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좋아하세요? 야구모자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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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노림수’라는 말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노림수란 사전적으로 ‘기회를 노리고 쓰는 술수’를 뜻한다. 야구에서는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 상대 투수와 전적에서 좋은 결과(안타 또는 홈런)가 있었던 공을 집요하게 노려 치는 것을 일컫는다. 패션에서도 이런 노림수가 존재한다. 통계상 착용했을 때 실패가 상대적으로 적은 스타일링 노하우. 꾸미지 않은 듯하지만 철저한 계산에 의해 노려 쓰는 야구모자 스타일이 그것이다(괜히 노림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이 아니다!). 야구모자를 써야 하는 이유는 대략 이렇다. 하얀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어도 예쁘다는 말을 듣지만 화룡정점을 찍고 싶어서, 후드 티 위에 낙낙한 블루종을 입고 핏 좋은 데님 팬츠에 고리 액세서리까지 달았는데 힙한 느낌이 완성되지 않아서, 따가운 가을볕은 피하고 스타일은 놓치고 싶지 않아서, 운동 시 땀이 흐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등. 물론 외출 전에 미처 머리를 감지 못해서, 비가 내려 앞머리가 구불거려서, 메이크업을 양껏 하지 못해서, 두상이 예뻐서 등 지극히 개인적이고 소소한 이유까지 대자면 그 수를 다 헤아릴 수 없다. 야구모자 마니아라면 MLB(미국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리그) 야구팀 로고 디자인의 야구모자는 한두 개씩 가지고 있을 것. 한 술 더 떠 이번 시즌에는 실버 시퀸 소재로 만든 오프화이트 야구모자, 가죽 소재로 만든 스포트 막스의 야구모자, 스트랩으로 연결해 모자를 정수리 위로 띄운 J.W. 앤더슨의 모자까지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의 야구모자가 우리를 반긴다. 야구모자가 스트리트 패션의 힙스터 감성은 물론 패션 애호가들의 선구자적 모습까지 채워준다는 이야기다. 그러나저러나 야구모자가 진정 있어야 할 곳, 빛이 나는 곳은 이름대로 야구장에서가 아닐는지. 이미 가을 야구의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포스트 시즌 진출 팀들의 윤곽은 명확하나 포스트 시즌을 대비하는 마음으로 잠실야구장에 들러야겠다. 자수가 섬세하게 놓인 D 로고의 야구모자와 함께면 일단 기분은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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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프린트 장식의 패브릭 야구모자는 가격미정, 펜디(Fen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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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 캔버스와 GG 모노그램 패턴의 야구모자는 50만원, 구찌(G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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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죽 소재에 스터드를 장식한 야구모자는 가격미정, 에르메스(Her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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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의 공식 연습구였던 핀치히터 시리즈, 그중 뉴욕 양키스 야구모자는 3만3천원, 뉴에라캡(New Era C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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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구단의 미니 로고를 장식한 야구모자는 4만3천원, 뉴에라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