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생인 스웨덴의 십대 그레타 툰베리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환경 운동의 아이콘이다. 과격한 시위도 아니고, 큰 금액을 기부한 것도 아닌 툰베리가 세계적 유명인이 된 것은 2018년의 일이다. 환경문제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국회에 항의하는 의미로 국회의사당 앞에서 #FridaysForFuture라는 이름의 파업을 시작한 것(현재는 #schoolstrike4climate로 진행 중). 일종의 등교 거부인 그의 행동은 SNS를 타고 전 세계로 전파됐다. 사람들로 하여금 귀 기울이게 한 그의 말이 있다. “왜 우리의 눈앞에서 우리의 미래를 훔쳐가는 건가요?” “어떻게 감히 그래요(How Dare You)?”
툰베리보다 적어도 20년은 더 산 나 역시 툰베리로부터 미래를 빼앗아가는 ‘어른’ 중 하나다. 어른이라면 안다. 지금 환경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많이 다르다는 걸 말이다. 물 맑은 곳에서 헤엄치며 가재를 잡았다는 부모님만큼은 아니더라도 나의 어린 시절 역시 지금보단 깨끗했다. 산성비가 좀 이슈였지만 미세먼지 지수가 매일 발표되고, 마스크를 착용하던 시대는 아니었다. 툰베리는 바로 그 점에 대해 항의했다. 왜 우리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느냐는 거다. 이 모든 게 소수가 부를 쌓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이고 다들 돈에 미쳐서 그것을 방관한다는 거다. 툰베리가 유명해질수록, 트럼프와 같은 서방의 정치가들을 비난할수록 반대여론도 생겨났다. ‘관종’이라고도, 부모가 아이를 조종한다고도 한다. 당사자는 자신이 그만큼 위협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쨌거나 툰베리는 누구보다 급진적인 환경 운동가이다. 그의 새 책이 내달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엔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서 못 견딜 지경이다.

 

순정만화를 위하여

문학에서 인생을 배우고 고민했지만, 친구와 사랑을 꿈꾸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데에는 ‘순정만화’의 몫도 컸다. 만화잡지의 전성기 속에서 수준 높은 만화는 쏟아졌다. ‘아무튼 시리즈’의 이번 주제는 ‘순정만화’다. 글을 쓴 이마루는 과거 <얼루어>의 재기발랄한 피처 에디터로 5년간 일했다. 온 가족이 만화를 즐겨 보는 분위기 속에서 만화라는 문화를 적극적으로 향유한 추억과 생각이 가득 담겨 있고, 지난 시대의 무엇이 아닌 지금까지 이어진 문화라는 걸 안다. 우정도, 섹스도, 패션도 만화에서 배웠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었다. ‘잡지 키드’라더니 ‘만화잡지 키드’였는 줄 이 책을 보고서야 알았다.

 

플로리스트 사전

<I am a Florist: Cut Green>, <I am a Florist: Cut Flower>는 플로리스트가 아니라도 꽃과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교본이라고 할 만하다. 절화를 파는 꽃시장 등에서 만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꽃을 이름과 사진으로 총망라했다. 이름과 피는 시기, 유통시기, 절화 시장에서 유통되는 평균 길이, 생장과 운동 형태까지 꼼꼼히 적었다.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