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에 얼굴이 푸석해졌을 때 즉각적인 효과를 보는데 마스크만 한 게 없다. 한 번만 발라도 영양을 듬뿍 전해준다는, 최근 선보인 고가의 마스크를 직접 체험했다.

크리스털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Crystal from Swarovski). 1 프레쉬의 크렘 앙씨엔느 얼티밋 너리싱 허니 마스크 보습 효과와 흡수력이 뛰어난 퓨어 허니를 38% 함유해 피부결을 매끈하게 하고 피부 탄력을 높인다. 100ml 21만원. 2 디오가닉퍼머시의 콜라겐 부스트 마스크 해초의 항산화 성분과 알로에의 진정 효과, 피부 재생력을 높이는 인삼의 사포닌 성분을 함유해 피부를 맑고 매끈하게 한다. 50ml 29만원. 3 에비던스의 더 스페셜 마스크 콜라겐과 코엔자임 Q10 등이 피부 탄력을 높이고 피부를 촉촉하게 한다. 50ml 21만원. 4 겔랑의 오키드 임페리얼 마스크 오키드 추출물이 피부를 생기 있게 하고, 미세 순환을 촉진한다. 75ml 46만5천원. 5 샹테카이의 바이오다이나믹 리프팅 마스크 안티 링클 헥사 펩타이드와 사막 식물 추출물이 근육의 수축을 최소화하고 피부의 수분 함량을 높인다. 50ml 23만5천원. 6 디올의 르 그랑드 마스크 피부 속 산소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자극받은 피부를 편안하게 하고 생기를 더한다. 50ml 26만원. 7 샤넬의 수블리마지 에센셜 리제너레이팅 마스크 바닐라 플래니폴리아 열매를 다중분해해 얻은 플래니폴리아 PFA 성분이 피부결을 고르게 하고 활기를 더한다. 50g 25만원. 8 라프레리의 스킨 캐비아 럭스 슬립 마스크 골든 샘파이어 추출물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 피부 탄력을 높이고, 해바라기씨 오일과 함초 추출물이 피부 보호막을 강화해 수분 손실을 줄인다. 50ml 40만1천원.

화장품 광고를 보면 피부에 유해한 몇 가지 성분을 넣지 않았다는 ‘OO無’ 같은 문구를 종종 보게 된다. 아직까지 피부 자극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파라벤을 비롯하여 인공향, 인공색소, 알코올, 계면활성제 등을 넣지 않아 피부에 주는 자극을 최소화했다는 그런 이야기들. 넣지 않은 성분의 대부분은 사용하는 사람의 편의를 위한 게 아니라 만드는 사람의 편의를 위한 성분이다. 화장품의 부패를 늦추거나, 세안제의 거품을 풍성하게 하거나, 부드럽게 펴 발리게 하거나, 상큼한 향을 내기 위해 필요한 성분들 중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넣지 않은 것을 자랑하기보다는 넣은 것을 자랑해야 하는 게 아닐까? 세안제의 거품도 어떤 계면활성제를 썼느냐에 따라 피부 자극도가 달라지고, 보습 성분인 히알루론산도 등급이 나뉘며, 향으로 쓰이는 장미는 종류만 해도 6천 종이 넘는다. 하나씩 열거하자면 끝도 없는 이런 성분의 차이가 결국 피부 자극을 비롯해 향과 텍스처, 나아가 가격의 차이로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그래서 직접 물어봤다. 찬 바람이 쌩쌩 불어 피부가 점점 거칠어지는 겨울이기에 이맘때 더 절실해지는 마스크 중 값 좀 나간다는 제품만 골라서 어떤 성분을 넣었는지 자랑 좀 해달라고말이다. 자랑을 듣고 나서 직접 써봤더니, 효과는 이랬다.

1 진정한 꿀광
프레쉬는 꿀을 주원료로 한 허니 마스크를 선보였는데, 프랑스의 정원이라 불리는 루아르 밸리 숲에서만 자라는 벅페스트 꿀벌에서만 얻을 수 있는 최고 품종의 꿀을 38% 함유했다. 보통 물을 제외하고 성분의 5~8% 비율을 차지하는 성분을 그 제품의 주원료라고 하는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함유량인데, 그 때문에 제품을 바르면 달콤한 것 이상의 찐득찐득한 꿀 향이 얼굴을 감싼다. 하지만 꿀 특유의 끈적임이 남아 제품을 바르기 전 마사지를 먼저 하는 게 좋다. 15분 정도 시간을 두고 물세안을 하면 클렌징 밀크를 사용할 때처럼 약간의 거품과 함께 물이 우윳빛으로 변하면서 한결 촉촉하고 매끈해진 피부가 남는다.

2 천연 재료가 주는 생기
100% 천연 재료만으로 화장품을 만드는 디오가닉퍼 머시의 장점은 부스팅 마스크에서도 이어졌다. 피부의 자연적인 보호 능력과 기능을 저하시키는 석유화합물이나 인공 색소방부제향료 대신 오가닉 아로마 오일과 천연 식물성 오일과 왁스를 사용했다. 여기에 해초와 알로에, 인삼, 오렌지 등에서 추출한 유효 성분을 더해 얼굴에 바르고 닦아낼 필요 없이 크림처럼 바른 후 그대로 흡수시키는 제형을 완성했다. 이 마스크는 밭에서 막 캐낸 감자를 연상시키는 제형의 색에서는 쉽게 상상되지 않는 상큼한 오렌지 향이 나는 게 독특하다. 끈적임 없이 빠르게 흡수되고 쿨링 효과로 혈액순환을 도와 안색을 환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아침에 사용하면 부기가 가라앉는다.

3 지친 피부를 위한 콜라겐
에비던스는 피부 탄력에 관여하는 콜라겐을 배링 해협의 연어에서 찾았다. 이 콜라겐을 피부 속으로 침투시키기 위해 분자 크기를 작게 만들고, 수분 유지력을 높이기 위해 중간 크기로도 만들고, 피부 겉에서 수분의 증발을 막기 위해 콜라겐의 크기를 키우는 것으로 차별화했다. 마스크는 아침에 세안 전에 발라 피부를 깨우는 역할을 한다. 멘톨 성분을 넣어 지친 피부에 활기를 불어넣는데, 10분 세안을 하고 다른 제품을 바를 때까지 피부의 생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시원함이 오래 지속된다.

4 윤기를 더하는 오키드
겔랑은 3만여 종의 오키드 중 3종을 엄선해 피부에 유효한 성분을 찾아냈다. 그중 피부 에너지를 활성화하는 오키드 임페리얼 분자 추출물을 함유한 마스크는 크림과 버터의 중간 정도의 되직한 제형으로 얼굴에 펴 바른 직후에는 약간의 끈적임이 남는다. 많은 양으로 얼굴을 뒤덮듯 바르기보다는 얇게 펴 바르는 것을 권장하기 때문에 모가 가늘고 고운 브러시를 함께 준다. 제품을 바르고 10분 정도 지난 뒤 마사지를 했는데 보기에는 평소의 맨 얼굴 같았지만 마사지를 하기 위해 지압을 하는 순간 막 크림을 바른 것처럼 피부가 수분을 머금은 게 느껴져 자극과 끈적임 없이 마사지를 할 수 있다.

5 피부 속 수분 저장고
샹테카이는 프랑스 그라스 지역에서 5월에 피는 장미를 수확해 순도 99.9%의 장미수를 만든다. 그것을 베이스로 화학유화제 없이 재스민과 미모사, 수선화에서 추출한 천연 플라워왁스를 이용해 피부에 착 달라붙는 마스크를 만들었다. 무게가 느껴지는 되직한 크림 제형의 마스크는 사용 후 티슈로 닦아내거나 나이트 크림 대신 사용해도 된다. 일주일에 한 번, 2주 동안 사용했는데 피부 탄력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정도까지는 아니고 사용 후 느껴지는 피부의 쫀쫀함이 처음 사용했을 때보다 두 번째 사용했을 때 좀 더 오래 지속됐다.

6 장미의 힘
디올은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중심부에 자체 정원을 조성했다. 그곳에서 최상의 원료를 재배하고, 유효 성분을 추출해, 관리하고 유통시키는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스크는 얼굴 전체에 제품을 바르고 난 뒤 오랫동안 은은한 장미 향이 코끝을 맴돈다. 피부 겉에서 번들거리는 코팅막을 형성하는 대신 피부를 편안하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약간의 끈기가 느껴질 뿐, 많은 양을 발라도 끈적이거나 번들거리지 않는다. 한 번의 사용으로는 피부가 말랑말랑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의 보습력이지만, 일주일에 3번 사용했더니 건조했던 얼굴에 윤기가 돌았다.

7 촉촉함의 시작
샤넬은 바닐라 플래니폴리아 열매에서 피부 재생을 돕는 성분을 추출해 마그네슘과 파란 연꽃 등의 수용성 추출물과 결합한 복합체를 개발했다. 여기에 비타민E와 오메가6가 풍부한 아르간 오일을 더한 마스크는 피부가 부쩍 건조하다고 생각될 때 바르기 좋은 제품이다. 피부 겉에서 오랫동안 남아 윤기가 자르르 흘러 보이기 때문에 지성 타입의 피부라면 바르고 10분 정도 뒤에 닦아내는 게 좋을 듯하다. 닦아내지 않으면 번들거림은 한 시간이 넘도록 지속되는데 다음 날 아침 세안을 할 때 지난날의 번들거림이 용서될 정도의 촉촉함이 남는다.

8 캐비아의 영양
자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식으로 키운 흰 철갑상어의 알에서 피부 탄력을 높이는 성분을 추출한 라프레리의 마스크는 아미노산과 비타민, 미네랄뿐만 아니라 발효된 이스트 추출물을 함유해 피부 순환을 돕는다. 피부 겉에 맴돌지 않고 빠르게 흡수돼 끈적이지 않는 수면 마스크에 최적화된 제형이다. 얼굴이 쉽게 붓는 편이기도 하고, 가끔 수면팩을 바른 다음 날 얼굴이 평소보다 더 붓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제품을 사용한 다음 날에는 부기 없이 충분한 수면을 취한 것 같은 안색이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