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도 취향도 다른 네 명의 <얼루어> 패션 에디터가 올봄 유행 아이템을 찾아 쇼핑에 나섰다.청담동부터 가로수길, 한남동과 홍대 앞까지, 서울 시내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를 직접 누빈 쇼핑 탐방기를 공개한다.

면 소재 스웨터와 셔츠는 모두 가격미정, 샤넬(Chanel). 나일론 소재의 레이스 스커트는 1백18만원,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팔찌는 8만5천원, 먼데이 에디션(Monday Edition).

면 소재 스웨터와 셔츠는 모두 가격미정, 샤넬(Chanel). 나일론 소재의 레이스 스커트는 1백18만원,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팔찌는 8만5천원, 먼데이 에디션(Monday Edition).

 

Tennis Sweater

봄에는 테니스 룩에서 영감 받은 브이넥 스웨터를 하나 장만할 생각이었다. 클리비지를 드러낸브이넥 스웨터에 실크 스커트를 매치한 랙앤본 컬렉션을 보고서 이 스웨터 한 장이 거리를 휩쓸겠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단 지나치게 단정한 프레피 룩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네크라인이 깊게 파이고, 약간 넉넉한 사이즈로 골라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조건의 스웨터 사냥에 적합한 장소는 청담동. 니트류는 한번 구입하면 오래 입는 아이템이라 원사의 질이 좋은 것이라야 한다. 그래서 품질을 믿을 수 있는 명품 브랜드 위주로 둘러보기로 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샤넬 매장에서 찾은 이 브이넥 스웨터는 머릿속에 그리던 대로 깊이 파인 네크라인에 골진 짜임의 질감이 기분 좋은 아이템이었다. 화이트 셔츠로 단정한 무드를 이어가는 대신, 스웨터의 네크라인을 어깨 아래로 살짝 내려서 편안하게 연출하고, 이자벨 마랑의 레이스 미니스커트로 여성미를 강조했다. 청담 사거리 근방의 작은 골목에 위치한 이자벨 마랑 플래그십 스토어는 조용한 분위기와 심플한 매장 인테리어가 마음에 드는 곳. 일상에서 쉽게 입을 수 있는 여성스러운 옷이 필요할 때 빼놓지 않고 둘러보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과하지 않으면서 레이스가 섬세한 스커트를 찾을 수 있었다. 더 이상 필요한 건 없었다. 어설픈 액세서리는 스타일링의 핵심인 브이 라인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생략하고 간결하게 옷차림을 완성했다. – 시주희

TIP 청담동 쇼핑 스팟 청담사거리에서 로데오 입구까지 이어지는 거리에는 구찌, 루이 비통,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늘어서 있다. 옷은 기본이고 잡화와 실크, 보석 등 각 브랜드의 모든 제품군을 세세히 살필 수 있고,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품과 VIP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쇼핑 플레이스다.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에는 고유의 개성과 분위기를 지닌 편집매장이 많다. 까르벵, 사카이, 아제딘 알라이아 등 기본기가 탄탄한 브랜드를 바잉하는 10 꼬르소 꼬모와 런던 디자이너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취급하는 무이, 1세대 편집매장 분더샵, 아메리칸 프레피 룩이 주를 이루는 비이커 등 아는 브랜드 반, 모르는 브랜드가 반인 편집매장에서는 바이어들이 선별한 예쁜 물건을 보며 안목을 키우기 좋으니 한번씩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진주 장식의 데님 셔츠는 28만6천원, 스티브 J&요니 P(Steve J&Yoni P).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레이스 스커트는 29만8천원, 프리마돈나(Fleamadonna). 면 소재 플랫폼 슈즈는 25만8천원, 레이크넨(Reike Nen). 타조 가죽 프린트의 소가죽 소재 클러치백 겸 숄더백은 56만8천원, 류이케이(Ryuikei). 발목 스타킹은 에디터 소장품.

진주 장식의 데님 셔츠는 28만6천원, 스티브 J&요니 P(Steve J&Yoni P).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레이스 스커트는 29만8천원, 프리마돈나(Fleamadonna). 면 소재 플랫폼 슈즈는 25만8천원, 레이크넨(Reike Nen). 타조 가죽 프린트의 소가죽 소재 클러치백 겸 숄더백은 56만8천원, 류이케이(Ryuikei). 발목 스타킹은 에디터 소장품.

 

Jewel Decorated Shirt

급격하게 늘어난 몸무게 덕분에 검은색과 무채색으로 연명했던 겨울을 뒤로하고 올봄에는 경쾌한 봄처녀가 되고 싶어졌다. 그중 아기자기한 주얼 장식의 의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하나를 사더라도 남다른 게 좋은 에디터가 ‘장식적인 요소의 의상을 구입하자’는 목적을 가지고 향한 곳은 한남동. 스트리트와 하이패션의 만남을 완벽하게 보여준 스티브 J&요니 P의 크리스털과 진주 장식 데님 셔츠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스티브 J&요니 P의 한남동 스토어에서는 이 제품 외에도 진주 장식의 데님 오버올, 인조 진주를 장식한 시스루 드레스 등 다른 주얼 장식 아이템이 많아서 눈이 즐거웠다. 주얼 장식 셔츠의 섬세한 무드를 이어갈 하의는 인근의 편집매장 ‘프로덕트 서울’에서 찾았다. 프리마돈나의 레이스 펜슬 스커트라면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 경쾌한 옷차림을 완성해줄 것 같았고 예상은 적중했다. 스커트 안감 길이가 짧아서 근사한 시스루 효과와 함께 섹시한 느낌을 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티브 J&요니 P 매장에서 위탁 판매하는 레이크넨의 플랫폼 슈즈, 그리고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둔 국내 액세서리 브랜드 류이케이의 넉넉한 클러치백으로 무게감을 더했다. 여담이지만 한남동에서 인상 깊었던 한 가지는 바로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의류 매장이 많다는 것이었다. 꼼 데 가르송, 모 제인 송, 비이커나 시리즈 코너 등 옷도 사고 커피도 즐기면서 리빙 아이템까지 구매할 수 있는 곳이라면 쇼핑을 즐기지 않는 남자친구라도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남동의 봄 쇼핑은 혼자보다 둘이 할 때 더 즐거울 것 같다. – 김지후

TIP 한남동 쇼핑 스팟 한강진역과 제일기획 사이에는 프리마돈나, 스티브 J&요니 P, 제인 송 같은 굵직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롯해 신생 디자이너 쇼룸이나 숍이 밀집해 있어서 산책을 하듯 여유롭게 둘러보며 나만의 개성 있는 아이템을 발견하기에 좋다. 이태원로에서 한 블록 떨어진, 일명 ‘스티브 제이 요니 피 골목’이라고도 불리는 작은 골목길에는 패션 브랜드 외에도 감각적인 액세서리 브랜드가 많다. 커스텀 주얼리 브랜드 먼데이 에디션, 질 좋은 가죽 가방을 구입할 수 있는 류이케이, 수공으로 작업한 주얼리가 가득한 H.R을 추천한다. 또 다른 한남동의 잇 플레이스는 프로덕트 서울. 제일기획 언덕을 올라가면 나타나는 이 편집매장에서는 프리마돈나, 철동, 202팩토리, 삿치, 주미림 같은 잘나가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모두 만날 수 있다.

 

폴리에스테르 소재 티셔츠는 8만9천원, 허프 바이 카시나(HUF by Kasina). 드레스는 27만8천원, 커스텀멜로우 젠티(Customellow Gentee). 선글라스는 12만원, 하이테크 런던 바이 뉴러시안페인팅(High-tek London by New Russian Painting). 숄더백은 17만4천원, 202팩토리 바이 뉴러시안페인팅(202 Factory by New Russian Painting). 양말은 1만원,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운동화는 19만원, 앳모스X리복 바이 카시나(AtmosXReebok by Kasina).

폴리에스테르 소재 티셔츠는 8만9천원, 허프 바이 카시나(HUF by Kasina). 드레스는 27만8천원, 커스텀멜로우 젠티(Customellow Gentee). 선글라스는 12만원, 하이테크 런던 바이 뉴러시안페인팅(High-tek London by New Russian Painting). 숄더백은 17만4천원, 202팩토리 바이 뉴러시안페인팅(202 Factory by New Russian Painting). 양말은 1만원,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운동화는 19만원, 앳모스X리복 바이 카시나(AtmosXReebok by Kasina).

 

Number T-Shirt

올봄, 내 위시리스트의 1순위를 차지한 아이템은 바로 넘버 티셔츠다. 최근 패션 피플의 스트리트 룩에 자주 등장한 이 아이템은 잘 빠진 팬츠 슈트에 시크하게 매치하는 것부터 헐렁한 보이프렌드 진과 함께 올드스쿨 힙합 룩으로 입는 것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어 유용할 것 같았다. 스트리트 감성 충만한 넘버 티셔츠를 구입하기 위해 찾은 곳은 바로 홍대 앞. 저렴하지만 마감 처리나 원단이 조잡하지 않은 믿을 만한 캐주얼 아이템을 구할 때는 남자들의 스트리트 편집매장을 찾는다. 호피 프린트의 소매와 톤 다운된 컬러가 세련된 이 시스루 소재의 넘버 티셔츠 역시 후프라는 스트리트 브랜드 제품으로, 상상마당 인근에 위치한 남성 편집매장 ‘카시나 숍’에서 만날 수 있었다. 스포티한 티셔츠를 단정하고 여성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동원된 건 커스텀멜로우 젠티의 데님 미니 드레스. 홍대 와우산로에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를 둔 커스텀멜로우는 최근 ‘젠티’라는 여성복 라인을 출시했는데 고급스러운 소재에 깔끔한 디자인이 예뻐서 눈여겨보던 참이었다. 파란색 렌즈가 인상적인 하이테크 런던의 선글라스와 그래피티 프린트의 202팩토리 숄더백은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옷차림에 톡톡 튀는 스트리트 감성을 더해줄 아이템으로 ‘뉴러시안페인팅’이라는 편집매장 제품이다. 깔끔한 줄무늬가 귀여운 면 양말은 홍대 놀이터 근처의 아메리칸 어패럴 매장에서, 일본 스트리트 브랜드 앳모스와 협업한 리복의 퓨리 스니커즈는 티셔츠와 함께 카시나 숍에서 찾은 아이템으로 옷차림에 스포티한 손길을 더한다. – 박정하

TIP 홍대 앞 쇼핑 스팟 젊고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홍대 앞 지역은 수많은 유흥가 사이사이에 작지만 알찬 구성의 옷 가게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는데, 그중 동교동 뒷골목의 ‘뉴러시안페인팅’을 주목하자. 이 편집 매장은 202팩토리, 마가린 핑거스, 91,2 등 재기 넘치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에이전시를 겸하고 있어서 그들의 소식과 신제품을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다. 홍대 앞에서 쇼핑을 하다 보면 생소한 이름의 브랜드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건 소수의 마니아들에게만 알려진 브랜드와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 국내외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및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프로젝트성 제품 등 패션 매거진에서 흔히 다루지 않는 아이템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카시나 숍’이나 ‘굿네이션’ 같은 남성 편집매장에서 주로 그런 아이템을 취급하니 한번씩 둘러보기를 권한다. 저렴한 가격에 의외의 득템을 할지도 모른다.

 

폴리에스테르와 비스코스 소재의 시스루 티셔츠는 6만9천원, 자라(Zara).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플리츠 스커트는 12만8천원, 로우 클래식(Low Classic). 양가죽 소재의 체인 숄더백은 59만5천원, 앤젤 잭슨 바이 어라운드 더 코너(Angel Jackson by Around the Corner). 면 소재 레이스업 슈즈는 5만9천원, H&M.

폴리에스테르와 비스코스 소재의 시스루 티셔츠는 6만9천원, 자라(Zara).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플리츠 스커트는 12만8천원, 로우 클래식(Low Classic). 양가죽 소재의 체인 숄더백은 59만5천원, 앤젤 잭슨 바이 어라운드 더 코너(Angel Jackson by Around the Corner). 면 소재 레이스업 슈즈는 5만9천원, H&M.

 

Pleated Skirt

평소 스커트를 즐겨 입기에 이번 시즌 플리츠 스커트의 유행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가웠다. 플리츠 스커트는 스웨트 셔츠나 스트라이프 티셔츠와 함께 입어 캐주얼하게 연출하기도 좋고, 실크 소재 셔츠와 매치해 단정한 스타일로 입을 수 있는 등 활용도 높은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세련된 플리츠 스커트를 구입하기 위해 찾은 곳은 가로수길이었다. 자라, H&M, 에잇세컨즈, 망고 등 다양한 SPA 브랜드가 몰려 있어 트렌드에 민감하고,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찾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걸을 때마다 살랑살랑 움직이는 버건디 색상의 플리츠 스커트는 세로수길의 로우 클래식 매장에서 찾았다. 가로수길에서 한 블록 떨어진 세로수길은 로우 클래식을 비롯해 쟈니해잇재즈 등 잘나가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숍과 쇼룸이 곳곳에 숨어 있는 곳인데, 특히 로우 클래식은 온라인에서 품절인 상품을 매장에서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근처를 들를 때마다 꼭 한 번씩 방문하곤 한다. 플리츠 스커트에 편안하면서도 은근한 섹시미를 더해줄 시스루 티셔츠는 자라 제품이고, 캐주얼한 느낌의 레이스업 부츠는 길 건너 H&M 매장에서 골랐다. SPA 브랜드가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품질과 디자인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언제나 좋은 쇼핑 플레이스로 남는 것 같다. 스커트와 보색을 이루는 청록색 숄더백은 편집매장 ‘어라운드 더 코너’에서 찾은 앤젤 잭슨 제품으로 옷차림에 단정한 악센트를 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 김미주

TIP 가로수길 쇼핑 스팟 SPA 브랜드의 천국이 됐다고들 하지만, 아직 세인트 제임스와 플랫폼 플레이스, 조이 리치, 마시모 두띠, 홀리스터처럼 다른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브랜드의 매장을 만날 수 있는 것도 가로수길 쇼핑의 또 다른 매력이다. 또 가로수길의 터줏대감 ‘A-land’, 한국 주얼리 디자이너의 편집숍 ‘아크비’와 레이크넨, 먼데이 에디션, 스티브 J&요니 P를 비롯해 센티멘털 향초까지 만날 수 있는 액세서리 편집숍 ‘포스티드’, 최근 한국 디자이너의 옷을 강화한 멀티숍 ‘어라운드 더 코너’ 등 취향 있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소개하는 멀티숍도 많이 늘어났다. 물론 LG 패션의 수입 멀티숍 ‘라움’ 아울렛, 10 꼬르소 꼬모 아울렛인 ‘일모’, 수입 멀티숍 ‘에크루’ 아울렛, 그리고 ‘쿤 위드 어 뷰’ 매장 5층에 위치한 아울렛에서 디스카운트 쇼핑을 하는 즐거움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