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어쩔 수 없이 야외 활동량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햇볕을 받지 못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타민D. 행복호르몬의 합성에 관여해 행복 비타민이라 불리는 비타민D가 부족한 지금, 우리는 행복할까?

 

코로나블루와 윈터블루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또르르 눈물이 흐른다는 말은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장기화된 팬데믹 상황에서 불안감, 외로움 등 부정적인 감정은 늘어나고 있다. 일명 ‘코로나블루’. 실제 보건복지부는 올해 2월 초부터 8월 초까지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 등록된 코로나 관련 우울증 상담건수가 총 37만4222건으로, 작년 한 해 기록을 6개월 만에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렇듯 휘몰아치는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지금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겨울날의 ‘코로나블루’는 계절성 정서장애인 ‘윈터블루’를 안고 한층 진화된 모습으로 공격력을 키우기 때문. 낮 시간이 짧고 어두운 밤 시간이 길어지는 데다 활동량까지 줄어들어 우울감이 빈번해진다. 여기에는 비타민D 부족과 화학적인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햇볕을 통해 흡수되는 비타민D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의 합성에 관여하는데, 일조량이 감소하면 그만큼 비타민D 수치와 함께 세로토닌 분비도 저하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잠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수치가 증가한다. 멜라토닌은 불안, 초조, 우울 등과 깊은 연관을 보이며 천천히 감정을 조여오는 무서운 호르몬이다. 겨울철에 유독 무기력해지고 잠을 떨쳐내기가 힘든 것도, 매섭게 부는 바람과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고 가슴 아픈 것도 괜한 얘기가 아니라는 사실. “비타민D는 비타민을 넘어 호르몬이라고 부를 정도로 감정적인 부분에 깊이 관여합니다. 신경계의 정상 기능을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에 비타민D가 부족하면 우울증은 물론 기억력 저하가 오기도 쉽죠.” WE클리닉 조애경 원장의 설명이다. 결국 철저한 거리 두기로 인해 더 깊이, 더 오래 고립되면서 부족해진 비타민D가 행복호르몬까지 앗아가 ‘코로나블루’, ‘윈터블루’를 낳는 것이다.

비타민D가 뜨는 이유

비타민D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오로지 정신건강만을 위해서는 아니다. 최근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비타민D 혈중 농도가 높은 사람이 코로나19에 덜 걸리고, 사망 위험률도 훨씬 낮다는 결과를 잇따라 발표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와 이스라엘 복지부는 자국민에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타민D를 보충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기도 했다. 비타민D가 선천면역과 적응면역 체계를 모두 강화해 독감이나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 코로나19 위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과잉 염증 반응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비타민D는 우리 건강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데, 근육을 움직이기 위해서 꼭 필요하며 칼슘의 흡수를 도와 뼈를 튼튼하게 한다. 영양제를 딱 한 가지만 먹어야 한다면 비타민D를 먹겠다는 의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걸 보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소임이 분명하다.

똑똑한 비타민D 섭취법

비타민D는 피부가 햇볕에 노출될 때 만들어진다. 하루 20분만 햇볕을 쪼여도 되지만 북반구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경우 11월부터 3월까지는 해가 짧아 체내에서 비타민D를 합성하기가 어렵다. 또 자외선 지수가 3이상이어야 하는데 오락가락한 날씨 변화로 이마저도 충분히 즐길 수 없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은 비타민D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도, 몸 전체를 가리는 옷을 입어도 안 된다. 고층건물이 많고 대기오염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비타민D를 자연적으로 합성하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라는 것. 결국 비타민D를 함유한 음식이나 영양제를 먹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에는 연어, 말린 청어, 고등어 등 기름진 생선류가 있으나 식사만으로 권장량을 섭취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그렇다면 비타민D 영양제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비타민D 영양제는 식물성인 비타민D₂와 동물성인 비타민D₃가 있다. 비타민D₂는 ‘에르고칼시페롤’이라 쓰여 있으며 효모나 버섯류에 들어 있는 식물에서 유래한 형태다. 반면 비타민D₃는 ‘콜레칼시페롤’이라 쓰여 있고 양털의 기름 성분으로부터 추출한 동물 유래 형태다. 동일하게 복용했을 때 동물성인 비타민D₃가 체내 흡수율이 4~5배 높으니 비타민D₃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비타민D 영양제는 함량에 따라 IU단위로 나뉘므로 자신에게 맞는 적정량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병원에서 혈액검사로 현재 자신의 혈중 비타민D 수치를 체크할 수 있는데, 정상 농도는 30~40ng/ml이다. 이에 부족한 혈중 비타민D 수치를 1ng/ml 올리려면 100IU 함량의 비타민D 영양제를 매일 3개월간 복용해야 한다. 해당 계산법에 따라 현재 자신의 혈중 비타민D 수치가 20ng/ml이라면 정상 농도인 30ng/ml까지 올리기 위해 1000IU 함량의 비타민D 영양제를 매일 3개월간 먹어야 한다. 이후 혈중 비타민D 수치가 정상에 도달했다면 이때부터는 매일 1500~2000IU씩 먹으면서 유지하면 된다. 비타민D 영양제는 담즙산이 분비되는 식사 직후 복용했을 때 가장 흡수율이 높으니 참고하자. 적정량 계산법이 복잡하지만 몸 상태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복용하는 것이 고혈압, 구토, 식욕부진, 변비 등 부작용을 방지하는 현명한 방법이다. 검사를 통해 자신의 혈중 비타민D 수치를 알아본 뒤 꼭 맞는 비타민D 영양제를 선택하길 바란다.

비타민D와 함께 면역력을 높이는 영양제

비타민B군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매일 각기 다른 오색의 채소를 다섯 접시 정도 듬뿍 먹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비타민B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 비타민B군은 마치 기계를 돌리는 윤활유 역할로 신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 에너지 대사 과정에 관여하므로 다른 비타민을 잘 먹더라도 이것이 부족하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인체의 면역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코엔자임 Q10 코엔자임 Q10의 강력한 항산화 성분은 면역력을 높이고 디톡스 효과를 줘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영양소이지만, 나이가 들거나 질병이 생기면 체내에서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므로 영양제를 통해 보충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 대개 우리 몸속 면역세포의 70~80%는 장에서 생성된다. 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약해지기 마련.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을 늘리고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 장 점막을 강화해 유해균이 몸에 퍼지지 못하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