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 있고 취향 좋기로 소문난 이들은 향기를 후각으로만 즐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나만의 공간을 완성하는 인테리어 요소로 두고 미감을 끌어올린다.

 

{ 심선희 }
라 코제 디렉터

“창문 넘어 들어오는 쨍쨍한 햇살처럼 깨끗하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향에 끌려요. 향기만 좋은 게 아닌 심미적인 아름다움까지 충족시켜주는 패키지라면 금상첨화죠. 오랜 세월을 견딘 빈티지 제품 앞에 두고 바라보는 걸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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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딥티크의 34번가 센티드 오벌
이끼와 블랙커런트 등 100가지 이상의 원료가 조화를 이룬 싱그러운 향의 왁스 타블렛.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딥티크 첫 매장의 번지수를 상징하는 ‘34’ 텍스트와 석고 프레임 등의 디테일 덕분에 어디에 두어도 멋스럽다.

2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멜로그라노 인 테라코타
프로푸마토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깨끗한 비누 향의 방향제. 석류 모양의 테라코타 용기에 향을 담아 수공예 작업해 완성한 것으로 보는 이들마다 한 번씩 만져보며 관심을 갖는다.

3 아쿠아 디 파르마의 루체 디 콜로니아 룸 디퓨저
시트러스로 시작해 플로럴을 거쳐 우디 노트로 마무리되는 우아한 향이다. 투명한 옐로 컬러 보틀이 어떤 공간이든 밝고 화사한 분위기로 만들어준다.

4 끌로에의 오 드 뚜왈렛
편안한 옷차림은 물론 드레스업한 의상까지 어느 옷에나 잘 어울리는 부드러운 화이트 로즈 향. 은사 리본을 두른 핑크빛 유리 보틀은 빈티지 거울 앞에 두었을 때 한층 아름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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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컬러가 스며든 유리 소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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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디자인 브랜드 라 코제의 거울 셀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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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에 만들어진 커피 서빙 세트.

 

 

{ 오은아 }
오하나야 플라워 앤 자카샵 대표

“숲을 연상시키는 허브와 우드 노트의 제품을 선호하되 꽃집과 잘 어우러지는 자연스러운 향인지도 꼼꼼하게 살펴요. 잘 보이는 작업 선반에 두고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마다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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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키엘의 오리지날 머스크 블렌드 N°1 EDT
오렌지꽃과 네롤리, 머스크가 어우러진 머스크 향수. 불투명한 갈색 보틀은 나무 가구로 채운 차분하고 은은한 오하나야의 공간에 언제나 잘 어울린다.

2 이솝의 휠 EDP
드라이 플라워는 시간이 지나면서 향이 변질될 때가 있다. 그럴 땐 이 향수를 사용해 분위기를 전환한다. 이끼와 고목이 가득한 숲 속으로 순간 이동한 듯 편안한 자연의 향을 입혀준다.

3 살바토레 페레가모의 인칸토 참 EDT
이국적인 과일과 꽃의 조화가 만들어낸 달콤한 향. 궂은 날씨에 뿌려주면 무거웠던 분위기가 즉각적으로 밝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블루와 핑크 톤의 보틀도 생기를 더하는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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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아 대표의 감성으로 채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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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나야 플라워 앤 자카샵의 내부.

 

 

{ 김담희 }
김담희 한의원 원장 

“눈에 보이진 않지만 가장 오래 기억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향이죠.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이 공간이 편안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상과 프론트 데스크에 향기 제품을 두고 있어요. 침 시술처럼 자연스럽고 서서히 빛을 발하는 그런 향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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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씨흐 트루동의 센티드 매치 스피리투스 상크티
마음에 안 드는 냄새를 보자기처럼 싹 잡아주는 퍼퓸 성냥. 알데히드와 은방울꽃, 라다넘이 어우러진 엄숙한 향으로 진료 중 잠깐 시간이 날 때 분위기 환기용으로 사용한다.

2 더 센트 오브 클리닉 김담희의 룸 스프레이
처음 개원할 때부터 자체 제작해 사용해온 김담희 한의원만의 향. 은은한 풀 향기로 환자들이 눕는 베드를 비롯해 한의원 곳곳에 뿌려둔다.

3 나그 참파의 러브 스펠
기분을 북돋워줄 디저트 같은 향의 인센스 스틱.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날 피워두면 당 충전한 듯 금세 기운이 난다.

4 불리 1803의 오 트리쁠 다마스크 로즈
지금까지 써본 장미 향수 중 가장 자연스러워 몇 통째 비웠는지 모른다. 무알코올의 워터 베이스라 빨리 휘발되지만 체취처럼 은은하게 배어드는 점이 마음에 든다.

5 얼띵의 포레스트 캔들
생각이 번잡할 때 홀로 등산을 떠난다. 아무도 없는 숲 속에 가만히 서서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데 이 캔들도 그런 효과가 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머릿속이 깨끗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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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창살을 적용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한의원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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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흐 트루동의 패키지는 어디에 두어도 포인트가 된다.

 

 

{ 박은아 }
아파트멘터리 콘텐츠 마케터 

“계절에 맞는 향수와 캔들을 꺼내 집안 곳곳에 비치해두면 손이 더 자주 가요. 예쁜 패키지 덕분에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하는 건 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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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 말론 런던의 블랙 베리 앤 베이 시티 에디션 캔들 #서울
남편과 내가 좋아하는 과일 향의 캔들. 머리맡의 사이드 테이블 위에 두고 잠들기 1시간 전부터 피우면 안락한 분위기가 완성된다. 산등성이 같기도 하고 골목길처럼 보이기도 한 서울이라는 주제의 핸드 드로잉 일러스트도 재미있다.

2 이솝의 이스트로스 아로마틱 룸 스프레이
근심과 걱정을 씻어주는 치유의 향. 거실 소파나 침대 헤드 부분에 뿌리고 누워 가만히 눈을 감으면 핑크 페퍼와 라벤더, 토바코가 섞인 아로마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이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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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에르메스의 운 자르뎅 수르 라 라군 EDT
정원 속에 들어온 듯 감미로운 플로럴 우디 향수. 시간이 지날수록 포근하고 따뜻한 잔향이 올라와 가을, 겨울이 오면 화장대 위에 꺼내둔다. 어디에 두어도 우아한 자태를 잃지 않는 오렌지빛의 보틀도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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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이 닿는 곳마다 계절에 맞는 향기 제품을 둔다.

 

 

{ 양태오 }
태오양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 

“향은 공간의 분위기를 완성하고 품격을 더해주는 최고의 장치입니다. 거실 입구부터 복도, 정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향기 제품을 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좋은 향이 날 때 그 곳에 머무르는 기억도 오래 남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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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오홈의 센티드 캔들 이브닝 글로우
부드러운 앰버와 나무 향이 공간에 따뜻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캔들. 바쁜 하루가 예상되는 아침이나 유난히 피로한 날에 피우면 심신을 위로해주는 느낌이 든다.

2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그랑 샬레 인센스
스위스 알프스 초원의 작은 나무집을 떠올리게 하는 은은한 들풀의 향. 인센스 스틱이 타며 피어오르는 연기가 공간의 운치를 더해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준다.

3 이스라이브러리의 차분한 독서가 룸 스프레이
작은 정원을 곁에 두고 독서하는 선비의 모습을 떠올리며 완성한 향. 자체 제작한 천연 레진 스톤 박스를 열고 룸 스프레이를 여러 번 분사해 디퓨저로 활용한다. 은은한 꽃향기와 풀 내음이 지금 살고 있는 한옥 곳곳에 배어 있다.

4 크리스티앙 클라이브의 시 포 맨 EDP
5년 전, 훌륭한 취향을 지닌 클라이언트에게 선물받은 뒤로 푹 빠져 몇 통째 비웠는지 모를 향수. 화려한 왕관 캡으로 장식한 갈색 병 속에 고급스러운 파우더 향이 담겨 있다.

 

 

{ 최고요 }
텐크리에이티브 공간 디렉터 

“향으로 공기에 성격을 부여하는 일은 참 신비롭고 재미있는 일이에요. 어떤 향이 나느냐에 따라 같은 공간도 다르게 느껴지니까요. 머리맡에 제품을 모아두는 이유는 그날 어떤 기분으로 잠들고 싶은지에 따라 다른 향을 처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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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르 라보의 떼 누아 29 EDP
혹자는 절간에서 피우는 향 냄새라고 했지만 나는 이 향수가 가진 고요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무척 마음에 든다. 샤워 후, 같은 향의 보디 오일을 몸에 바르고 향수를 뿌리면 마음이 안정되고 잠도 잘 온다.

2 조 말론 런던의 라임 바질 앤 만다린 센트 써라운드™ 디퓨저
라임과 바질, 백리향이 조화를 이룬 상쾌하고 기분 좋은 향. 잡생각을 떨치고 산뜻한 기분으로 잠들고 싶은 날, 꽂아두었던 디퓨저 스틱을 두세 개 빼서 테이블 위에 올려두면 그만이다.

3 한켠의 베이직 우드윅 캔들 #01 딥그린
싱그러운 생화로 가득한 꽃집이 떠오르는 향. 좋은 기분을 유지하며 잠들고 싶을 때 심지에 불을 붙인다.

4 파피에르 다르메니의 페이퍼 인센스 #트리플
잠들 시간은 지났지만 머릿속이 어지러울 때 발삼나무 향의 이 종이 인센스를 뜯어 불을 붙이는 나만의 의식을 치른다. 타닥타닥 타는 종이와 춤추는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마음이 안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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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조명으로 휴식을 돕는 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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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의 책장에도 좋아하는 향기가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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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분위기가 감도는 최고요 디렉터의 집.

 

 

{ 이지원 }
레피소드 대표 

“향은 공간의 인상을 바꿔주는 특별한 힘이 있어요. 욕실은 습도가 높고 환기가 어려워 다양한 향기 제품을 두고 사용합니다. 드레스 룸에는 패브릭 퍼퓸과 포푸리를 놓고 향기가 은은하게 밸 수 있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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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포푸리 파우치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자라는 로즈힙 열매와 오렌지꽃, 해바라기꽃, 은매화나무 잎을 말린 각종 허브를 담은 파우치. 옷장 문을 열 때마다 싱그러운 자연의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2 레피소드의 드레스 퍼퓸 인 더 엘리베이터
꽃 한 다발을 품에 안은 듯 향긋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따뜻한 파우더 향으로 마무리된다. 다음 날 입을 옷에 미리 뿌려두면 섬유유연제를 사용한 듯 하루 종일 은은한 꽃향기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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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불리 1803의 사봉 수페팡 비누 베르켄 오렌지 블로썸
발향이 뛰어나 트레이에 올려두고 방향제처럼 사용하는 보디 비누. 오렌지 블라섬 향이 욕실의 답답한 공기를 덜어주고 분위기를 산뜻하게 만들어준다.

4 러쉬의 배쓰밤 이클 베이비 봇
퇴근 후 좋아하는 향을 곁에 두고 반신욕을 할 때가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라벤더와 캐모마일 향의 입욕제를 사용하면 다음 날까지 욕실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향 덕분에 미소가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