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어로 ‘달콤한 인생’을 뜻하는 라 돌체 비타는 경제적 황금기를 이룬 1950~60년대의 이탈리아를 비유하는 단어다. 그 달콤한 인생의 중심에 잘록한 허리와 부풀린 스커트, 레이스와 시스루 장식 등 1950년대의 우아하고 관능적인 여인의 옷차림이 있다.

돌체앤가바나 컬렉션은 달콤하고 감미로운 50년대 이탤리언 뷰티를 세련되게 풀어냈다.

돌체앤가바나 컬렉션은 달콤하고 감미로운 50년대 이탤리언 뷰티를 세련되게 풀어냈다.

1950년대 여자들의 옷차림은 20세기 패션에서 가장 풍요로운 순간을 보여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시작된 50년대는 이른바 평화의 시대였다. 전장에 나간 남자들을 대신해 돈을 벌거나 혹은 직접 전장에 뛰어들기도 했던 여자들은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낸 후 50년대를 맞았다. 가정으로 돌아온 여자들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꾸는 데 다시 눈을 돌렸고, 주말과 휴일을 제대로 즐기고 싶어 했다. 이러한 경향은 50년대 패션 산업의 성장을 부추긴다. 여성성을 강조한 실루엣의 의상과 호화로운 액세서리, 휴양지에서 입을 리조트웨어와 스포츠웨어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때가 바로 이때다. 또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서 영화를 보는 일이 많아진 덕분에 은막의 여배우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여배우들의 옷과 헤어 스타일, 메이크업 룩이 큰 인기를 끌었다. 소녀 같은 오드리 헵번부터 육감적인 소피아 로렌까지, 50년대를 풍미한 여배우들의 스타일은 세계적인 유행을 만들었다. 패션에 있어 50년대는 격동기였다. 젊음의 힘이 고조되고, 대중적인 유행이 생겨났으며, 옷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특히 여자들에게는 아름다움을 향한 새로운 욕망이 치솟고 있었다. 이 변화는 매력적이고 풍요로운, 패션 황금기를 낳았다.

이 달콤한 시절을 제대로 향유한 곳은 이탈리아였다. 예술의 도시 파리와 상업의 도시 미국이 패션의 중심지였던 당시, 이탈리아는 실용성을 강조한 아름다움으로 새롭게 주목받았다. 이탈리아의 가죽과 장인들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Made in Italy’의 힘은 점점 커졌다. 발렌티노와 에밀리오 푸치 등 밀라노와 로마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디자이너들도 이탈리아 패션의 유명세에 힘을 실었다. 패션뿐만 아니라 가구, 전자제품 등 다방면의 급성장이 한꺼번에 이뤄졌다. 이처럼 활기찬 이탈리아, 그 시절이 바로 달콤한 인생 ‘라 돌체 비타’이다. 이탈리아 사람들 특유의 낙관주의를 비유한 이 단어는 여성들의 옷차림으로 더 뚜렷한 상징성을 갖게 되었다. 부풀린 헤어와 붉은 입술, 가슴선을 강조하고 허리를 조인 실루엣의 의상들, 여성성을 극대화하는 레이스와 시스루, 시퀸 소재 등 관능적인 우아함은 ‘이탤리언 뷰티’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리고 이 스타일은 지금까지도 50년대를 대표하는 스타일로 ‘돌체 비타 룩’이라고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50년대 돌체 비타 룩은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더욱더 여성스럽게 말이다. 소피아 로렌이 부르는 ‘맘보 이탈리아노’가 흐르는 가운데, 워킹을 시작한 돌체앤가바나 모델들은 50년대 이탤리언 뷰티를 제대로 재현했다. 섬세한 레이스 장식과 꽃무늬, 몸을 따라 흘러내리는 원피스와 허리를 가늘게 조인 풀 스커트, 반짝이는 보석 장식은 인생의 가장 달콤한 순간을 표현하듯 절정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자연스럽게 부풀린 헤어와 눈썹을 강조한 누드 메이크업도 매력적이다. 50년대 이탈리아 건축가인 지오 폰티의 작품에서 영감받았다는 펜디의 컬렉션도 돌체 비타 룩에 집중하고 있다. 몸을 죄는 실루엣 대신 자연스러운 실루엣과 가느다란 줄무늬, 주름 장식, 기하학적인 굽의 신발 등으로 건축적인 멋을 선보인 펜디 컬렉션은 50년대 스타일의 현대판 버전을 선보인다. 루이 비통 컬렉션은 파스텔 색상과 데이지꽃을 표현한 아일릿 레이스, 속살을 드러내는 시스루 소재, 베이비돌 실루엣으로 돌체 비타 룩을 한층 더 사랑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로 연출하는 법을 알려준다. 상·하의 색상을 통일하거나 장식을 하나로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스타일을완성했다. 니나리치와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컬렉션은 50년대 이탈리아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한 영화 <리플리>의 기네스 팰트로가 보여준 고급스러운 휴양지 룩을 떠올리게 한다. 브라 톱과 풀 스커트, 하이웨이스트 쇼츠와 아일릿 코트 등의 조합을 활용한 복고적이면서도우아한 옷차림은 이번 여름 휴양지에서 도전해볼 만하다. 50년대 은막의 여배우를 떠올리게 하는 로샤스 컬렉션과 디올 컬렉션도 매력적이다. 로샤스의 모델들은 반짝이는 원피스에 잠자리 선글라스를 쓰거나 머리에 스카프를 둘러 극적인 멋을 강조했고, 디올의 모델들은 입술을 붉게 물들이고 살갗이 살짝 비치는 오간자 소재로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이탤리언 뷰티에 주목한 컬렉션은 과한 실루엣을 줄이고 부드러운 색상과 여성스러운 꽃무늬를 더한 2012년식 돌체 비타 룩을 보여준다. 나긋나긋한 실루엣의 의상에 적당한 크기의 토트백과 발가락을 슬쩍 드러내는 오픈 토 슈즈, 얇은 가죽 벨트, 꽃 모양 주얼리 등 아기자기한 액세서리까지 곁들이면 더욱 감미롭다. 자, 이제 제대로 느껴볼 차례다. 옷으로 만나는 달콤한 인생의 순간을.

1. 레이스 소재 원피는 가격미정, 미샤(Michaa). 2. 폴리에스테르 소재 꽃무늬 원피스는 29만8천원, 매긴 나잇브릿지(McGinn Knightsbridge). 3. 레이스칼라 장식의 폴리에스테르 소재 블라우스는 19만9천원,티렌(Thyren). 4. 시퀸 칼라 장식의 블라우스는 10만원대, JJ 지고트(JJ Jigott). 5. 크리스털과 진주장식의 팔찌는 80만원, 스와로브스키(Swarovski). 6. 큐빅 장식의 꽃 모양 귀고리는 5만5천원, 필그림(Pilgrim). 7. 소가죽 소재 토트백은 2백46만원, 토즈(Tod’s). 8. 꽃 모양 크리스털 장식의 선글라스는 90만원, 불가리(Bulgari). 9. 아일릿 장식의 소가죽 소재 펌프스는 14만원대, 지니킴(Jinny Kim). 10. 유색 큐빅 소재 목걸이는 15만5천원, 프란시스 케이(Francis Kay).

1. 레이스 소재 원피는 가격미정, 미샤(Michaa). 2. 폴리에스테르 소재 꽃무늬 원피스는 29만8천원, 매긴 나잇브릿지(McGinn Knightsbridge). 3. 레이스칼라 장식의 폴리에스테르 소재 블라우스는 19만9천원,티렌(Thyren). 4. 시퀸 칼라 장식의 블라우스는 10만원대, JJ 지고트(JJ Jigott). 5. 크리스털과 진주장식의 팔찌는 80만원, 스와로브스키(Swarovski). 6. 큐빅 장식의 꽃 모양 귀고리는 5만5천원, 필그림(Pilgrim). 7. 소가죽 소재 토트백은 2백46만원, 토즈(Tod’s). 8. 꽃 모양 크리스털 장식의 선글라스는 90만원, 불가리(Bulgari). 9. 아일릿 장식의 소가죽 소재 펌프스는 14만원대, 지니킴(Jinny Kim). 10. 유색 큐빅 소재 목걸이는 15만5천원, 프란시스 케이(Francis Kay).

 

11. 레이스 패턴의 데님 소재 재킷은 가격 미정, 에르마노 설비노(Ermanno Scervino). 12. 뿔테 선글라스는 70만원대, 린다 패로 바이 한독(Linda Farrow by Handok). 13. 면 소재의 풀 스커트는 58만원, 모스키노 칩앤시크(Moschino Cheap&Chic). 14. 시계는 1백23만원, 베르사체 바이 갤러리어클락(Versace by Gallery O’clock). 15. 소가죽 소재 벨트는 11만5천원,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 16. 유리 구슬 장식 목걸이는 5만6천5백원, 프란시스 케이. 17. 코르사주 장식의 폴리에스테르 소재 스커트는 19만9천원, 더 틸버리(The Tilbury). 18. 소가죽 소재 토트백은 3백53만원, 펜디(Fendi). 19. 면 소재 스커트는 가격미정,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Marc by Marc Jacobs). 20. 소가죽 소재 슈즈는 17만9천원, 나무하나(Namuhana).

11. 레이스 패턴의 데님 소재 재킷은 가격 미정, 에르마노 설비노(Ermanno Scervino). 12. 뿔테 선글라스는 70만원대, 린다 패로 바이 한독(Linda Farrow by Handok). 13. 면 소재의 풀 스커트는 58만원, 모스키노 칩앤시크(Moschino Cheap&Chic). 14. 시계는 1백23만원, 베르사체 바이 갤러리어클락(Versace by Gallery O’clock). 15. 소가죽 소재 벨트는 11만5천원,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 16. 유리 구슬 장식 목걸이는 5만6천5백원, 프란시스 케이. 17. 코르사주 장식의 폴리에스테르 소재 스커트는 19만9천원, 더 틸버리(The Tilbury). 18. 소가죽 소재 토트백은 3백53만원, 펜디(Fendi). 19. 면 소재 스커트는 가격미정,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Marc by Marc Jacobs). 20. 소가죽 소재 슈즈는 17만9천원, 나무하나(Namu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