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이래 27년간 동일한 패키지 디자인을 고수하고, 전 세계 100여 곳의 매장 인테리어가 모두 다르며, 예술가와 문화활동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브랜드가 바로 이솝이다. 반평생을 이솝과 함께하며 이 모든 것을 지휘한 수잔 산토스를 직접 만났다.

새롭게 리뉴얼한 갤러리아 백화점 내 이솝 매장을 방문한 수잔 산토스

창립자인 데니스 파피티스와 회사를 함께 설립했고, 27년 동안 한 브랜드와 함께한 비결이 궁금하다.

이솝을 창립할 당시 데니스와 함께 제품의 제조 과정부터 라벨 작업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챙겼다. 체계적인 연구로 혁신적인 성분을 찾아내고 제품의 제조부터 판매까지 직접 관리하는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데니스처럼 열정적이고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동료이자 친구라는 점은 대단한 행운이다.

이솝 하면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매장 인테리어가 먼저 떠오른다.

이솝의 매장은 제품과 더불어 이솝이라는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고객들에게 알리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매장의 인테리어와 소품뿐 아니라 향과 음악 모두 이솝의 일부다. 아누크 오일 블렌드로 이솝만의 향을 피우고, 음악은 창립자인 데니스 파피티스가 직접 선곡한다.

한국에서는 백화점이나 편집숍에서 이솝을 만날 수 있는데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계획은 없나?

올해 말 개장을 목표로 가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매장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각국의 문화와 지역사회의 전통을 반영하는 동시에 이솝만의 독특한 색깔을 입히는 것이다. 한국에 처음 선보일 이 매장도 기존의 것들과 전혀 다른 모습일 거다.

당신의 집을 공개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집 안 곳곳에 놓여 있는 이솝 제품이 마치 소품처럼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위대한 예술작품은 시대를 초월하는 힘을 가졌다. 유행을 타지 않고 세월이 지날수록 더 빛을 발하는 가구나 소품을 좋아한다. 신제품을 출시할 때도, 새로운 매장의 인테리어를 결정할 때도 이러한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더 많이 팔기 위해 패키지나 성분만 살짝 바꿔 신제품을 내놓는 것은 이솝의 철학과 맞지 않는다. 고객의 니즈를 완벽히 충족할 만한 제품이라는 자신감이 있을 때만 신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퓨리파잉 페이셜 크림 클렌저나 카멜리아 너트 페이셜 하이드레이팅 크림, 다마스칸 로즈 페이셜 트리트먼트처럼 창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쭉 출시되는 제품이 많다.

27년을 쉬지 않고 일하면서 일과 휴식의 균형을 유지해온 노하우가 있다면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불을 켜지 않은 채 어두운 상태에서 차를 마시며 명상의 시간을 가진 뒤 햇살이 비치는 길을 따라 45분간 산책을 한다. 자연이 주는 고요함과 편안함 속에서 찬찬히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긴장도 풀어지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27년간 변함없이 사랑받아온 이솝의 베스트 제품

1 다마스칸 로즈 페이셜 트리트먼트. 25ml 10만원.

2 퓨리파잉 페이셜 크림 클렌저. 100ml 4만8천원.

3 카멜리아 너트 페이셜 하이드레이팅 크림. 60ml 6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