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산다는 건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사는 것과 같다. 밝아오는 새해를 맞아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쇼핑, 주요 시계 브랜드의 대표적인 시계들을 살핀다.

 

구찌 뱀부 워치
보통 패션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시계는 액세서리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데, 구찌 타임피스의 뱀부 워치는 구찌 하우스의 전통에 기여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많은 시계 애호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리다 지아니니가 직접 디자인한 이 시계는 오랫동안 구찌의 가방과 주얼리에 사용되어온 소재인 대나무를 시계에 적용한 것으로 동그란 다이얼을 손으로 조각한 대나무 케이스가 감싸고 있다. 또 브레이슬릿에는 구찌 고유의 홀스빗 모티브를 적용해 하우스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스위스 메이드 시계답게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것은 물론이다.
Wear it with… 대나무 소재 사용으로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뱀부 시계는 화려한 프린트가 있는 의상과 함께 매치한다. 컬러풀하고 복잡한 프린트가 뱀부 워치의 독창성을 잘 받쳐주기 때문이다. 그 외에 구찌 크루즈 컬렉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감한 컬러의 서머 드레스나 사파리 룩과도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스카겐 클래식 컬렉션
흔히 스칸디나비아 하면 아름다운 자연과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공산품을 떠올리는데, 그 특성을 고루 갖춘 시계 브랜드가 있다. 바로 스카겐이다. 꼼꼼하기로 유명한 덴마크 사람들의 시계답게, 스카겐은 자연에서 영감 받은, 유려한 라인의 미니멀한 디자인과 어떤 옷차림에 착용해도 어울리는 실용성을 시계에 고스란히 반영했다. 레드닷 어워드 수상으로 디자인은 인정받은 지 오래고, 콤테크 워치라는 시계 제작사를 자체 보유하고 있어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품 가격을 줄이는 등 훌륭한 기술력의 시계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는 것 또한 스카겐 시계의 큰 장점이다.
Wear it with… 작은 다이얼과 주얼리처럼 반짝이는 섬세한 브레이슬릿이 심플하면서도 지극히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풍긴다. 소공녀처럼 단정한 코트, 단아한 스커트 슈트 차림이나 레이스 원피스 등 여성스럽고 예쁜 옷차림에 잘 어울린다. 작은 참 팔찌 등 다른 액세서리와 함께 레이어링해도 예쁜데, 너무 치렁치렁하지 않도록 한두 개 이상은 삼가자.

 

파슬 스위스 메이드 컬렉션
1984년 미국에서 론칭한 파슬은 시간의 정확도에만 집중했던 기존의 클래식한 시계 시장에 시계도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브랜드였다.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고, 아방가르드한 디자인과 빈티지 감성을 내세운 파슬의 시계들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수없이 많은 캐주얼 시계가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파슬은 오랫동안 라이선스 시계 브랜드들의 스위스 시계 제작을 맡으며 기술력 또한 입증해왔는데, 최근 스위스 메이드 컬렉션을 선보이며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였다. 파슬의 스위스 메이드 워치는 그런 기술력과 고전적이고 캐주얼한 디자인, 파슬 고유의 빈티지 감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시계다.
Wear it with… 튼튼한 소가죽 소재 스트랩과 블랙 다이얼, 브론즈 컬러 케이스가 세련된 빈티지 감성을 풍기는 파슬 시계는 더플 코트와 미니드레스, 타탄 미니스커트 같은 스쿨걸 룩에 매치해보자. 영국 소녀들 특유의 사랑스러우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터프하고 쿨한 옷차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카시오 디지털 컬렉션
1980년대 영화 <백투더 퓨처>에서 마이클 J. 폭스가 차고 나온 데이터뱅크 워치는 전 세계 남자아이들로 하여금 카시오의 디지털 시계를 머스트 해브 아이템 1호로 꼽게 만들었다. 세월이 지나고 유행의 사이클도 몇 바퀴를 돌아온 지금, 카시오의 디지털 시계는 어느새 고전 시계의 대열에 끼어 사랑받는 아이템이 되었는데, 흥미로운 건 예나 지금이나 디자인이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군더더기는 점점 더 없애고 두께는 점점 더 얇아졌으며 소재는 더 가볍고 강해져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세련미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고전적 가치를 유지하며 시대에 맞게 디자인을 조율하는, 디지털 워치메이커의 노련미가 고스란히 담긴 모델이다.
Wear it with… 지극히 남성적이고 기계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디자인이다. 하지만 투박하지는 않아서 세련된 느낌의 PVC 혹은 가죽 소재 코트 등 반질반질한 질감의 의상과 매치했을 때 재미있는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스터드 장식의 액세서리를 하거나 머리를 한쪽으로 쏠리게 넘기는 등 룩에 1980년대 무드를 살짝 더하는 것 또한 좋은 아이디어다.

 

CK 임펄시브 컬렉션
캘빈 클라인은 오랫동안 미니멀한 패션 영역을 지배해왔다. 모던함, 세련미, 도회적인 아름다움 등 캘빈 클라인의 디자인 세계를 수식하는 단어들은 캘빈 클라인 워치스의 시계 컬렉션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데, 스위스 메이드 시계의 안정적인 기술력에 웬만한 시계 전문 브랜드보다 뚝심 있게 지켜온 디자인 정체성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정제되고 아름다운 실루엣의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CK 임펄시브 시계가 바로 그 예다. 촘촘한 짜임의 메시 소재 브레이슬릿 안에 간결하게 자리 잡은 동그란 다이얼, 손목을 부드럽게 감싸는 착용감까지 섬세한 디테일과 과감한 디자인이 공존하는 보기 드문 시계다.
Wear it with… CK 임펄시브 시계처럼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의 시계는 최대한 깔끔한 실루엣의 옷차림에 잘 어울린다. 패턴이나 디테일을 강조한 룩보다는 면과 블록 컬러, 질감에 집중한 옷 입기를 시도하고, 헤어 스타일이나 메이크업 또한 깨끗하게 연출하면 매우 근사한 옷차림을 완성할 수 있다.

 

라도 하이퍼크롬 컬렉션
라도는 세라믹 소재의 워치메이커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세계 최초의 모노블록 케이스를 제작한 유일무이한 기술력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모노블록 케이스란, 케이스와 스트랩이 조립식이 아닌, 하나의 몸체로 이루어진 시계를 뜻한다. 따라서 더욱 유려하고 정돈된 실루엣을 보여주며, 하이퍼크롬 시계에 사용된 세라모스 소재는 일반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보다 훨씬 단단하고 가벼워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 착용자의 체온을 흡수해 더욱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단정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다이얼에 네 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우아함까지 더했다.
Wear it with… 스포티한 디자인과 잔 스크래치에 뛰어난 내구성을 발휘하는 하이퍼크롬 시계는 스포티한 무드의 도심 속 옷차림에 잘 어울린다. 과감한 컬러블록, 래글런 소매, 네오프렌 소재 등 활동적인 요소를 옷차림 곳곳에 적용하고 메탈 소재의 하이퍼크롬 시계로 세련미를 더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