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함과 부드러움, 알록달록한 화려함을 모두 가진 이번 시즌의 가죽 의상에 대해서.

1. 가죽으로도 우아한이브닝 드레스를만들 수 있다는 것을증명한 질 샌더컬렉션. 2. 광택 가죽 소재가클래식한 트렌치코트의이미지를 모던하게바꾼다. 3. 다양한 가죽을패치워크한 부츠.4. 1960년대풍의 붉은색가죽 코트를 걸친마르니 모델.

1. 가죽으로도 우아한
이브닝 드레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질 샌더
컬렉션. 2. 광택 가죽 소재가
클래식한 트렌치코트의
이미지를 모던하게
바꾼다.
3. 다양한 가죽을
패치워크한 부츠.
4. 1960년대풍의 붉은색
가죽 코트를 걸친
마르니 모델.

전형적인 가죽 의상의 이미지는 분명 이런 거였다. 가죽 재킷을 걸치고 오토바이를 모는 거친 남자나 스터드가 잔뜩 박힌 가죽 재킷을 입고 무대에 오른 1980년대의 마돈나가 떠오르는 투박하고 반항적인 이미지. 그런데, 세월은 흘러 가죽으로 만든 이브닝 드레스와 베이스볼 점퍼를 입는 세상이 왔고, 빨간 염료에 풍덩 담갔다 꺼낸 가죽 스커트를 입은 여자가 야해 보이지 않는 세상이 열렸다. 원단을 다루는 기술력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죽은 해를 거듭할수록 한없이 말랑말랑한 여자로 진화 중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 런웨이는 마치 ‘미스 가죽 선발대회’ 라도 연 듯 그 진화와 변주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그중 최고는 반짝임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지닌 ‘물광 가죽’이다. 질 샌더의 하얀 런웨이 위로 걸어 나온 모델 카시아 스트러스는 금방이라도 검은색 액체를 뚝뚝 떨어뜨릴 것만 같은 질감의 튜브톱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그 정체는 비닐 효과를 낸 가죽이었다. 이 가죽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럽고 촉촉한 피부를 자랑했다. 에밀리오 푸치 쇼에서 만난 베이지색 가죽 트렌치코트는 지금 당장 사고 싶은 코트 1순위다. 광택 가죽 소재가 자칫 고루해 보일 수 있는 트렌치코트의 클래식한 이미지를 모던하게 바꿨다. 새하얀 시스루 블라우스와 대비를 이룬 발렌티노의 검은색 케이프와 스포티한 매력을 더한 알렉산더 왕의 가죽 후드 재킷도 런웨이 위에서 보석 못지않게 반짝반짝 빛났다.

광택을 더한 이 새로운 가죽 의상의 강점은 다른 액세서리가 필요 없을 만큼 존재감이 크다는 것이다. 반짝이는 가죽 코트나 재킷을 입을 때는 같이 매치하는 옷이나 액세서리는 광택이 없는 차분한 디자인을 고르고, 주얼리도 최대한 하지 않는 편이 더 근사하다.

1. 인조가죽 소재의 펜던트가 장식된 목걸이는 15만8천원, 오즈세컨(O'2nd). 2. 스터드장식의 소가죽 소재 벨트는 13만원대, 에피타프(Epitaph). 3. 호피무늬 송치 소재장갑은 20만원, 클럽 모나코(Club Monaco). 4. 양털 트리밍 장식의 인조가죽코트는 80만원대, 질 바이 질 스튜어트(Jill by Jill Stuart). 5. 인조가죽 소재 코트는60만원대, 노케 제이(Nohke J). 6. 소가죽 소재 스트랩 시계는 30만원대, 이세이미야케(Issey Miyake). 7. 파이톤 소재 숄더백은 1백35만원, 힐리앤서스(Helianthus).8. 소가죽 소재 체인 숄더백은 가격미정,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9. 테에 가죽을입힌 선글라스는 85만원, 톰포드 바이 세원 I.T.C.(Tom Ford by Sewon I.T.C.).10. 뱀가죽 무늬의 소가죽 소재 펌프스는 39만9천원, 나무하나(Namuhana).11. 레이스업 장식의 소가죽 소재 부츠는 46만8천원, 지니킴(Jinny Kim).

1. 인조가죽 소재의 펜던트가 장식된 목걸이는 15만8천원, 오즈세컨(O’2nd). 2. 스터드
장식의 소가죽 소재 벨트는 13만원대, 에피타프(Epitaph). 3. 호피무늬 송치 소재
장갑은 20만원, 클럽 모나코(Club Monaco). 4. 양털 트리밍 장식의 인조가죽
코트는 80만원대, 질 바이 질 스튜어트(Jill by Jill Stuart). 5. 인조가죽 소재 코트는
60만원대, 노케 제이(Nohke J). 6. 소가죽 소재 스트랩 시계는 30만원대,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7. 파이톤 소재 숄더백은 1백35만원, 힐리앤서스(Helianthus).
8. 소가죽 소재 체인 숄더백은 가격미정,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9. 테에 가죽을
입힌 선글라스는 85만원, 톰포드 바이 세원 I.T.C.(Tom Ford by Sewon I.T.C.).
10. 뱀가죽 무늬의 소가죽 소재 펌프스는 39만9천원, 나무하나(Namuhana).
11. 레이스업 장식의 소가죽 소재 부츠는 46만8천원, 지니킴(Jinny Kim).

검은색과 갈색 위주였던 가죽에도 봄날이 찾아왔다. 가방과 구두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옷에도 알록달록 ‘컬러 가죽’이 칠해졌다. 동그란 뱅 헤어와 하얀색 스타킹을 걸친 1960년대 스타일의 마르니 모델들은 벨트가 달린 빨간색 가죽 코트를 입고 젊음을 뽐냈고, 하운즈투스 체크무늬에 심취한 하우스 오브 홀랜드의 모델들도 캡 모자부터 스커트, 장갑까지 빨간색 가죽으로 두르고 흥겹게 워킹했다.

1. 컬러 가죽 의상의경쾌한 매력을 드러낸디스퀘어드2의 쇼. 2. 가죽의 묵직한 느낌을부각한 로에베의오버사이즈 코트와재킷. 3. 간결한 선과 만난캘빈 클라인의 가죽코트는 세련된 힘이넘친다.

1. 컬러 가죽 의상의
경쾌한 매력을 드러낸
디스퀘어드2의 쇼. 2. 가죽의 묵직한 느낌을
부각한 로에베의
오버사이즈 코트와
재킷. 3. 간결한 선과 만난
캘빈 클라인의 가죽
코트는 세련된 힘이
넘친다.

악어가죽 무늬를 찍은 보라색 펜슬스커트와 초록색 크롭트 재킷, 오렌지색 사파리 코트가 등장한 디스퀘어드2의 쇼는 컬러 가죽의 경쾌한 매력을 유감 없이 드러냈는데, 이 멋진 컬러 가죽 의상들이 모두 인조가죽이라는 사실에 보너스 점수를 더 얻었다. 컬러 가죽 의상을 안전하게 걸치는 방법은 하나의 컬러 포인트만 살리거나 혹은 비슷한 계열의 색상으로 톤온톤 룩을 연출하는 것이다.

좀 더 용감하다면 선명한 초록색 재킷에 채도를 살짝 뺀 핑크색 시가렛 팬츠를 입고 개나리색 클러치백을 든 디스퀘어드2 쇼의 모델럼 세 가지 정도의 색상을 강약 있게 섞어보길 권한다.

12. 소가죽 소재 숄더백은 89만원,훌라(Furla). 13. 인조가죽소재의 점퍼는 59만8천원,고엔제이(Goen.J). 14. 인조가죽장식의 원피스는 70만원대,에피타프. 15. 소가죽 소재클러치백은 1백10만원대,입생로랑 바이 스테파노필라티(Yves SaintLaurent by Stefano Pilati).16. 호피무늬 송치 장식의가죽 스커트는 32만8천원,아니베에프(Anivee.F).17. 인조가죽 소재의 칼라 장식은2만원대, 랩(Lap). 18. 송아지가죽소재 슈즈는 48만원대, 아쉬(Ash).

12. 소가죽 소재 숄더백은 89만원,
훌라(Furla). 13. 인조가죽
소재의 점퍼는 59만8천원,
고엔제이(Goen.J). 14. 인조가죽
장식의 원피스는 70만원대,
에피타프. 15. 소가죽 소재
클러치백은 1백10만원대,
입생로랑 바이 스테파노
필라티(Yves Saint
Laurent by Stefano Pilati).
16. 호피무늬 송치 장식의
가죽 스커트는 32만8천원,
아니베에프(Anivee.F).
17. 인조가죽 소재의 칼라 장식은
2만원대, 랩(Lap). 18. 송아지가죽
소재 슈즈는 48만원대, 아쉬(Ash).

가죽의 매력은 묵직함에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선택은 간결함을 강조한 ‘오버사이즈 가죽 의상’이다. 둥그스름한 코쿤 코트와 낙낙한 베이스볼 점퍼, 자연스러운 주름의 플레어 스커트 등 고급스러운 가죽의 질감을 한껏 살린 로에베와 풍성한 A라인 스커트, 가죽 크롭트 재킷을 덧입은 것처럼 디자인한 울 코트, 모피를 장식한 큼직한 악어가죽 원피스 등 구조적인 가죽의 멋을 보여준 펜디는 오버사이즈 가죽을 멋지게 풀어낸 대표적인 컬렉션이다.

정제된 검은색 가죽 코트 룩을 보여준 캘빈 클라인 컬렉션과 여전사 같은 분위기를 살린 알렉산더 왕의 밀리터리 가죽 코트, 일자로 떨어지는 가죽 재킷과 가죽 팬츠 룩의 프로엔자 슐러의 컬렉션에도 매력적인 오버사이즈 가죽 의상이 넘쳐난다. 큼직한 가죽 옷을 선택할때는 지나치게 무겁지 않은지 확인하고, 다리나 허리선처럼 여성스러운 신체 부위를 한 군데라도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으로 고르는 것이 세련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