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스타일, 도트무늬, 시퀸 장식, 코쿤 실루엣 코트, 뱀피 소재, 레이스업 부츠 등 2011 가을/겨울 패션의 바다를 힘차게 유영할 18개의 트렌드 키워드!

둥그스름한 코쿤 실루엣, 몬드리안 룩에서 영감 받은 1960년대 스타일, 화려한 컬러를 입은 뱀피 소재까지, 프라다 컬렉션은 이번 가을/겨울 시즌의 트렌드 집합소다.

둥그스름한 코쿤 실루엣, 몬드리안 룩에서 영감 받은 1960년대 스타일, 화려한 컬러를 입은 뱀피 소재까지, 프라다 컬렉션은 이번 가을/겨울 시즌의 트렌드 집합소다.

Viva! Vivid Colors
알록달록한 열대어를 연상시키는 비비드 색상의 물결이 가을/겨울 시즌을 화려하게 물들인다. 간결한 실루엣에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녹색 등 채도를 한껏 끌어올린 선명함을 끼얹은 질 샌더 컬렉션은 함께 걸치는 아이템은 검은색으로 통일하라고 귀띔하며, 에르메스와 브리오니, 커스튬 내셔널 컬렉션은 비비드 컬러의 슈트에 도전해보라 재촉한다. 보라색 모피 스툴에 핑크색 원피스를 매치한 구찌와 붉은색 톱에 핑크색 스커트를 매치한 지암바티스타 발리 컬렉션은 비비드 색상끼리의 톤온톤 연출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Colorful Snake
누가 뱀피무늬가 기 센 여자의 상징이라고 했는가. 이번 시즌 등장한 뱀피무늬는 180도 변신했다. 가장 큰 변화는 색을 입었다는 것. 부드러운 파스텔 톤부터 선명한 비비드 컬러까지 다채로운 색을 걸친 뱀피무늬는 밋밋한 실루엣의 의상에 기분 좋은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함께 매치하는 의상이 간결할수록 그 멋이 제대로 살아난다는 것을 기억하자. 옷이 부담스럽다면 가방이나 신발로 먼저 컬러 뱀피무늬의 매력을 느껴보길.

Revival 1960’s
이번 시즌 패션계는 1960년대로 회귀했다. 그리고 60년대의 혁신가, 디자이너 입생로랑과 앙드레 쿠레주와 재회했다. 프라다, 발렌시아가, 커스튬 내셔널 등은 선을 분할한 입생로랑의 ‘몬드리안 룩’에 주목했고, 폴앤조와 아퀼라노 리몬디, 보테가 베네타 등은 ‘쿠레주 룩’으로 불렸던 네모난 더블 버튼 코트로 60년대를 추억한다. 60년대 스타일의 재현에 꼭 필요한 요소는 담담한 직선의 실루엣, 동그란 칼라, 큼직한 단추 장식, 선명한 색상!.

Hood to Head
트레이닝 의상의 상징쯤 되던 후드 장식의 품격이 한층 높아졌다. 질 샌더, 로샤스, 에르메스, 프라다 컬렉션 등 런웨이 곳곳에서 등장한 후드 장식은 얼굴만 쏙 내놓은 모델을 신비롭게 만드는 헤어 액세서리로 사용되었다. 이제 헤어스타일이 영 마음에 안 드는 날엔 후드를 쓱 뒤집어쓰면 되겠다.

Wild Fur
작년, 가짜 모피로 샤넬 가을/겨울 컬렉션을 완성했던 칼 라거펠트에게 새삼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덕분에 이번 시즌 가짜 모피 의상이 대거 등장했고, 혹은 진짜도 가짜처럼 거칠게 표현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으니까. 올겨울 모피 의상을 선택할 때는 잘 깎인 밍크나 세이블보다는 거친 느낌의 몽골리안 양털이나 여우털을 주목하는 편이 낫다. 물론 가짜 모피를 진짜처럼 근사하게 걸치면 더없이 좋다.

Ladylike Leather
이번 시즌, 가죽이 한층 여성스러워졌다. 울이나 모직 소재가 지겨울 때는 부드러운 가죽 원피스나 가죽 펜슬 스커트로 눈을 돌려보라. 색다른 여성스러움을 경험할 수 있다. 가죽 재킷이나 코트는 페이턴트 가공으로 반짝임을 더한 디자인이 대세다.

Glitter Gold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금값 탓인지, 런웨이를 황금색으로 물들인 골드의 향연이 유독 눈부시다. 시퀸 마니아인 발맹을 필두로 밤하늘에 쏘아 올린 불꽃놀이를 보는 듯한 돌체앤가바나, 화려한 사교계의 여왕 같은 모스키노, 미래에서 온 로봇 같은 스텔라 맥카트니 등이 골드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번쩍거리는 광택을 더한 가죽 옷부터 스팽글이나 비즈 등의 시퀸 장식까지, 이번 시즌엔 골드가 더없이 아름답다.

Square Clutch
토트백으로 출사표를 던진 뒤 숄더백으로 안타를, 이번 시즌 클러치백으로 홈런을 친 네모난 가방! 새로운 시즌을 여는 첫 번째 가방으로 선택하기 제격이다. 손가락에 낄 수 있는 스트랩이 달린 디자인부터 포트폴리오 파일을 닮은 극도로 간결한 디자인까지, 홈런을 친 트렌드답게 선택의 폭도 무궁무진하다.

Hand knitted
엄마가 집에서 짜준 것만 같은 손뜨개 느낌의 니트 스웨터가 향수를 자극한다. 드리스 반 노튼, 마이클 코어스, 스텔라 맥카트니 컬렉션은 이 스웨터를 더 감성적으로 입는 법을 알려준다. 그 비법은 바로 부드러운 실크 소재의 아이템을 곁들이는 것이다.

Gorgeous Fetish
내로라하는 패션 하우스가 페티시즘에 심취했다. 새하얀 드레스 위에 몸을 속박하는 느낌으로 벨트를 두른 알렉산더 맥퀸, 살갗이 아슬아슬 드러나는 시스루 의상에 잘록한 허리를 곁들인 지방시와 루이 비통, 마크 제이콥스. 허벅지를 타고 올라가는 슬릿 사이로 요염하게 다리를 드러낸 DVF와 구찌 컬렉션! 가늘고 긴 실루엣과 흰색, 검은색 주조의 컬러 팔레트로 절제의 줄다리기를 잘한 덕분에 우아한 느낌마저 든다. 요조 숙녀와 밤의 여신, 그 중간쯤의 관능을 훔치고 싶다면 이들의 컬렉션에 주목하면 된다.

Graphic Print
하나의 예술 작업과도 같은 그래픽 프린트가 옷으로 옮겨왔다. 같은 실루엣의 옷도 더 화려하게, 더 재미있게 변신시키는 그래픽 프린트는 소재가 두터운 가을/겨울 의상에 흥취를 선물한다. 기하학적인 느낌의 베르수스와 프로엔자 슐러, 다양한 그래픽 프린트로 신선한 멋을 연출한 마르니, 한 점의 그림 같은 필립 림, 정교한 드리스 반 노튼의 컬렉션에서 그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픽 프린트 의상을 한 벌로 입으면 더 근사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다.

Lace-up Boots
중세시대의 기사가 신었을 법한 레이스업 장식의 부츠가 런웨이를 또각또각 거닐었다. 알렉산더 맥퀸과 두리 정 컬렉션에서 만난 다리의 살갗을 살짝 드러내는 레이스업 부츠는 섹시했고, 무릎까지 촘촘하게 엮인 입생로랑과 발맹 컬렉션의 부츠는 힘이 넘쳤다. 신발장에 모셔두었던 레이스업 부츠를 다시 꺼내도 좋고, 새로 구입한다면 베르사체와 마크 제이콥스의 것처럼 컬러가 들어간 디자인도 멋지다.

Dot Song
옷이 악보가 되고 동글동글한 폴카 도트무늬가 음표가 된 이번 시즌 런웨이 위로는 흥겨운 음악이 흘렀다. 마크 제이콥스는 도트에 도트를 얹은 컬렉션으로 마치 팝아트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고, 스텔라 맥카트니는 미니멀리즘 무드가 지겨울 때쯤 도트무늬로 경쾌한 쉼표를 찍었다. 도트 무늬끼리의 과감한 레이어링 연출에 도전한 DVF는 붉은색 입술을 액세서리처럼 곁들였고, 돌체앤가바나의 도트무늬 옥스퍼드 슈즈는 율동감 넘치는 워킹을 선물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도트무늬가 시선을 분산시키는 대신 잘록한 허리로 시선이 모아지도록 똑똑한 연막작전을 폈다는 것!

Check It Out
크림색 앙고라 니트 스웨터에 마치 담요를 두른 것처럼 체크 맥시 스커트를 매치한 막스마라는 우아하고, 오렌지색과 파란색을 블록 체크로 이은 타쿤의 미니 원피스와 패딩 재킷은 화려하다. 타탄 체크와 블록 체크로 다양한 길이의 코트를 선보인 버버리 프로섬은 클래식하며, 컬러 모피 스툴에 체크무늬의 울 소재를 이어 붙인 소니아 리키엘의 큼직한 숄은 빈티지한 맛이 있다. 이처럼 체크는 어떤 무늬, 어떤 색상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얼굴로 변신한다. 이번 시즌 체크의 가장 멋진 얼굴은 타탄, 블록, 글랜 체크처럼 똑 떨어지는 격자무늬를 큼직하게 그려 넣은 디자인이다.

Cocoon Coat
이번 시즌 코트는 코쿤 실루엣이 대세다. 모양이 누에고치처럼 둥그스름해서 ‘코쿤’으로 불리는 이 코트는 역시 실루엣을 잘 살려야 제 맛이다. 그 핵심을 맛깔 나게 짚어낸 로에베, 버버리, 루이 비통, 펜디,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에 주목하면 매력적인 연출 팁을 얻을 수 있다. 진짜 누에고치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코트의 형태를 부각하는 대신 다리선은 날렵하게 연출해야 하며, 체형이 통통한 편이라면 소매 부분만 동그랗게 부풀린 코트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Masculine Suit
레드 카펫에서도 이브닝 파티에서도 팬츠 슈트의 위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런웨이에서도 다채로운 팬츠 슈트가 선보였는데, 핵심은 이렇다. 1970년대를 주름 잡았던 입생로랑의 가늘고 긴 ‘르 스모킹’ 실루엣에 1990년대의 미니멀리즘 무드를 더하는 것. 이때 팬츠는 와이드 팬츠보다 발목까지 좁다랗게 떨어지는 시가렛 팬츠가 더 근사하다.

High Loafer
교복 밑에 즐겨 신었던 로퍼가 성숙한 여인 버전으로 돌아왔다. 둥글거나 네모난 앞코에 태슬 또는 프린지 장식을 단 이 로퍼의 비밀병기는 바로 뒷굽! 하이힐을 단 로퍼에 발목 양말이나 무릎 양말을 신으면 뭔가 정숙한 학생 같은 느낌이 난다.

Cape Coat
랑방과 에르마노 설비노의 똑 떨어지는 우아한 케이프부터 모스키노 칩앤시크와 블루걸의 사랑스러운 케이프까지, 다채롭게 변주된 케이프 코트가 시선을 모은다. 소매가 없는 A라인의 디자인 특성상 하의는 날렵하게 연출하는 것이 세련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