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연컨대 사진이야말로 패션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최고의 패턴이다.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옮겨온 것처럼 옷 속에 사진이 그대로 담긴 의상들이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는 트렌드에 대하여.

이번 시즌 플라워 패턴에도 실사 프린트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랑방, 포츠 1961 등에서 커다란 꽃망울을 그대로 프린트해 서로 분할하거나, 겹쳐 새로운 하나의 패턴을 완성했다. 꽃 자체의 컬러를 살린 패턴부터 흑백의 모던한 패턴까지 다양하다.

이번 시즌 플라워 패턴에도 실사 프린트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랑방, 포츠 1961 등에서 커다란 꽃망울을 그대로 프린트해 서로 분할하거나, 겹쳐 새로운 하나의 패턴을 완성했다. 꽃 자체의 컬러를 살린 패턴부터 흑백의 모던한 패턴까지 다양하다.

늘 패션의 찰나를 담아내는 건 사진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사진 속 찰나의 순간을 패션에 담아냈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2013 가을/겨울 시즌, 많은 디자이너가 한 장의 사진을 오롯이 의상에 담아내거나, 여러 장의 사진을 겹쳐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냈다. 사진을 패턴으로 활용한 경우는 매우 많았지만 대부분 티셔츠 같은 캐주얼 아이템으로 많이 등장했다면, 이번 시즌 등장한 포토 프린트는 하이 패션 디자이너들이 컬렉션 전면에 사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포토 프린트가 런웨이에서 주목을 받은 건 2011 가을/겨울 시즌을 위해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가 모델 겸 댄스 가수 아만다 리어의 1973년 앨범 사진을 스웨트 셔츠에 프린트하면서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귀여운 밤비와 1930년대 집시 여인의 흑백 사진을 매치한 스웨트 셔츠를 선보이며 인기몰이 중이다.
이번 시즌 포토 프린트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풍경이나 인테리어 사진을 옷에 그대로 활용한 것이다. 그 대표 주자가 매리 카트란주다. ‘카트란주 프린트’라고 이름 붙은 화려한 컬러의 패턴을 즐겨 사용하는 그녀는 이번 시즌에는 에드워드 스타이겐, 클래런스 화이트, 알프레드 스타글 리츠의 흑백 사진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유럽 어딘가의 도시 풍경이나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를 암울한 색조로 변형해 프린트하거나, 두 겹의 비치는 소재에 서로 다른 풍경을 프린트해 몽롱한 효과를 선사했다. 마치 옷 자체가 나무, 철교, 흐릿한 하늘 이미지를 위해 기꺼이 캔버스 역할을 한 느낌이다. 스티브 J & 요니 P의 디자이너 스티브는 “유학 시절 함께 공부한 친구 중 한 명이 매리 카트란주였어요. 영국에서 공부하면 프린트에 대한 감각이 남다를 수밖에 없어요. 스코틀랜드 근처에 프린트 공장들이 있는데, 그곳에 자신이 고안한 프린트를 보내면 고품질의 프린트원단이 배달됐죠. 염료 색상이 무척 훌륭했기에 요즘 카트란주 컬렉션에 눈이 떡 벌어질 만한 프린트가 등장하는 거예요”라고 매리 카트란주 컬렉션의 프린트가 각광받는 비결에 대해 말했다. 그래서인지 포토 프린트를 활용한 런던 디자이너는 유독 많다. 폴 스미스는 로버트 폴리도리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듯 거대한 샹들리에 사진을 톱과 팬츠, 원피스 전체에 활용했고, 런던 컬렉션의 시작을 알린 신예 디자이너 조이 조단은 오래된 극장의 흑백 사진을 드레스에 매치했다. 마르니는 배병우 작가의 ‘소나무 숲’ 사진을 연상시키는 스산한 겨울 숲 풍경을 그대로 옮겨왔다. “멜랑콜리한 분위기를 끌어내고 싶었어요.” 콘수엘로 카스틸리오니의 말처럼 안개 자욱한 겨울 숲 사이로 여우털 목도리를 길게 늘어뜨린 룩은 묘한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아크네 스튜디오에서는 사진가 겸 필름 마케터인 카테리나 옙(Katerina Jebb)과 함께 작업해 패턴을 만들었다. 파리 의상 박물관이 소장한 다양한 옛날 의상의 부분 부분을 촬영해 그대로 옷에 담아낸 것이다.

풍경 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포토 프린트의 경우, 한 장의 사진을 오롯이 옷에 담아내는 것이 포인트다. 매리 카트란주나 몽클레르처럼 한 장의 사진을 실사 프린트한 원단을 사용해원피스나 아우터, 스커트로 활용하는 것이다.

풍경 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포토 프린트의 경우, 한 장의 사진을 오롯이 옷에 담아내는 것이 포인트다. 매리 카트란주나 몽클레르처럼 한 장의 사진을 실사 프린트한 원단을 사용해
원피스나 아우터, 스커트로 활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여러 개의 사진을 서로 겹치거나 합성해 새로운 포토 프린트를 만드는 것이다. 디자이너 줄리앙 데이비드는 “모든 것이 축소되어 종국에 하나가 되어간다는 것이 이번 컬렉션의 콘셉트예요. 소용돌이 무늬에서 시작해 여러 요소가 복합된 프린트를 만들었죠. 상식적으로 하나가 될 수 없는 사진들을 믹스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드는 거죠.” 그 결과 밀리터리 점퍼에는 귀여운 토끼와 다람쥐로 가득한 프린트와 매치됐고, 봄버 재킷은 그래픽적인 디지털 프린트가 들어간 실크 드레스와 매치됐다. 국내 디자이너들도 이런 포토 프린트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최근 콜라주 그래픽을 활용한 다양한 스카프와 티셔츠를 선보인 엠비오의 한상혁은“ 콜라주 그래픽을 활용한 건 완벽한 남자의 취향을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한번에 보여주고 싶어서였어요. 두 남자가 나온 지난 시즌 광고 사진의 일부와 광고 촬영 스케치 컷, 여자의 매끈한 다리, 권총 같은 여러 개의 사진을 발췌해 콜라주 작업으로 패턴화하는 과정을 거쳤어요”라고 자신의 프린트에 대해 설명했다.
포토 프린트를 즐겨 활용하는 에스이콜와이지의 디자이너 송유진은 포토 프린트가 유행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디지털 프린트를 활용하게 된 건 기술의 발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포토샵을 통해서 반투명한 오버레이 효과, 아웃 포커싱, 안개가 낀 듯한 스푸마토 기법 등 몽환적이면서 서정적 분위기의 패턴을 아주 쉽게 만들 수 있게 됐어요. 한 개의 이미지뿐 아니라 여러 개의 이미지를 합성하거나 분할해 새로운 패턴을 만드는 것도 쉬워졌죠. 사진을 실사로 프린트하는 염료 기법이 많이 좋아진 것도 한 가지 이유예요. 예전에는 컴퓨터로 완벽한 디지털 프린트를 만들어도 그 컬러 그대로 원단에 프린트하는 경우는 적었어요. 여러 가지 색깔이 들어갈수록 원단에 프린트했을 때 제대로 된 색상이 나오기 어렵거든요.”
결국 기술의 발달이 이번 시즌 포토 프린트의 유행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언제나 시각적 효과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때로는 말보다 기술이 강할 때가 있죠”. 디자이너 장 샤를 드 카스텔 바작의 말처럼 말이다. 덕분에 이번 시즌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한 패션을 감상할 수 있게 됐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입는 것과 함께 감상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입으세요

1 시스루 소재와 매치하세요
화려한 포토 프린트 톱은 시스루 스커트와 매치하면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톱은 길이가 긴 스웨트 셔츠가 가장 좋고, 스커트는 검정이나 흰색처럼 무채색 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2 원색 컬러를 활용하세요
무조건 무채색이나 톤 다운된 색만 선택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프린트보다 더 강렬한 색을 매치해 시선을 사로잡는 것도 좋은 스타일링 방법이다. 이번 시즌 트렌드인 흑백 사진 프린트의 경우에는 빨강이나 파란색을 매치하면 화사한 느낌을 줄 수 있다.
3 퍼와는 환상의 짝꿍
다양한 퍼 아이템은 포토 프린트의 글래머러스한 매력을 더한다. 포토 프린트 원피스에 퍼 머플러나 코트를 매치하면 파티에 어울리는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액세서리는 클러치백 하나면 충분하고, 앞코가 뾰족한 슈즈나 부츠가 좋다.
4 같은 패턴끼리
믹스하세요 포토 프린트는 한 장의 그림을 보는 듯한 매력이 있다. 똑같은 프린트 아이템과 연출하면 화려한 프린트의 느낌을 살려주면서도 너무 튀지 않는 세련된 룩을 완성할 수 있다. 액세서리 역시 같은 톤으로 맞추는 것이 좋다.
5 단색의 니트를 매치하세요
실사 프린트 중 담담한 수묵화 느낌의 프린트라면 비슷한 계열의 니트 아이템과 믹스해 우아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클러치백이나 슈즈로 원색의 컬러 포인트 액세서리를 추가하면 상큼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SHOPPING LIST

포토 프린트를 활용한 가을 신상품 중 스타일링하기 쉬운 아이템을 골랐다.

1 장미 프린트의 폴리에스테르 소재 재킷은 49만8천원, 오즈세컨(O’2nd).
2 폴리에스테르 소재 팬츠는 21만8천원, 오즈세컨.
3 폴리에스테르 소재 플리츠 스커트는 54만9천원, 미샤(Michaa).
4 폴리에스테르 소재 펜슬 스커트는 38만5천원, 타임(Time).
5 소가죽 소재 클러치백은 가격미정, 레오나드(Leonard).
6 패브릭 소재 로퍼는 39만 9천원, 헬레나앤크리스티 (Helena&Krist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