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듯한 붉은 컬러는 메이크업에서는 무법자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번 시즌, 눈두덩이나 입술, 뺨 위에 아름답게 그려질 붉은색 셰이드를 보라. 이글이글 타오르는 노을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1,2 메이크업 포에버의 아쿠아 루즈 다크 레즈베리 2.5ml×23만6천원. 3,4 메이크업 포에버의 블랙 탱고 네일 폴리쉬 블랙 위드 레드 하이라이트 7.5ml 2만원. 5 디올의 루즈디올 누드 779 일루젼 3.5g 3만9천원. 6 샤넬의 루쥬 알뤼르 99 피라뜨 3.5g 3만9천원. 7 안나 수이의 아이 칼라 싱글 400 2.4g 3만원. 8 에스티 로더의 퓨어 컬러 젤리 파우더 아이섀도 사이버 루비 3.5g 3만1천원. 9,10 맥의 플루이드라인 블랙 플럼 3g 2만6천원.

1,2 메이크업 포에버의 아쿠아 루즈 다크 레즈베리 2.5ml×23만6천원. 3,4 메이크업 포에버의 블랙 탱고 네일 폴리쉬 블랙 위드 레드 하이라이트 7.5ml 2만원. 5 디올의 루즈디올 누드 779 일루젼 3.5g 3만9천원. 6 샤넬의 루쥬 알뤼르 99 피라뜨 3.5g 3만9천원. 7 안나 수이의 아이 칼라 싱글 400 2.4g 3만원. 8 에스티 로더의 퓨어 컬러 젤리 파우더 아이섀도 사이버 루비 3.5g 3만1천원. 9,10 맥의 플루이드라인 블랙 플럼 3g 2만6천원.

영화 <친절한 금자씨>속의 이영애는 거울 앞에서 붉은 눈화장을 하면서 “친절하게 보일까봐”라고 읊조린다. 이 장면은 복고풍 색감의 의상과 바랜 듯한 화면 색감으로 점철된 “너나 잘하세요” 신이나, 흰 눈이 내리는 골목에서 속죄의 눈물을 떨어뜨리는 마지막 장면만큼 강렬한 것이었다. 감독은 이처럼 미장센에 아이섀도 컬러 하나를 더해 미묘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영화에서 레드 컬러는 섹시함과 순결함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고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붉은색 아이섀도나 붉은색 입술이 단순하게 강하고 섹시한 메이크업이 아닌 청초하고 예쁜 메이크업 쪽으로 기울 예정임을 증명했다.

“레드 컬러의 섀도 하나로 색조 메이크업을 하면 더 현대적으로 보이기도 해요. 다른 색과 잘못 혼합하면 더 생뚱맞죠. 레드 컬러의 포인트를 잃어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리사 엘드리지는 레드 컬러 메이크업의 모던함을 연신 강조하며 말을 이었다. 붉은 눈매를 잘못 그린 것 같다고 모두 지워버리지 마세요. 이번 시즌에는 규칙이 없거든요. 단, 굵고 깨끗하게 섀도를 발라보세요. 초보자들도 자신의 피부 톤에 따라 적합한 붉은색을 찾을 수 있어요.” 엘드리지는 레드 아이 메이크업이 패션쇼나 레드 카펫에서만 하는 화장법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레드 컬러가 클래식한 컬러로 규정되는 것을 반대하는 아티스트들은 줄을 이었다.“너무 복고적인 느낌을 주는 레드 립은 싫었어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이걸 어떻게 모던하게 바꾸지? 답은 바로 체리색이나 초콜릿색을 살리는 것이었죠.” 도나 카란 쇼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샬럿 틸버리의 말이다. 릭 오웬 쇼의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루시아 피어로니 역시 레드가 변주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동의하고 있었다.“ 붉은색 자체는 물론 아름다워요. 하지만 그 색을 입은 ‘사람’이 아름다워 보여야 해요. 무서워 보여서는 안 되죠. 붉은 입술로 연출하더라도 동시에 얼굴 전체를 예쁘고 세련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에요.” 그래서 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퓨어 레드에서 조금 우회해 진홍색이나 오렌지 레드, 레드 브라운 같은 색을 선택했다.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붉게 타 들어가는 노을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계열 섀도와 블러셔, 립스틱이 또 하나의 축을 이룰 것처럼 보인다. 아티스트들만의 특별한 컬러였던 붉은색 아이섀도를 주요 브랜드에 서 내놓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1 겔랑의 에끄레 4 꿀뢰르 14 포브 7.2g 7만2천원. 12 맥의 아이섀도우×2 온 더 헌트 앤 스타 미스 2.8g 3만8천원. 13 나스의 아웃로우 블러쉬 4.8g 3만9천원. 14 나스의 암스테르담 퓨어 매트 립스틱 2.8g 3만6천원. 15 안나 수이의 아이섀도 400 안나레드 1g 1만4천원. 16 샤넬의 루쥬 코코 45 카락테르 3.5g 3만9천원. 17 겔랑의 루즈G 그레이시 3.5g 5만7천원. 18 헤라의 토파즈 루즈 홀릭 팔레트 1.5×6 4만5천원. 19 코스메 데코르테의 AQMW 아이섀도우 011 5.4g 8만7천원.

11 겔랑의 에끄레 4 꿀뢰르 14 포브 7.2g 7만2천원. 12 맥의 아이섀도우×2 온 더 헌트 앤 스타 미스 2.8g 3만8천원. 13 나스의 아웃로우 블러쉬 4.8g 3만9천원. 14 나스의 암스테르담 퓨어 매트 립스틱 2.8g 3만6천원. 15 안나 수이의 아이섀도 400 안나레드 1g 1만4천원. 16 샤넬의 루쥬 코코 45 카락테르 3.5g 3만9천원. 17 겔랑의 루즈G 그레이시 3.5g 5만7천원. 18 헤라의 토파즈 루즈 홀릭 팔레트 1.5×6 4만5천원. 19 코스메 데코르테의 AQMW 아이섀도우 011 5.4g 8만7천원.

모든 유행하는 메이크업이 모든 사람에게 어울리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어울리는지에 대한 유무는 얼굴 형태가 아닌 피부 톤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 특별하다. 피부 톤이 매우 창백하거나 붉은 기가 많거나 핑크 톤이라면 매우 밝은 레드 컬러는 피해야 한다. 피부가 붉은데 밝은 레드 톤의 제품을 바르면 눈매에 힘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갈색빛 레드, 초콜릿 레드, 분홍빛 레드 컬러를 골라야 한다. 그러나 피부톤이 검다면 밝은 레드가 필요하고, 그린 톤의 베이스를 즐긴다면 체리 핑크 레드가 딱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부 표현을 깨끗하게 한 뒤에 컬러를 사용해야 한다. 피부 트러블이나 잡티는 눈에 띄지 않게 컨실러로 커버하는 것이 필수다. 동양인의 경우에는 노란색의 메이크업 베이스를 사용해서 피부 톤을 만들면 레드 아이섀도의 컬러감을 더 예쁘게 살릴 수 있다. 화이트나 밝은 베이지 컬러의 섀도를 아이홀 전체에 바르고 쌍꺼풀 라인보다 조금 두껍게 섀도를 더한다. 가을에 가장 부각되고 있는 브라운 톤의 레드는 잘만 사용하면 나이 들어 보이지 않지만 본인의 생각에 피부 톤과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고 느껴진다면 은은한 펄핑크색 섀도와섞어 사용하면 좀 더 무난하게 표현될 수 있다. 눈을 붉은색으로 한다면 입술은 누드빛 핑크로 만들고, 입술이나 뺨을 붉은색으로 선택했다면 눈을 베이지 컬러로 선택하는 것이 예쁘다. 만일 조금 더 자세한 아이 메이크업 방법이 궁금하다면 리사 엘드리지(Lisa Eldridge)의 홈페이지에서 친절하게 동영상으로 설명해주는 ‘레드 아이섀도 메이크업’을 참고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