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핏 앤 플레어 실루엣, 쿠튀르와 스트리트가 만들어낸 신 펑크 룩, 체크 패턴과 화이트, 남자의 것을 입은 듯한 빅 사이즈 등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2013년 가을/겨울 트렌드 개봉 박두!

1 Fit & Flare

많은 디자이너들이 1940~1950년대의 핏 앤 플레어 실루엣으로 여성의 우아함을 찬미했다. 잘록한 허리 라인과 걸을 때마다 물결치는 풀 스커트의 대비는 그레이스 켈리나 마릴린 먼로 같은 할리우드 여배우들을 떠오르게 한다. 1940년대 클래식한 스커트 슈트에 볼륨감 있는 소매를 더해 관능미를 더한 프라다, 재단의 묘미를 살린 디올, 드레이핑으로 보다 입체적인 실루엣을 연출한 랑방은 고전미와 관능미가 동시에 느껴지는 이번 시즌 핏 앤 플레어 실루엣 유행을 이끄는 대표적인 컬렉션이다.

2 Check Mate

쇼핑하지 않고도 트렌드 열차에 탑승하고 싶다면 당신의 옷장 속 체크 패턴 의상을 꺼내도록. 이번 시즌 패션 월드는 체크 패턴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사각형의 세계가 펼쳐질 예정이니까. 전통적인 타탄 체크, 다양한 색과 사이즈의 플레이드 체크, 사랑스러운 깅엄 체크, 포인트로 활용된 하운즈투스 체크 등 클래식한 체크 패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음악마저 백파이프 연주를 선택했을 정도로 스코틀랜드에 흠뻑 취한 모스키노는 다채로운 타탄 체크 의상을 선보였고, 타미 힐피거는 타탄, 하운즈투스, 핀 스트라이프 체크 패턴 등으로 세련된 플레피 룩을 만들어냈다. 반면 몇몇 디자이너는 체크 패턴의 선과 색상을 변형해 내놓았다. 세린느의 피비 필로는 대담한 컬러 조합을 시도했고, 디올은 하우스를 대표하는 하운즈투스 패턴을 모던하게 재창조 했다.

3 Neo Decoration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의 바로크 무드에서 한껏 활약했던 주얼과 시퀸 장식은 이번 시즌에도 빛을 잃지 않았다. 특히, 주얼 장식은 드레스나 블라우스는 물론 두툼한 스웨트셔츠나 후드 점퍼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 화려함의 정점을 찍은 컬렉션은 돌체앤가바나였다. 시칠리아의 몬레알레 대성당의 장식에서 영감 받은 금빛 모자이크 의상과 주얼리들이 런웨이를 물들였다. 지방시는 그래픽 프린트의 스웨트 셔츠에 화려한 시퀸을, 에르마노 설비노는 두꺼운 스웨터에 스톤 장식을 별처럼 뿌려놓았다. 럭셔리와 스트리트 문화가 뒤섞인 듯한 이 신선한 조합은 우리의 일상을 반짝이게 해줄 것이다.

4 Over and Over

올겨울에 코트를 구입할 예정이라면, 사이즈에 있어서는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잠시 잊는 것이 좋겠다. 올 가을과 겨울에는 1980년대 실루엣에서 영향을 받은 크고 묵직한 디자인이 대세다. 남자친구의 옷장에서 빌려온 듯한 넉넉한 사이즈의 셔츠, 스트라이프 패턴의 테일러드 재킷, 커다란 라펠과 내려온 어깨선이 특징인 코쿤 실루엣 코트가 이번 오버 사이즈 트렌드의 주축을 이룬다. 그중 최고급 캐시미어 소재로 매끈하게 재단된 아우터를 선보인 에르메스는 소유욕을 자극한 별중에 별이었다. 그러나 오버 사이즈라고해서 매니시한 분위기로만 연출할 필요는 없다. 카르벵의 은은한 파스텔 색감의 배스 가운 코트, 샤넬이 선보인 동그란 어깨선의 트위드 재킷과 코트는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빛났다.

5 Wild Fur

끊임없이 찬반여론에 휩싸이는 소재, 모피.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리얼’이냐 ‘페이크’냐가 아닌 모피를 다룬 기술과 길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머리빗이 필요할 것 같은 롱 헤어, 절묘한 트리밍 기법, 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풍성함이 이번 시즌 퍼 트렌드의 키 포인트! 이를 가장 잘 표현한 디자이너는 역시 펜디의 칼 라거펠트인데, 원시 부족 코드에 모히칸 헤어와 애시드한 색감을 더해 미래적인 퍼 컬렉션을 제안했다. ‘바야바’를 연상시키는 롱 헤어 퍼를 선보인 드리스 반 노튼 또한 퍼가 가진 와일드한 매력을 잘 보여줬다. 원시적인 느낌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칼라, 스커트 헴라인, 장갑 등에 부분적으로 활용한 마르니와 장 폴 고티에, 여우와 밍크 소재의 풍성한 퍼 스툴을 선보인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이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