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틱 워치의 세계가 펼쳐진다. 시간과 예술이 공통으로 지닌 가치, ‘소중함’에 포커스를 맞춘 이 시계들은 최근 경기 불황이라는 암울한 시기에도 아랑곳없이 등장해 우리의 환상을 충족한다. 여기,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는 예술 시계 다섯 개를 소개한다.

까르띠에 : 레제르 파뷜러즈드 까르띠에 시리즈

세계적 시계 박람회인 2013년 SIHH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손꼽힌 ‘레제르 파뷜러즈 드 까르띠에(Les Heures Fabuleuses de Cartier)’는 그저 보석을 장식한 주얼리 워치를 벗어나 각각 놀라움의 요소를 지닌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동물을 자주 형상화하는 까르띠에답게, 시계 위에 세팅된 장미를 품은 다이아몬드 공작새는 따로 분리되어 브로치로 변하고, 깃털 하나하나 섬세하게 조각된 앵무새 머리 모양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돌리면 시계가 나타나는 등 정교한 주얼리 속에 숨은 시간을 찾아내는 기쁨이 있다.

불가리 : 코메디아 델 아르떼 시리즈

16세기의 이탈리아 전통 연극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코메디아 델 아르떼(Commedia dell’Arte)’ 시리즈는 광대와 늙은 상인, 소작농 아가씨 등 개성 강한 캐릭터를 다이얼 중앙에 배치해 시간에 따라 그들의 팔과 다리, 가슴과 머리를 정교하게 움직이며 시간을 알려주는 한정판 시계다.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와 배경은 18K의 골드 디스크에 미니어처 페인팅, 인그레이빙 등 고도의 수작업을 통해 16세기의 연극 무대를 고스란히 재현했으며, ‘미니트 리피터’라는 메커니즘이 15분마다 아름다운 음악 소리로 시간을 알려주어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바쉐론 콘스탄틴 : 레 주니베르 장피니 시리즈

바쉐론 콘스탄틴이 워치메이킹의 기술력과 예술 정신을 결합해 꾸준히 선보여온 ‘메티에 다르(Metier d’Art)’ 컬렉션의 일부로, ‘레 주니베르 장피니(Les Univers Infinis)’ 시리즈는 ‘끝없는 우주’라는 의미에 맞게, 네덜란드 예술가 에셔(Escher)의 독특한 그림 세계를 담아내며 시간의 속성을 표현한다. 수학과 미학이 결합된 이 그래픽 아트는 에나멜링, 보석 세팅, 음각과 양각 세공 같은 보석을 세공할 때 흔히 쓰이는 기법들로 다이얼에 재현되었다. 서로 얽히고설킨 물고기와 비둘기, 조개와 불가사리가 서로 끈끈히 연결된 세상사를 그려내고 있다.

쇼메 : 아트라프 모아 프레셔스 워치 시리즈

‘사랑한다면 나를 잡아봐’라는 의미를 지닌 ‘아트라프 모아 프레셔스 워치(Attrape-moi Precious Watch)’는 나비의 화려한 날갯짓, 잠자리의 고공 비행 같은 동물들의 유혹의 몸짓을 조그만 다이얼 위에 그려낸다. 얇은 자개 다이얼 위로 지극히 촘촘하고 섬세한 음영을 새겨 넣은 뒤, 차이나 잉크와 에나멜 등으로 그림을 완성하고, 사파이어, 핑크 쿼츠, 황마노 등 보석을 장식해 시간을 표시하는 등 장인정신의 완성을 보여준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는 0.89캐럿 상당의 다이아몬드 152개가 세팅되어 자연의 아름다움에 보석의 화려함을 더했다.

반 클리프 아펠 : 윈 주르네 아 모나코 워치

흰색의 눈부신 자개 소재 다이얼 덮개와 그 아래 비치는 푸른빛의 라피스 라줄리 소재 다이얼이 프랑스 남부 해안가의 하늘과 바다를 떠오르게 한다. 다이얼에는 모나코의 전경이 그려져 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위로 사람 모양을 한 화이트 골드 소재의 디스크가 돌면서 해변을 거니는 행복한 모녀의 모습을 그려낸다. ‘윈 주르네 아 모나코(Une Journee a Monaco)’라는 이름처럼 모나코에서의 멋진 하루를 형상화한 이 시계는 시간 속에 알알이 박힌 아름다운 순간들을 즐기고, 영원히 간직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