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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만나요

시간은 배우의 편이며, 은퇴하지 않는 한 배우의 연기는 끝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40대 이상의 여자 배우들은 항상 배역에 대한 목마름을 말한다. 40대 이상의 남자 배우에 비해 배역도 작품도 한정되어 있다는 거다.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은 지난 <얼루어> 인터뷰에서 여자 배우는 “목마름을 알기 때문”이라고 공감했다. 김희애 배우 역시 <윤희에게>에 출연한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애초 가제인 ‘만월’로 알려진 이 작품은 윤희(김희애)가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는 영화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로 들꽃영화상과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임대형 감독 작품으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첫 관객을 만난다. <여배우는 오늘도> 등으로 ‘여배우’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리기도 했던 문소리의 <메기>는 9월 말 정식으로 개봉, 일반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작년 유수의 영화제를 누비며 좋은 평을 받았다. ‘미스터리 펑키 코미디’라는 설명처럼 발칙하고 엉뚱한 매력의 마리아 사랑병원의 부원장 문소리와 간호사 윤영으로 분한 이주영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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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용의 가문

<왕좌의 게임>이 마침내 막을 내렸지만, 막대한 부를 낳던 황금 거위를 쉽게 놔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HBO가 <왕좌의 게임>의 프리퀄을 제작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것. 내용은 ‘용 엄마’인 대너리스 타가리옌이 등장하기 300여 년 전의 타가리옌 가문의 흥망성쇠가 될 것이라고. <왕좌의 게임> 팬들에게는 여러모로 좋은 소식일 테지만 원작자 조지 R. R. 마틴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얼음과 불의 노래> 완결은 언제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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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다큐

영화계에 다시 없을 폭풍을 불러일으킨 하비 와인스타인 스캔들. 우리가 사랑했던 배우들이 스크린 뒤에서 성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다는 것은 해당 영화에 대한 애정까지 욕되게 만들었다. BBC가 제작한 우르술라 맥팔레인의 다큐멘터리 <와인스타인>은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였던 하비 와인스타인이 30년 동안 자행한 성범죄와 용기를 낸 성범죄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담담하게 담아낸다. 128명을 만났고, 29명이 직접 다큐멘터리 촬영에 응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으로 원제는 ‘Untouchable’. <헬로우 평양>은 세계에서 가장 감춰진 것이 많은 도시 평양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포스터는 밝기만 하지만 영화감독인 그레고르 뮐러가 대부분을 ‘몰래 촬영’했다는 걸 아는 순간 아찔할 수밖에. 감독은 2013년과 2017년 두 차례 평양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