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분 10개 미만의 최소 성분 화장품이 유행하기 시작하더니 이제 유효 성분 딱 한 가지만 담은 단일 성분 화장품까지 등장했다. 연일 최악의 상황을 기록하는 미세먼지와 각종 유해 환경으로 민감해진 피부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구원 투수가 되어줄 거다.

 

0331-056-1

 

1 고효율, 저자극 화장품이 나타났다

‘전성분 1개만 담은 단일 처방 화장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본 적 있는가? 이러한 콘셉트의 단일 성분 화장품이 최근 대거 출시되고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냐고? 사실 그렇지는 않다. 단일 성분 화장품은 몇 년 전부터 우리 주변에 존재해왔다. 2017년 3월 출시한 아모레퍼시픽의 ‘빈티지 싱글 익스트렉트 에센스’가 대표적인데, 제주 도순다원에서 엄선한 녹차의 ‘빈티지 그린티 추출액’만 오롯이 담은 제품이다. 이뿐만 아니다. 작년 뷰티 업계에 쑥 신드롬을 불러온 블리블리의 ‘인진쑥 에센스’도 인진쑥 추출물 100%를 함유한 단일 성분 에센스라는 사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유효 성분 한 가지만 담은 단일 성분 화장품이 또다시 눈에 많이 띄는 추세다. 3월 말 출시인 탬버린즈의 ‘타이거리프 100세럼’은 천연 호랑이풀만 100% 담은 단일 전성분 세럼이며, 한율은 강화도 어린 쑥 추출물 100%의 진정 에센스를 4월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메이크프렘 역시 차가버섯 추출물을 100% 함유한 싱글 에센스 ‘차가 컨센트레이트 에센스’를 4월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심지어 모든 제품이 단일 성분으로 구성된 브랜드 너그까지 작년에 론칭하기에 이르렀으니 그야말로 단일 성분이 현재 가장 뜨거운 뷰티 키워드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거다. 이러한 단일 성분 화장품들이 줄을 이어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점차 사람들의 피부 고민이 보다 구체화되면서, 멀티 기능을 가진 제품보다는 피부 고민을 좀 더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해줄 화장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여러 성분을 복합적으로 조합하기보다는 가장 중요한 하나의 유효 성분을 최대한 많이 담아 피부에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탬버린즈의 고도은 제품 파트장의 말처럼 하나의 효과를 가장 폭발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단일 성분 화장품을 선보이게 된 것. 그리고 또 다른 핵심적인 이유 한 가지가 더 존재한다. 민감 피부 홍수시대라 불리는 현시점에서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을 최소화해야 했다. 메이크프렘의 상품개발팀 오유나 주임은 “민감한 피부는 많은 성분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합니다. 많은 성분으로 구성된 화장품을 사용하다 보면 그중 어떤 성분이 나에게 자극을 줄지 판단하기 어렵죠. 단 하나의 전성분을 담아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면서도 성분이 가진 에너지를 온전히 피부에 전달하고자 이러한 제품을 개발하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피부에 하나의 유효 성분을 집중적으로 전달하면서도 불필요한 성분은 배제해 피부 자극을 최소화한 제품이라는 것. 최악의 대기질로 너도나도 피부가 뒤집어지는 요즘 같은 상황에 어쩌면 가장 필요한 제품이 등장한 셈이다.

2 단일 성분 화장품의 정의

단일 성분 화장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기 전에 정확히 어떤 제품을 단일 성분 화장품이라고 일컫는지 알아보았다. 단일 성분 화장품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피부에 작용하는 유효 성분이 단 한 가지만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 앞서 소개한 대부분의 단일 성분 화장품은 전성분표에 유효 성분 한 가지만 100% 함유했다고 기재돼 있고 다른 성분은 일절 적혀 있지 않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단일 성분 화장품 브랜드인 너그의 제품이 그러한데, 전성분표에 메인 유효 성분 한 가지와 함께 부틸렌글라이콜과 1,2-헥산디올, 에칠헥실글리세린이 함께 표기돼 있다(참고로 이 세 가지 성분 모두 EWG 1등급의 안전한 성분이다). 이에 대해 에디터는 의문이 생겼다. ‘왜 단일 성분 화장품인데 전성분표에 다른 성분들이 기재돼 있는 걸까?’ 그래서 브랜드에 문의해봤더니 화장품 성분을 생산하는 원료 회사가 유효 성분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미생물 방지 및 변질의 사유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부 처방을 하면서 발생한 성분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즉 하나의 성분을 화장품에 담기 위해 들어가야 할 불가피한 성분일 뿐이니 에디터가 그랬던 것처럼 “단일 화장품 아니잖아요!”라며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전성분표에 전성분 딱 1개만 기재된 화장품도, 전성분표에 유효 성분 한 가지와 피부에 유해하지 않은 최소한의 방부 성분이 함께 기재된 화장품도, 모두 단 하나의 유효 성분을 담고 있고 단 하나의 기능에만 집중하는 단일 성분 화장품이니까.

3 민감 피부녀들의 애정템으로 등극하다

단일 성분 화장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게 됐으니 이제 이 제품들의 장점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겠다. 블리블리의 인진쑥 에센스가 히트한 것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이런 미니멀 콘셉트의 단일 성분 화장품은 이미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화장품 하나를 구입할 때마다 길고 긴 전성분표를 훑어보고 성분의 유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검색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그리고 불필요한 인공 향료와 인공 색소, 점증제 등을 사용하지 않아 피부 자극이 적고, 민감한 사람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성분의 함량이 높고 피부 개선에 유효한 성분만 추출한 만큼 피부에 느껴지는 효과도 상대적으로 빠르다. 개인의 피부 고민에 맞는 성분만 잘 찾으면 그 고민을 집중적으로 케어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이 제품의 강점이다. 이러한 스펙들 때문에 민감성 피부의 여성들은 이전에 출시됐던 단일 성분 화장품을 사용한 후 크게 만족했고 앞으로 출시될 제품들까지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4 하나의 성분을 정성으로 추출하다

단일 성분 화장품은 오직 하나의 유효 성분을 사용한 만큼 이 성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추출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효능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진다. 대부분의 단일 성분 화장품은 제각각 특색 있는 추출법을 가지고 있는데, 먼저 탬버린즈는 병풀의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병풀이 지닌 다양한 유효 성분을 모두 추출하는 ‘다중상 용매 추출법(MPHE: Multi-Phase Harmonizing Extraction)’을 개발했다. 마치 한약을 달이듯 고농축으로 추출하는 방법으로, 이를 통해 세럼과 유사한 제형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메이크프렘의 ‘차가 컨센트레이트 에센스’ 역시 열과 압력 등의 인공적인 힘을 가하지 않고 한 방울씩 10시간 이상 자연적으로 추출하는 ‘Keep it Slow™ 공법’을 적용해 차가버섯 추출물을 희석하지 않고 담았다. 그 외에도 아모레퍼시픽의 ‘빈티지 싱글 익스트렉트 에센스’는 제주 도순다원의 녹차를 100일간 자연 발효로 숙성한 뒤 24시간 동안 추출한 빈티지 그린티 추출액을 함유한 제품이며 한율의 ‘세살쑥 진정 에센스’도 세살쑥의 진정 성분을 파괴 없이 담아내기 위해 24시간 동안 80~95℃의 온도에서 뭉근하게 끓여 추출한 것이다. 이처럼 단 하나의 성분을 담았지만 오랜 시간 정성으로 추출해 그 효능을 극대화했다는 것 또한 단일 성분 화장품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5 이런 부분은 아쉽지만, 괜찮아

단일 성분 화장품의 장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아쉬운 점들도 존재한다. 유효 성분의 함량이 높은 만큼 특정 성분이 피부에 맞지 않을 경우엔 알레르기와 같은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너그의 경우 제품 판매 시 얼굴이 아닌 다른 부위에 패치 테스트를 할 수 있는 테스터를 무료로 함께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성분을 한 가지만 넣다 보니 일반 제품들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들도 몇몇 있어 사용 전 유통기한을 체크해볼 것을 권한다.

6 단일 성분 화장품의 미래

2019년은 단일 성분 화장품의 해가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올해 상반기부터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단일 성분 화장품 시장은 얼마나 커지고, 어떻게 변화할까? 단일 성분 브랜드 너그의 운영 총괄을 담당하는 박선미는 “성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커질수록 단일 성분 화장품 시장은 쭉 성장할 거예요. 더욱 희귀하고 매력적인 성분의 단일 성분 화장품을 출시하기 위해 많은 브랜드가 노력하리라고 짐작해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전희영 기술연구원도 단일 전성분 화장품 시장의 미래를 밝게 예견한다. 그녀는 단일 전성분 화장품이야말로 요즘 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이라고 말한다. 화장품에 사용하는 성분의 개수를 최소화해 피부 트러블에 대한 걱정을 줄여주는 동시에 효능은 강력하니, 이러한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 강조했다. 화장품 브랜드들이 단일 성분 화장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좋은 소식일 거다. 다양한 단일 성분 화장품 중에서 내 피부 고민에 맞는 성분을 선택적으로 구매해 사용할 수 있고, 더욱 스마트한 뷰티 케어가 가능해질 테니까. 앞으로 뷰티 업계에서 단일 성분 화장품의 입지가 얼마나 커질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민감한 피부를 위한 단일 성분 화장품 6

단일 성분 처방으로 피부에 자극이 적은 동시에 피부 고민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제품들을 소개한다.

 

0331-056-2

한율의 세살쑥 진정 에센스 강화도 어린 쑥을 3년 동안 자연 숙성해 정성으로 추출한 100% 쑥 추출물 워터 에센스. 진정 기능이 탁월한 쑥이 고농도로 함유돼 자극받은 피부를 빠르게 달랜다. 150ml 3만8천원.

0331-056-3

탬버린즈의 타이거리프 100세럼 천연 병풀(호랑이풀)잎만을 담은 고농축 세럼으로, 피부 속 콜라겐 합성에 효과적이며 피부결을 매끈하고 탄력 있게 가꿔준다. 15ml 3만1천원.

0331-056-4

너그의 오리지널 티트리 성분의 힘을 희석시키지 않고 피부에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티트리 단일 성분만을 담았다. 민감성 피부를 진정시키고 다크스폿과 피지 케어에 효과적인 에센스. 50ml 2만2천원.

0331-056-5

아모레퍼시픽의 빈티지 싱글 익스트렉트 에센스 오랜 시간 자연 발효와 숙성을 거쳐 탄생한 ‘빈티지 그린티’ 추출액을 담은 단일 전성분 에센스. 탁월한 피부 항산화와 피부톤 개선 효과를 갖췄다. 120ml 17만원대.

0331-056-6

메이크프렘의 차가 컨센트레이트 에센스 5대 슈퍼푸드로 불리는 차가버섯 추출물을 100% 함유한 단일 처방 에센스. 유효 성분을 희석하지 않아 성분 본래의 효능을 피부에 집중적으로 침투시킬 수 있다. 200ml 4만2천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