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전문 용어에 속했을 양악수술이 이제는 국민 용어가 될 만큼 익숙해졌다. 인기 여배우의 인상을 드라마틱하게 바꾼 이 수술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용어 해설.

포털 사이트에 양악수술을 받은 연예인의 ‘비포 앤 애프터’ 사진이 올라오는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난달, 신은경의 양악수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데뷔 24년 차의 여배우가 성형을 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종합병원>과 <조폭 마누라>를 통해 보이시한 매력을 보여줬던 신은경이 자신의 개성을 포기했다는 점이 더 충격적이었다. 수술 후 그녀는 예전보다 어려 보이고 인상도 한결 부드러워졌지만, 부기와 입가의 마비 증상이 남아 있어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신은경과 신이, 이파니처럼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들이 TV에 나와 양악수술을 한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양악수술은 단 한 번의 수술로 외모를 완전히 바꾸는 기적의 수술로 여겨지고 있다.

쌍꺼풀과 코 수술의 유행이 지나고 필러와 보톡스, 자가지방이식 등의 얼굴윤곽시술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양악수술의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 10년 전만 해도 성형외과를 찾는 여자들의 주문은 ‘송혜교의 눈’과 ‘김태희의 코’였지만 이제는 ‘청순하면서 세련된 이미지’를 요구하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얼굴 선과 형태를 변화시키는 양악수술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부정교합이나 약관절, 비대칭, 돌출입 등 턱과 치아의 기능적인 교정에 초점이 맞춰졌던 양악수술이 요즘은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양악수술은 쌍꺼풀처럼 결코 간단한 수술이 아닌,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이 뒤따르는 대수술이다. 안면윤곽 수술 전문의인 유상욱 원장은 “양악수술은 상악과 하악을 절개한 후 상악과 하악을 이동시키거나 회전시켜 고정핀으로 뼈를 고정하는 대수술이에요. 양악수술을 치아교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정교합이나 심한 주걱턱, 돌출입 등을 가진 환자에게만 권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양악수술에 대해 무조건적인 환상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위험해요. 모든 사람이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는 것도 아니고요. 턱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우선임을 명심해야 해요”라고 당부한다. 외모가 연예인처럼 예뻐질 거라는 기대도 문제다. 물론 다른 수술에 비해 외모를 개선하는 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양악수술이 마치 ‘얼굴 작아지는 수술’, ‘동안 수술’ 등 외모 개선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모든 성형수술이 그렇듯 건강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하철과 버스광고에 실린 양악수술 광고는 ‘신속함’과 ‘드라마틱한 변화’만을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양악수술의 실체를 알기란 쉽지 않은 일. 그래서 최근에 양악수술을 한 이들로부터 수술의 전 과정과 회복 과정까지 생생한 체험담을 들었다.

쉽고 간단한 수술?

양악수술 광고에서 흔히 목격되는 문구는 ‘1시간이면 평생의 콤플렉스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환자의 상태와 수술의 난이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양악수술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3시간 내외다. 대수술이므로 수술 중에는 반드시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 수술의 난이도에 비해 수술시간이 짧은 편이지만, 문제는 수술 후다. 수술을 하고 이틀에서 나흘 동안 입원을 하는데 얼굴 안쪽을 꿰매기 때문에 목부터 코까지 얼굴 전체가 퉁퉁 부기 때문이다. 양악수술 하면 흔히 ‘뼈를 깎는 고통’을 예상하지만, 실은 ‘숨 못 쉬는 고통’이 더하다고. 7개월 전 부정교합으로 수술을 받은 지인은 당시의 상황을 “심한 코 감기로 코와 목이 꽉 막힌 느낌”이라 표현했을 정도다. 병원에서는 일주일 정도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 수술을 받은 사람들의 입장은 다르다. “턱뼈를 고정해놓았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한 달 정도는 말을 많이 하지 말 것을 권해요. 더 큰 문제는 부기예요. 개인차는 있겠지만 한 달 동안은 꽤 많이 부어 있어 공적인 자리에 나가는 게 어렵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병원 얘기만 듣고 일주일 동안 휴가를 냈다 한 달씩 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부기보다 더 큰 고민은 행여나 감각이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다. 최첨단 장비로 얼굴의 세밀한 신경까지 잡아내고 신경을 피해 뼈를 절개한다지만 입과 턱 주변을 지나는 신경이 워낙 많다 보니 수술 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까지 턱 주변의 감각이 무딘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 수술 전 의사로부터 수술 후 입 주변의 감각이 둔해진다는 설명을 듣더라도 막상 수술 후 마비증상이 나타나면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수술 후 부기 때문에 집 안에만 있고 하루에도 수십 번 거울을 보다 보니 우울증을 앓는 경우도 더러있다. 수술을 마친 환자에게 의사들이 거울을 적게 보라고 당부하는 것도이 때문이다. 부기와 마비 증상과 더불어 식사의 불편함도 감수해야 할 몫이다. 2주 동안은 입이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빨대로 우유나 미음 같은 액상 형태로 된 음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양악수술 초창기였던 6년 전에 수술을 받은 친구는 한 달 넘게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해 해쓱해진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무고정 양악수술’이라는 새로운 시술법이 개발돼 불편함이 좀 덜하긴 하다. 위턱과 아래턱의 교합을 완벽하게 맞추기 때문에 두 턱을 강력한 고무줄로 고정하는 이른바 ‘악간 고정’이 필요 없는 시술법인데, 수술 후 입을 벌리는 게 비교적 자유로워 대화나 음식을 먹기가 한결 수월하다. 입을 묵지 않기 때문에 턱관절이 굳지 않아 입을 벌리는 연습기간도 짧아져 그만큼 회복도 빠르다.

양악수술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한 번의 수술만으로 끝난다는 것인데, 양악수술을 하면 치아의 교합이 맞지 않으므로 치아 교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술 후 교정기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개월에서 1년 사이다. 양악수술과 치아교정을 비교할 때 양악수술의 장점으로 꼽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기간이 짧다는 것이지만, 수술 후 부기가 가라 앉고 감각이 예전처럼 돌아오는 기간과 수술 후 교정에 드는 기간까지 고려할 때 결코 짧지 않다는 게 수술한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기적의 수술?

사실 양악수술은 부정교합이나 돌출입, 주걱턱, 무턱 등의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수술이다. 이러한 증상이 있으면 턱 관절 장애나 통증, 소화불량, 두통 등의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술 후 이 같은 증상이 사라지면 결과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지만, 외모에 대한 만족도는 극과 극을 오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 후 코가 퍼져 보이거나 코끝이 들려 올라가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양악수술 시 위턱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코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비중격의 아랫부분을 자르는데, 이 과정에서 비중격 연골의 일부가 손상되면 코끝이 불안정해지면서 생기는 결과다. 실제로 양악 수술 시 코끝을 잡아주는 것을 옵션으로 선택하거나 양악수술 후 달라진 코 모양을 교정하기 위해 성형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얼굴뼈를 이동시키는 양악수술과 달리 돌출입 수술은 위아래의 치아를 필요한 만큼 발치하고 빈 공간의 잇몸뼈를 절개해 치아와 잇몸을 뒤로 이동시키는데, 수술 후 얼굴형이 길어지거나 사각턱에 가까운 얼굴형이 되는 사례도 있다. 선천적으로 아래턱이 돌출된 주걱턱을 돌출입으로 오인해 수술한 결과 치아 부분만 지나치게 들어가 합죽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경미한 돌출입이나 주걱턱이라면 2년 정도의 치아 교정으로도 교정이 가능하므로 무조건 양악수술을 고집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유상욱 원장 역시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심사숙고하고 또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양악수술의 수술시간은 짧지만 회복에 드는 시간과 고통과 불편함은 오래 지속되니 말이다. 수술을 결정하기 전, 인터넷 검색을 수술을 경험한 환자들의 후기를 읽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양악수술 시 주의사항

수술을 결정했다면 실력 있는 의료진과 병원을 선택하는 과제가 남았다. 양악수술은 미적인 개선과 동시에 치아의 교합과 턱 기능 개선까지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수술인 만큼 성형외과와 구강외과와의 협진 시스템을 갖춘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수술 전 정확한 사전진단이 필요하다. 요즘은 눈부터 위턱까지 길이를 교합기로 정확하게 측정한 후 측정값으로 환자의 얼굴길이와 뼈의 각도를 재현하는 ‘마운팅’과 ‘모형수술’, ‘3D-CT’의 과정을 모두 거친다. 특히 면윤곽수술 전문장비인 ‘3D-CT’는 입체적인 3D 촬영으로 수술 전후 얼굴 뼈의 이동 위치를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얼굴뼈 이동에 따른 피부, 지방 조직의 변화까지도 파악할 수 있어 수술의정확도를 높이는 데 꼭 필요한 장비다. 이를 토대로 각자의 상태에 맞는 최상의 수술법을 찾는다. 전신마취가 이루어지는 수술이므로 수술 전 당뇨, 고혈압, 부정맥, 결핵, 일반혈액검사 등 정확하고 광범위한 검사가 이루어진다.

양악수술을 비롯한 대부분의 얼굴뼈 수술은 성장기에 수술을 받게 되면 수술 후 또 다른 성장에 의해 얼굴의 형태가 변할 수 있으므로 얼굴뼈 성장이 멈춘 후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남성의 경우 18~19세, 여성은 17~18세가 적당하다. 단, 주걱턱처럼 가족력이 있거나 턱이 자라는 성장 패턴이 좋지 않다면 최대 성장이 끝나는 시점에 양악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요즘은 양악수술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도 많고 최신 장비를 갖춘 곳이 많지만, 전문의가 양악의 비율과 입술이 맞부딪치는 비율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거나 환자가 자신의 뜻대로 고집을 부린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 재수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수술 직후 얼굴형이 기대했던 것과 달라 재수술을 고려한다면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연부조직과 골조직의 수술 전 상태로 될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가지는 게 좋다. 수술 후 1년 정도는 얼굴에 과도한 충격을 받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면윤곽 수술의 종류

양악 방법 부정교합과 비대칭, 주걱턱 등을 교정하기 위해 위턱과 아래턱을 절개한 후 위턱과 아래턱을 이동시키거나 회전시켜 핀으로 뼈를 고정하는 수술로,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 후 6개월에서 1년 정도 치아 교정이 필요하다. 비용 1~2천만원대(치아 교정 비용 포함)
돌출입 방법 잇몸뼈가 돌출돼 돌출입이 된 경우 위아래의 치아를 필요한 만큼 발치하고 빈 공간의 잇몸뼈를 절개해 치아와 잇몸을 뒤로 이동시키는 수술이다. 수술 후 6개월에서 1년 정도 치아 교정이 필요하다. 비용 1~2천만원대(치아 교정 비용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