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염색이 오랜만에 유행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염색의 기술도 진화해 30분 만에 끝나는 인스턴트 염색도 요즘 한창 인기몰이 중이다. 그래서 일회용 염색과 전통적인 방식의 염색 두 가지 모두를 체험했다.

1 핑크 에이지의 컬러 초이스헤어 초크. 마른 모발에 대고슥슥 문지르는 파우더 타입의초크. 4g 1만4천5백원. 2 스타일 난다의 키스 팟 헤어 3 핑크 에이지의 헤어 익스텐션. 똑딱이가달려 있어 손쉽게 브리지 스타일을연출할 수 있는 헤어 피스. 1매 1천7백원. 4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의이노아. 암모니아 성분이 없는염색약으로 모발의 자극은물론 냄새까지 최소화한다.8g×6 살롱 시술가.초크. 젖은 모발에 사용하는스틱 타입의 제품이다. 24개입2만8천원.

1 핑크 에이지의 컬러 초이스
헤어 초크. 마른 모발에 대고
슥슥 문지르는 파우더 타입의
초크. 4g 1만4천5백원. 2 스타일 난다의 키스 팟 헤어 3 핑크 에이지의 헤어 익스텐션. 똑딱이가
달려 있어 손쉽게 브리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헤어 피스. 1매 1천7백원. 4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의
이노아. 암모니아 성분이 없는
염색약으로 모발의 자극은
물론 냄새까지 최소화한다.
8g×6 살롱 시술가.
초크. 젖은 모발에 사용하는
스틱 타입의 제품이다. 24개입
2만8천원.

일회용 염색

2013년 봄/여름 컬렉션의 오스카 드 라 렌타의 쇼와 피터 섬의 쇼를 볼 때까지만 해도 색색의 헤어 브리지를 직접 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소녀시대의 솜사탕 같은 헤어 컬러의 비법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헤어 초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파스텔 같은 분필을 머리카락에 슥슥 문지르면 선명한 컬러가 물들고, 컬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머리를 감으면 그만이다. 게다가 컬러가 워낙 다양해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헤어 초크는 현재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염색을 위해 스틱과 파우더, 두 가지 타입의 헤어 초크를 구입해 사용했다. 우선, 24가지 컬러가 담겨 있는 스틱 초크부터 시도했다. 머리카락을 스틱 너비보다 짧게 잡은 후 분무기로 물을 뿌려 머리카락을 적시고, 컬러 스틱을 위아래로 문지르자 컬러가 물들기 시작했다. 머리 끝부분은 진한 초록색으로 물들이고 그 위쪽으로 올리브 그린 컬러를 덧바른 다음, 빗으로 충분히 빗어 가루를 떨어내고 드라이어로 젖은 모발을 완전히 말렸다. 마지막으로 가루가 묻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헤어 스프레이를 뿌려 코팅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30분. 처음 해보는 거라 얼룩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특별한 기술 없이도 컬러가 고르게 표현됐다. 모발에 윤기를 더하고 싶다면 글로시 효과가 있는 헤어 스프레이를 뿌리면 좋다. 파우더 타입의 초크는 사용이 훨씬 간편했다. 이 제품으로는 브리지 형태의 투톤 헤어 스타일을 시도했다. 컬러는 오렌지와 핑크를 선택한 후 안쪽 머리카락을 조금씩 잡아 모발에 파우더 초크를 위아래로 비벼 바른 다음, 충분한 빗질과 헤어 스프레이로 마무리했다. 파우더 타입은 마른 모발에 사용하기 때문에 젖은 모발에 사용하는 스틱 타입 보다 가루 날림은 심했지만 컬러는 더욱 선명하게 표현 되었고, 시간은 단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격은 파우더 타입이 3배 이상 비쌌다.

헤어 초크를 사용해 염색을 하니 간편하기는 했지만,염색 후 옷에 염료가 묻어나거나 모발이 손상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초크를 사용한 후 고데기로 스타일링을 하면 코팅이 된다고는 하지만 옷에 여러 번 스치거나 헤어 스프레이가 모발에 고루 묻지 않았다면 염료가 묻어날 수 있다. 헤어 초크는 염료 자체만으로는 모발 손상이 없지만, 모발을 수차례 마찰시켜 컬러를 입히기 때문에 큐티클층이 손상되고 모발이 건조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겠다. 이를 방지하려면 머리카락을 적셔 사용하는 스틱 타입을 사용할 때 물 대신 로즈 성분이 함유된 미스트를 뿌리면 된다. 또, 헤어 초크를 사용한 뒤에는 헤어 트리트먼트 제품을 듬뿍 바른 후 스팀타월을 둘러 손상된 큐티클층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한다. 헤어 초크는 헤어 스타일리스트 케빈 머피가 만든 컬러 버그, 키스팟, 컬러 초이스, 엘리제크 헤어 틴트 등의 브랜드가 있으며,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전통 방식의 염색

많은 헤어 아티스트는 커트와 펌, 염색 중에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염색을 꼽는다. 최근 레드 브라운 컬러로 염색한 김희선 , 올리브 그린 컬러를 유행시킨 윤은혜만 봐도 알 수 있다. 염색이 다시금 유행의 중심으로 떠오른 지금, 제니 하우스 도산점의 정명심 원장을 찾았다. 그녀는 “추억의 헤어 컬러와 브리지 스타일이 다시 돌아왔어요”라고 말하며, 십여 년 전 인기를 끈 카키 브라운, 퍼플 브라운 컬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덧붙인다. 이 컬러는 10~15분 동안 애벌 탈색을 한 후, 원하는 컬러의 염색을 하고 1~2달이 지나 컬러 색소가 자연스럽게 빠지면 더 멋스럽다고 한다.

염색을 위한 본격적인 상담이 시작되고, 정명심 원장이 수차례 강조한 것은 염색을 할 때는 트렌드보다 뷰티 습관이나 라이프스타일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밝은 색으로 염색을 한 뒤 제대로 스타일링을 하지 않으면 지저분한 인상을 남긴다. 매일 아침 스타일링에 공들이지 않는 사람은 노란색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피부 톤이 까무잡잡한 사람은 올리브 그린이, 붉은 기가 있는 피부라면 바이올렛 톤이 감도는 레드와 브라운을 선택하면 울긋불긋한 피부 톤을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평소 무채색 옷을 즐겨 입고, 지나치게 밝은 헤어 컬러는 부담스럽다고 하자, 그녀가 제안한 것은 뒤쪽은 오렌지 브라운, 앞쪽은 크림 톤의 투톤 염색이었다. 이렇게 염색을 하면 뒤통수가 강조돼 키가 커 보이는 착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백콤으로 뒤통수를 부풀렸을 때 키가 커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여기에 사용된 제품은 로레알프로페셔널 파리의 마지렐 8.1호와 마지리프트 12.7호였다. 또 정명심 원장은 페이스 라인 안쪽 모발을 연한 핑크로 살짝 염색하라고 권했는데, 머리를 늘어뜨리면 잘 보이지 않지만 포니테일로 묶을 때에 연한 핑크가 언뜻언뜻 보여 기분 전환에 좋을 것이라고 한다. 만약, 좀 더 밝은 컬러에 도전하고 싶다면 지금 할리우드에서 인기 있는 브라운과 블론드를 합친 신조어인 ‘브론드’ 컬러를 연출해도 좋다. 이는 모발 전체에 브라운 컬러로 염색한 후 정수리 쪽의 겉 머리만 금발로 염색해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하는 투톤 염색이다.

이제 본격적인 염색이 시작되었다. 정명심 원장은 염색 정도를 꼼꼼하 게 체크하면서 “모발의 색소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라서 천연 암모니아 색소가 모발 속에 침투해 완성하는 염색 모발의 컬러는 경험을 통해서 예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정 원장은 “검은 모발에는 빨간 색소가 많지만, 염색 유무와 모발 손상 정도에 따라 컬러가 달라지니 단골 헤어 디자이너를 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염색 후 대략 두 달이 지나면 뿌리 염색을 하고, 다시 두 달이 지나면 탁해진 모발 끝의 컬러를 리터칭하는 것도 중요하다.

염색 후에는 샴푸와 트리트먼트 제품 등을 모두 염색 전용 제품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염색으로 손상된 모발에 영양분을 채우고, 자외선을 차단해 헤어 컬러가 변질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염색 후 처음 한 달 동안은 염색 전용 제품을 사용하고, 그 후에는 1주일에 2~3회는 두피 전용 제품, 2~3일은 모발 상태에 맞는 제품, 그리고 다시 1~2회는 염색 전용 제품을 번갈아 사용하면 좋다. 또, 머리는 모발을 건조하게 만드는 뜨거운 바람 대신 찬 바람을 사용해 말려야 하고, 헤어 마스크를 했다면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잘 씻어내야 한다. 잔여물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햇볕을 쬐면 쉽게 탈색되기 때문이다. 또, 외출 시에는 자외선 차단 성분이 있는 헤어 미스트를 뿌리면 좋다. 이렇게 할 때만 염색한 모발이 6주 이상 유지된다.

컬렉션의 염색 봄/여름 컬렉션의 헤어 염색에 관한 아티스트들의 한마디!

“이번 시즌 컬렉션 중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블루, 핑크, 그린 컬러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검은 머리의 우리는 시도하기 어려운 컬러였지만, 이제는 탈색한 사람도 많아졌고, 염색약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게다가 초크도 있어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다. 염색은 헤어 아티스트로서 반가운 트렌드다!” – 김정한(헤어 아티스트)

“소녀시대의 앨범 재킷 사진을 촬영할 때 헤어 스타일을 담당했다. 이때 소녀시대의 써니가 뉴욕에서 직접 구입했다고 하며 가져온 아크릴 물감 형태의 헤어 초크를 처음 사용해봤다. 덕분에 피터 섬 쇼와 오스카 드 라 렌타 쇼처럼 사랑스러운 파스텔 컬러를 완성할 수 있었다.” – 권영은(헤어 아티스트)

“가장 인상적인 쇼는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이었다. 잿빛을 더한 탠저린과 바이올렛 컬러의 가발을 씌웠는데, 핑크색의 아이 메이크업과 어우러져 묘하게 몽환적이었다. 투톤으로 염색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브리지보다는 머리카락 밑단만 염색하는 것을 제안한다. 탈색처럼 머릿결을 심하게 손상하지 않는 데다 염색을 충분히 즐긴 다음 잘라내면 되기 때문이다.” – 이혜영(헤어 아티스트)

“투톤 염색은 컬러 조합이 중요하다. 그린과 바이올렛의 조합은 더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고, 핑크와 오렌지의 조합은 여성스럽고 몽환적이다. 네일 컬러, 립스틱, 옷을 고르듯 헤어 염색의 묘미를 즐겨도 좋을 것 같다.” – 도경(보이드 바이 박철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