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푸시아, 그리고 오렌지색까지, 올봄 유행할 강렬한 입술색과 그 색을 세련되게 연출하는 방법들.

매일 아침 공들여 화장한다는 사실을 굳이 감출 필요는 없다. 신중하게 바른 파운데이션이 피부를 10살 이상 젊어 보이게 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블러셔와 하이라이터가 입체적인 얼굴을 선사한다는 것 정도는 이미 대부분의 여성이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꼭 이런 만족스러운 결과를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메이크업 자체를 즐긴다면, 봄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형형색색의 립 컬러만큼 즐거운 메이크업이 또 있을까? 프라다, 질 샌더, 디올 등 봄/여름 패션쇼를 누빈 모델들의 입술은 하나같이 오렌지, 푸시아, 핑크 등 강렬한 컬러가 지배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런웨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컬러라 눈길이 간다. “올봄 트렌드 컬러는 붉은 입술 이상의 치명적인 섹시함을 지니고 있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마크 캐러스퀼로의 말이다. 또 샤넬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피터 필립스는 그 자신이 ‘케미컬 코랄’이라 지칭한 샤넬의 신제품 립스틱을 사용해 모든 모델의 립 메이크업을 완성했다. “이번 시즌 입술색은 네온 컬러가 주를 이루지만 이전의 것들처럼 끔찍하지 않아요. 활기찰 뿐 아니라 낙천적인 느낌을 주죠. 컬러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환하게 차오르는 느낌이니까요.”

HOW TO BRIGHTEN UP

평범하지 않은 립스틱 컬러를 100% 내 것으로 소화하기 위한 방법들.

입술에 직접 발라본다
피터 필립스는 ‘입술’에 대해 ‘다른 부위와 컬러는 물론 질감까지 다른 곳’ 이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립스틱 컬러를 찾으려면 반드시 입술에 발라보아야 한다.

입술을 잘 관리한다
애써 바른 립스틱을 무색하게 만드는 건 단연 거칠게 트고 갈라진 입술이다. 립스틱을 바르기 전 부드러운 면 소재의 거즈에 물을 묻혀 입술을 닦은 뒤, 수분감이 높은 립밤을 바르고, 블로팅 페이퍼로 기름기를 살짝 찍어낸 후 립스틱을 바르면 탐스러운 입술을 연출할 수 있다.

치아 미백은 기본
오렌지 계열의 립 컬러는 치아를 더욱 노랗게 보이게 한다. 그러므로 오렌지 컬러 입술을 환하게 빛나게 하려면, 치아 미백용 치약이나 스트립을 꾸준히 사용해 하얀 치아를 유지해야 한다.

밑 작업을 탄탄히 한다
립스틱을 바르기 전 립스틱 색상과 동일한 컬러의 틴트나 립라이너를 입술에 얇게 바르면 강렬한 컬러감이 살아난다. “간혹 립스틱을 바르기 전 파운데이션이나 베이스 제품으로 입술 컬러를 옅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컬러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을 뿐 아니라 파운데이션의 유분기 때문에 입술이 너무 번들거리게 되지요.” 팻 맥그라스의 말이다.

완벽한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강렬한 컬러의 경우 너무 정교하게 그리는 것은 피한다. 립브러시를 이용해 슬쩍 펴 발라 입술 안쪽에 컬러감을 부여하거나, 손가락을 이용해 톡톡 두드리듯 펴 바르면 자연스러운 입술을 연출할 수 있다.

립글로스의 양을 조절한다
립글로스는 아랫입술 가운데 부분에만 살짝 찍어 바른 뒤,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한번만 문지르면 된다고 팻 맥그라스는 조언한다. 립글로스를 입술 전체에 바를 경우 가장자리로 번질 뿐 아니라 립스틱 색상까지 지저분하게 만들 수 있다.

눈화장은 자연스럽게
강렬한 입술색을 부각하려면 아이섀도와 아이라이너를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꼭 해야 한다면 마스카라만으로 눈매를 또렷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만족하자.

블러셔는 필수다
“립스틱과 같은 계열의 블러셔로 양 볼에 컬러감을 부여하면 적어도 입술만 동동 뜨는 메이크업만은 피할 수 있다. “오렌지색에 살구빛 블러셔를 매치해보세요. 어떤 메이크업도 그보다 더 화사할 수는 없을 겁니다.” 피터 필립스의 조언이다.

깔끔한 마무리가 포인트다
립스틱을 다 바른 후에는 티슈로 살짝 찍어 유분기를 제거해야 립스틱이 번지는 것과 치아에 묻는 민망한 상황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