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플로리스트. 그녀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향수와 그 향을 담은 꽃꽂이를 부탁했다.

1 펜할리곤스의 피오니브 오 드 퍼퓸
피오니브 오 드 퍼퓸은 펜할리곤스의 제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향수예요. 병이 예쁜 데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약의 꽃향을 창조적으로 재현해낸 것도 마음을 사로잡았죠. 피오니브 오 드 퍼퓸의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향은 향수란 타인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뷰티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죠. 그래서 작약을 부토니아의 주인공으로 망설임 없이 사용했어요. – 김희경(플라워 봉봉 대표, 플로리스트) 100ml 34만8천원.

2 프레쉬의 헤스페리데스 그레이프프룻 오 드 퍼퓸
좋아하는 향수 중에 시트러스 계열이 유독 많아요. 특히 이 향수는 자몽과 레몬, 만다린 향이 섞여 있어서 아침에 사용하면 하루 종일 설레는 기분을 유지해주더군요. 여름에 어울리는 향이지만 겨울에는 추운 날씨에 기분이 움츠러드는 것을 막아준답니다. 이 향수의 주인공인 자몽을 떠올리자 곧바로 오렌지색 장미가 연상되었어요. 망설임 없이! – 조은영(인스파이어드 바이 조조 디렉터, 플라워 아트 디자이너) 100ml 15만5천원.

3 조 말론의 피오니 앤 블러쉬 스웨이드
평소에 조 말론의 블랙베리 앤 베이를 즐겨 뿌리는데 피오니 앤 블러쉬 스웨이드를 맡아본 후에 과일향과 꽃향이 어우러진 이 향수에 매료되었죠. 화려하게 핀 작약에 더해진 붉은 사과의 과즙이 여운을 남기죠. 다른 향수와 섞어서 사용하기도 하고, 지인들에게도 많이 선물하는 향수예요. 작약과 로즈메리로 투박하지만 관능적인 부케를 연출했죠. – 서형수(플레르 옴므 실장, 플로리스트) 100ml 16만원대.

4 딥티크의 롬브르 단 로
단 한 번의 테스트 후 곧바로 구입한 향수예요. 이 작은 고체 향수는 립밤처럼 손가락에 묻혀 몸에 살짝 바르는 것만으로 체취를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지요. 향초를 켠 방 안에 있는 듯한, 잔잔하면서도 편안하게 다가오는 파우더리한 장미향이 특히 좋아요. 마냥 달콤하거나 로맨틱하지 않아 부담스럽지도 않고, 시원하면서도 마냥 가볍지 않아서 즐겨 찾아요. 불가리안 장미 꽃잎의 향기에서 영감을 받아 하얀 장미 부케로 표현했어요. – 인정연(소호앤노호 도산본점 수석플로리스트) 4.5g 6만9천원.

5 불가리의 옴니아 인디언 가넷
튜브로사와 사프론은 신비롭고 은은한 플로럴 향이 뭔지를 저에게 알려줬어요. 여성스럽죠. 그리고 베이스 노트가 무척 좋았어요. 인디언 우드와 앰버 향이 섞여서 부드럽고 세련된 향을 내죠. 튜브로사에서 영감을 받아 히아신스 꽃을 선택했어요. 하나하나 떼어낸 꽃송이로 와이어를 연결했고 태슬 형태의 코르사주를 만들어서 디자인했어요. – 유승재(헬레나 플라워 앤 가든 대표, 플로리스트) 65ml 11만6천원.

6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아쿠아 디 콜로니아 튜브로사
피렌체에 갔을 때 산타 마리아 노벨라 매장에 들른 적이 있어요. 다양한 향수를 시향하다가 제가 좋아하는 튜브로사 향의 이름을 가진 향수를 발견했죠. 튜브로사 향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입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잔향이 오래가서 사랑하게 되었어요. 플로리스트이기에 꽃향과 함께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꽃향기와 섞여도 향이 은은해서 거부감이 들지 않아요. 앤티크 무드의 향수병이라 다 쓴 후에는 작업실에 장식용으로 놓아두었죠. 이 매혹적인 향기에서는 동양의 정원이 떠올라요. – 김태린(더레드라벨 대표, 플로리스트) 100ml 19만8천원.

7 바이레도의 인플로레센스 오드 퍼퓸
바이레도는 간결한 디자인의 병 때문에 첫눈에 반했어요. 그중 인플로레센스 오드 퍼퓸은 목련의 은은한 향과 초록잎의 향이 함께 느껴져서 좋아해요. 한 번만 뿌려도 오래도록 지속되는 잔향도 마음에 들고요. 인플로레센스의 섬세한 향이 떠올라서 재스민꽃으로 부토니아를 만들어봤어요. – 하수민(그로브 대표, 플로리스트) 100ml 29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