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추리극

언저리에 봄이 다가와서일까? 골조는 추리극임이 분명한데 자꾸만 말랑거리고 피식피식 웃음이 새고 말지 모른다. 로맨스인 듯 스릴러인 듯 갈팡질팡하면서도 제 갈 길을 가는 수상쩍은 드라마들 때문이다. 누군가 학교 커뮤니티에 쓴 고백글 하나로 학교 전체가 뒤집힌다. 모두가 아닌척 하면서도 글의 주인공인 ‘M’이 누구인지 이리저리 눈치를 보기 시작하며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난다. KBS2 <디어엠>은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춘 로맨스 드라마로 ‘M’을 찾으며 극이 전개된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양파를 닮은 앞머리를 하고선 느릿하고 또렷한 ‘심보람’을 연기한 박혜수가 주인공 ‘마주아’를 맡았다. 마주아는 해맑고 씩씩한 모태솔로로 그와 12년지기 절친인 ‘차민호’는 NCT 재현이 연기한다. 박혜수는 4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고 재현에게는 첫 연기 도전인 만큼 그들의 신선한 케미가 기대된다. 2월 26일 첫 방송. 부모의 이혼 소송 도중 급작스럽게 엄마의 피살 사건이 벌어지며 가족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KBS2 <오케이 광자매>는 아닌 게 아니라 <왕가네 식구들>, <왜 그래 풍상씨> 등을 집필한 가족극의 대가 문영남 작가의 주말드라마 복귀작이다. 가만히 보니 광남, 광식, 광태. 세 자매의 이름부터 압도적이다. ‘소싸움보다 더한 아버지와 딸들의 전쟁’이라니, 뒤로 넘어갈 만한 사건이 회마다 펑펑 터질 만하다. 3월 방영 예정.

 

관찰자 시점

예능의 끝은 다큐라는 말이 있듯, 새롭게 출두하는 관찰 예능은 이전보다 리얼리티를 표방한다. 예능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연예인부터 연반인과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출연자의 경계도 마구 허물었다. 2월 22일 방영을 앞둔 JTBC <독립만세>는 셀럽들의 첫 독립 생활을 보여준다. 홀로 살아본 적 없는 이들의 홀로서기는 보나마나 다양한 시행착오와 실수의 연발일 테고, 그 안에서 누군가는 웃음을, 다른 누군가는 공감을 찾을 것이다. 독립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라면 의외의 생활 팁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MBC <아무튼 출근!>은 ‘직장인 브이로그’의 형식을 차용해 다양한 사람들의 직장을 엿본다. 다른 이의 평범한 일상을 보며 나와 같고도 다른 점을 발견할 때, 지루하게 매몰되었던 삶은 새로운 활기를 얻기도 한다. 3월 2일 첫 방송. tvN <어쩌다 사장>에는 어쩌다 시골의 슈퍼를 맡게 된 차태현과 조인성이 등장한다. 익히 알려진 절친 조합이지만 방송에서 보게 되니 또 새롭다.

 

구면이시네요

전작의 강렬한 캐릭터가 잔상처럼 남아 줄곧 차기작을 궁금해했던 배우들의 드라마 소식이 잇따라 들려온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시니컬한 다큐멘터리 감독을 연기했던 전여빈이 tvN <빈센조>의 베테랑 변호사로 돌아온다. 승소를 위해서라면 뭐든 해낼 각오가 되어 있는 ‘홍차영’ 역으로 그만의 서늘한 눈빛은 2월 20일부터 만나볼 수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에서 각각 인상적인 캐릭터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고민시와 송강의 차기작은 또다시 넷플릭스 시리즈다. 시즌1에 이어 <좋아하면 울리는2>에 나란히 출연하게 된 것. 스위트홈과는 확연히 다른, 봄바람의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로맨스 시리즈는 3월 12일 공개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자신을 제대로 각인시킨 배우가 한 명 더 있으니 바로 <인간수업>의 박주현이다. 차기작은 tvN <마우스>로 까칠한 고등학생인 ‘오봉이’로 등장한다. 벌써부터 결코 만만치 않은 고등학생임은 확실하다. 3월 3일 첫 방송.

 

 

NEW SERIES

<나빌레라>

‘누구나 한 번쯤 날아오르는 순간이 있다.’ 이 문장 앞에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과 스물셋 발레리노 채록은 함께 공명한다. 박인환과 송강 주연으로 세대를 초월한 성장 드라마를 그린다.
방송사 tvN 첫방송 3월 22일

 

<오! 주인님>

연애 안 하는 남자와 연애 못 하는 여자는 무사히 사랑할 수 있을까? 예상되면서도 결국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지는 것이 로맨스의 묘미다. 거기에 한눈에 봐도 같은 그림체인 이민기와 나나가 함께한다.
방송사 MBC 첫방송 3월 24일

 

<보이스킹>

2019년 호평을 받았던 <보이스퀸>에 이어 이번에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을 개최한다. 지난해를 달궜던 트로트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서바이벌 영역에서 또 다른 스타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방송사 MBN 첫방송 4월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