 면의 분할로 활동적인 멋을 강조한 마르니가 금메달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값비싼 소재와 화려한 패턴. 티베트 양털을 비롯해 다양한 모피 소재의 사용, 포토 프린트로 표현된 늑대나 1960년대에서 영감받은 그래픽 패턴 등 화려한 프린트와 패턴으로 멋을 더한 것. 입었을 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편안한 실루엣은 이런 스포츠 룩을 더욱 근사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