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메이크업은 본인의 피부와 더 비슷하게, 단계를 덜어내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엔 파운데이션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컨실러로 피부의 결점만 가리는, ‘마이크로 컨실링’이 등장했다. <글래머> 영국판의 뷰티 칼럼니스트 밤비 도즈(Bambi Does)의 소개로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언뜻 간단할 것 같아도 실은 더 많은 시간과 정교한 손놀림을 요하는 작업이다. 피부를 숨쉬게 하고 내 피부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되, 보기 싫은 결점만 가리는 최신 베이스 메이크업. 그 자세한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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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캔메이크의 컬러 믹싱 컨실러 #01호 라이트 베이지. 3.9g 1만3천원. 2 에스쁘아의 프리페이스 프라이밍 밤. 10g 2만5천원. 3 메이크업포에버의 UHD 컨실러 #12 누드 아이보리. 5ml 4만원대. 4 클리오의 프로플레이 섀도우 브러쉬 303. 1만2천원.

 

STEP 1 노파데를 위한 스킨케어

마이크로 컨실링은 파운데이션 프리가 기본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가영은 얼굴 전체를 덮지 않기 때문에 더 세심한 스킨케어로 피부를 드러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칙칙한 피부를 메이크업 베이스의 힘을 빌리지 않고 밝히는 방법은 피부가 물을 가득 머금게 하는 것! 세안 후 거울을 보면 피부가 맑아진 듯 보이는데 이는 각질을 벗겨냈기 때문이 아니라, 피부가 물을 머금고 있어서다. 이와 같은 세안 직후 효과를 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시트 마스크 팩을 하거나, 세안 직후 물기가 남은 상태에서 수분 세럼을 바르는 것이다. 그 후 모이스처라이저와 크림을 적당량 바르는데, 제품과 제품 사이 2~3분 정도 긴 텀을 두고 발라야 후에 바르는 컨실러가 밀리지 않고 피부에 잘 밀착된다.

 

STEP 2 자차로 메이크업베이스 효과를

메이크업 단계를 아무리 덜어낸다 해도 피부 건강을 위해 자외선 차단제는 예외다. 전반적인 피부톤이 너무 붉거나 어두워 ‘노파데’가 두렵다면 선블록을 약간의 톤업 효과가 있는 제품으로 고르면 된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도 평소보다 더 세심한 터치가 필요하다. 앞으로 아주 작은 스폿 부위 말고는 피부를 더 덮지 않을 것이므로. 매끈하게 펴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도 자신이 없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적당량 손등에 덜어 손끝으로 얼굴 여러 부위에 점을 찍듯이 도포해놓은 다음 부드럽게 펴 바르면 된다. 마치 파운데이션을 바를 때처럼!

 

STEP 3 가릴 것을 가려내기

마이크로 컨실링, 에디터가 시도해봤더니 가장 어려웠던 것이 무엇을 가리고, 무엇을 남길 것이냐는 문제였다. 평소 얼굴 전체를 뒤덮다 갑자기 작은 티끌만 가린다 생각하니 점을 200개는 찍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셀카를 찍어보면 된다. 단, 앱은 사용 금지! 사진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잡티가 바로 마이크로 컨실링의 타깃이다. 보기 싫은 콧볼 골짜기와 입가의 색소 침착, 다크서클은 포함시켜도 좋다.

 

STEP 4 컨실링 무기를 준비할 것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리퀴드 제형의 컨실러와 꾸덕꾸덕한 밤 타입 컨실러 그리고 아이라이너 브러시, 총알 모양의 섀도 브러시다. 브러시 사이즈는 작을수록 좋다. 봉 타입의 리퀴드 컨실러는 다소 넓고 평평한 잡티를 가리기 좋고, 밤 타입은 국소 부위에 콕콕 찍어 가릴 때 유용하다. 또, 피부가 많이 건조하다면 밤 타입 중에서도 묽은 제형을, 유분기가 많다면 더 고체에 가까운 밤 타입 컨실러가 적당하다. 컨실러는 밀착이 관건인데, 유분기가 많을수록 촉촉한 제형은 밀리거나 금세 지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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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왼쪽) 바비 브라운의 울트라 파인 아이라이너 브러쉬. 3만7천원대. (가운데) 피카소의 401 미니 컨실러/ 아이라이너 브러쉬. 2만2천원. (오른쪽) 에스쁘아의 프로 플랫 컨실러 브러쉬 117. 2만원. 6 3CE의 커버 팟 컨실러 #살몬 피치. 6g 1만9천원. 7 웨이크메이크의 디파이닝 커버 컨실 팟 #02트루 베이지. 6g 1만5천원.

 

STEP 5 정밀화를 그리듯 섬세하게

바늘구멍에 실 꿸 때처럼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작은 점이나 주근깨는 세필 붓처럼 생긴 아이라이너 브러시와 밤 타입 컨실러로 가린다. 이때 브러시 모와 가까운 앞쪽을 잡고 붓을 피부 위에 세우듯 콕콕 찍는다. 그 다음 손가락으로 약하게 두드리면 된다. 새끼손톱보다 넓은 부위를 가리고 싶다면 리퀴드 컨실러와 작은 아이섀도 브러시를 준비한다. 전과 같은 각도로 피부에 브러시를 직각으로 세우는데 이때는 콕콕 누르는 것이 아니라 슬쩍슬쩍 스치듯 바르는 것이 포인트. 한 번에 다 가리려 하지 말고, 얇게 여러 번 덧발라야 한다. 그런 다음 가장자리를 물방울 퍼프의 뾰족한 쪽으로 조심스레 눌러주거나, 손가락을 사용해 경계를 풀면 된다.

 

STEP 6 내 피부색에 감쪽같이 녹아드는 컨실러 조색

마이크로 컨실링의 핵심은 컨실러 컬러의 선택이다. 또, 부위에 따라 피부톤이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잡티 하나를 가릴 때마다 새롭게 조색된 컨실러가 필요하므로, 싱글 컨실러보다는 팔레트로 그때그때 새롭게 조색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잡티는 보통 다른 부위 피부보다 어둡기 때문에 원래 사용하던 파운데이션 컬러보다는 약간 어둡게 만드는 것이 좋다. 그래야 더 자연스럽고 감쪽같이 커버할 수 있다.

 

STEP 7 멈출 수 있는 용기

더 바르고 싶을 때 멈춰야 마이크로 컨실링이다. 너무 민낯 같아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남에게 관심이 없으니까. 오히려 수수한 모습에 더 예쁘다고 말해줄지도 모른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얼굴이 안 좋아 보인다는 걱정이 쏟아지면 그 후에 쿠션을 들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