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감기를 달고 살고,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힘들다면 저체온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꿈꾼다면 체온을 높여보자!

1 은은한 향으로 긴장을 풀어 숙면을 돕는 홈 퍼퓸. 2 반신욕 효과를 높이는 배스솔트와 배스오일.

‘여자는 몸이 따뜻해야 건강하다’는 말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어른들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잔소리로만 흘려듣던 이야기를 귀담아듣기 시작한 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부터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손발이 차가워지고 소화 능력이 떨어져 소화제를 달고 살게 된 것. 실제로 체온은 혈액순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은 음식을 통해 흡수한 에너지와 근육에서 만들어진 에너지로부터 열을 공급받는데, 혈액이 우리 몸 곳곳에 열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순환이 정체돼 혈액이 제때에 돌지 못하면 체온이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여름에도 손발이 차서 고생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손발의 말초혈관까지 혈액이 전달되지 않아 생기는 증상이다. 정상 체온은 겨드랑이를 쟀을 때는 36.5℃ 내외, 신체 중심부의 체온은 37.2℃ 내외다. 우리 몸은 주변 환경의 온도 변화와 상관없이 열 생산량과 열 방출량을 자율적으로 조절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질병이나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체온조절 기능이 저하되면 체온이 정상보다 떨어지게 된다. 특히 겨울에는 여름에 비해 체온이 0.5℃가량 낮아지므로 저체온에 빠질 위험이 더 높다. 저체온은 면역력과 기초대사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체온이 1℃ 내려가면 면역력은 35%, 기초대사능력은 15~25%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또한 암세포는 체온이 35℃로 떨어졌을 때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므로 저체온은 암 발병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체내에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유해 물질에 대항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각종 염증과 질병에 노출된다. 반대로 체온이 적당히 높아지면 면역기능이 활발해지며 수축됐던 혈관이 넓어져 혈액순환 또한 원활해진다. 체온은 생활습관에 따라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다. 올겨울 들어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차고, 몸이 잘 붓는다면 체온을 높이는 방법을 하나씩 실천해보길!

 

과식을 피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는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체기가 있을 때 손발이 차가워지는 이유는 소화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혈액이 소화기관에 몰리면서 혈액순환이 정체되기 때문이다. 과식을 하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을 자주 섭취해 소화기관에 무리를 주면 체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화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라면 조금씩 자주 먹는 습관을 기르고, 밀가루 음식이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처럼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과 찬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채소는 대부분 찬 성질인데 당근이나 연근 같은 뿌리 채소와 부추, 호박은 따뜻한 성질이라 체온을 높이는 작용을 하며, 양파와 생강은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혈액순환을 좋게 해 수족냉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된장과 고추장, 김치 같은 발효 음식도 몸을 따뜻하게 한다. 몸이 차게 느껴질 때는 따뜻한 차나 물을 마시면 체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단,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않아 체내 수분이 제때에 빠져나가지 못해 부종이 심한 경우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혈액순환이 나빠져 오히려 체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깊게 천천히 호흡한다 
호흡은 크게 갈비뼈를 들어 올리는 흉식 호흡과 횡격막 근육을 움직이는 복식호흡으로 나뉘는데, 복식호흡은 횡격막 근육을 움직이면서 내장기관을 자극해 몸속 냉기를 없애 체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복식호흡은 숨을 들이마실 때 횡격막 근육이 내려가면서 자연스럽게 배가 볼록하게 나오고, 숨을 내쉴 때 횡격막이 위로 올라가면서 배가 들어가는 호흡이다. 긴장이 되거나 체온이 떨어졌을 때 횡격막을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면 긴장을 완화하고 체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긴장과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한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사실은 체온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몸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에 의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체온이 올라가면 부교감신경이 혈관을 넓혀 땀을 배출해 열을 발산하고, 반대로 체온이 떨어지면 교감신경이 혈관을 수축해 혈액 속에 열을 가둔다. 교감신경은 주로 낮 동안 활발하게 활동할 때, 부교감신경은 휴식을 취할 때 활성화되는데, 두 신경이 조화를 이룰 때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긴장된 상태에서 쉴 새 없이 일하면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며, 이로 인해 혈액이 정체돼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 체온이 떨어지면 숙면을 취하는 데도 방해가 된다. 잠이 들 때 우리 몸은 체온을 높여 손발의 말초혈관까지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고, 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1~1.5℃ 정도 체온을 내려서 대사기능을 떨어뜨린다. 체온이 떨어져 손발이 차면 쉽게 잠들지 못할 뿐 아니라 저체온인 상태에서 잠자는 동안 체온이 더 떨어지면 면역력이 약해져 질병에 걸리기 쉽다.  

 

꽉 끼는 옷을 피하고 피부의 외부 노출을 최소화한다 
겨울에는 보온을 위해 몸에 붙는 옷이나 종아리에 꽉 끼는 부츠를 신는 경우가 많은데, 혈액이 정체돼 체온이 더 떨어지게 된다. 피부는 열을 발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겨울에는 목도리와 마스크, 장갑 등을 착용해 피부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특히 머리를 통해 열이 많이 발산되므로 날씨가 추울 때 모자를 쓰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적당한 운동과 바른 자세로 근육을 강화한다  
굽은 어깨를 펴고 척추를 꼿꼿하게 유지하며 복근에 힘을 주는 습관만 길러도 체온을 높일 수 있다. 자세가 바르다는 것은 뼈를 지탱하는 근육이 균형 잡혀 있고 혈액이 흐르는 혈관도 곧게 뻗어 있다는 의미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근육에 힘을 주는 과정에서 근육이 자연스럽게 단련되는데, 근육은 열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말초혈관의 펌프 역할을 해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므로 저체온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적당한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하면 기초대사량도 증가해 같은 열량의 음식을 먹어도 살이 덜 찌게 되는데, 비만은 체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방세포는 다른 세포에 비해 크기가 금방 커지는데 지방세포의 증가 속도를 혈관의 증식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혈류량이 적어져 체온이 떨어진다. 

 

반신욕을 한다 
손발이 차거나 순환이 잘 안 돼 하체가 자주 붓는다면 반신욕을 꾸준히 해보자. 말초혈관까지 혈액이 고르게 전달되도록 하기 때문에 체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물의 온도는 40℃ 정도가 적당하며, 30분 정도 몸을 담그는 것이 좋다. 욕조에 아로마 오일을 2~3방울 떨어뜨리고 몸을 담그면 긴장을 푸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