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빛

용기와 끈기가 귀한 때인 만큼 우리에겐 조금 더 씩씩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왕이면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듯한 판타지가 더해지면 좋겠다. 우울한 현실은 잠시 미뤄두고 한 시간쯤 동떨어진 차원으로 떠날 수 있는 신작 드라마가 가을과 함께 성큼 다가왔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다림을 한 몸에 받아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은 9월 25일 전 세계 공개된다. 정세랑 작가의 동명 소설 원작으로 정유미와 남주혁 주연의 6부작으로 재구성됐다. 보건교사 안은영에게는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으니 바로 욕망의 잔여물인 젤리로 가득한 또 한 겹의 세상이 보인다는 것. 소설을 사랑한 독자든 아직 원작을 읽지 않은 넷플릭스 구독자든 이 아름답고 이상한 세계는 결코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쫓아오고 거칠고 물어뜯는 좀비는 익숙하다. 그렇다면 사회에 적응하고,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좀비는 어떨까? KBS2 <좀비탐정>은 탐정이 되어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부활 2년 차 좀비를 그린다. 인간과 좀비를 오가는 좀비탐정은 최문혁이 연기하며, 넷플릭스 시리즈 <인간수업>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박주현이 함께한다. 웃음코드를 가득 넣은 오랜만의 예능 드라마로 첫 방송은 9월 21일.
좀비에 이어 한국의 전통 요괴 구미호도 뺴놓을 수 없다. tvN <구미호뎐>에서는 줄곧 여성이 맡아온 구미호 역에 이동욱이 발탁됐다. 한때 백두대간 산신이었던 구미호 ‘이연’은 속세의 요괴들을 처단하며 도심에 정착했다. 간신히 정착한 그를 추적하는 것은 승부욕에 불타는 괴담 전문 프로그램 PD로 조보아가 활약할 예정이다. 10월 7일 첫 방송. 가히 세계관 최강자들이 격돌하는 시기이니 이 정도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지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한발짝 더

예능은 예능으로 끝날 뿐일까? 순간의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그 너머로 도약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 대기 중이다. 현실적으로 유익한 정보를 알리고, 현실의 누군가를 돕는 기회를 만들어내는 예능 프로그램이 온다. 기나긴 장마와 태풍, 잇따른 산불과 폭염 앞에서 처절한 무력감을 느낀 지 오래되지 않았다. 10월 방영 예정인 tvN <나는 살아 있다>는 재난상황 속에서의 생존 전략과 실전 노하우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김성령, 김민경, 이시영을 포함한 스타 6인이 대한민국 0.1% 특전사 출신의 박은하 교관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다. 여성 출연진으로 구성되어 색다른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KBS2 <랜선장터-보는 날이 장날>은 어려워진 지역 경제를 돕기 위해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예능이다. 박나래, 이수근, 이연복 셰프 등의 출연진이 팀을 나눠 ‘완판’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로 대결한다. 언택트 흐름에 발맞춘 라이브 커머스로 진행되어 즉각적인 소통의 재미도 예상된다. 10월 방영 예정.

 

도란도란

별 일이 없어도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일상이 그리워질 줄은 몰랐다. 대화의 소중함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계절, 가만가만 말을 나누는 프로그램은 어떨까?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 <톡이나 할까?>는 김이나가 매주 새로운 게스트와 대면하고도 카카오톡으로만 대화를 진행하는 신개념 토크쇼다. 동영상이나 ‘짤’을 주고받는 일상적인 대화에 토크쇼를 접목해 신선한 포맷을 만들어냈다. 10분 남짓의 콘텐츠로 매주 화요일 업데이트된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에 대해 친구에게 말하듯 전달하는 교양 프로그램이다. 장성규, 장도연, 장항준이 스토리텔러로 참여해 엄선된 10가지의 이야기를 흡입력 있게 펼쳐 보인다. 역사와 사회를 아울러, 본격적으로 배워서 남 주는 이야기는 9월 17일부터 시작된다.

 


NEW SERIES

<경우의 수>
10년의 짝사랑 끝에 누군가는 진심을 숨기고 다른 누군가는 드러내며 엇갈리는 경우의 수는 얼마나 될까. 한걸음 뒤에서 바라본 적 있다면 누구나 알 법한 그 마음을 드라마 속에서는 옹성우와 신예은이 함께 그린다.
방송사 JTBC 첫 방송 9월 25일

 

<사생활>
각각의 특기가 뚜렷한 사기꾼들이 모여 누구도 알지 못했던 국가의 ‘사생활’을 밝혀낸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서현과 고경표를 포함한 출연진이 어떤 캐릭터로 변신하게 될지 기대를 모으는 드라마다.
방송사 JTBC 첫 방송 10월 7일

 

<스타트업>
일과 사랑을 모두 찾으려 하는, 이토록 현실적이고도 낭만적인 창업 드라마가 또 있을까?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패기로운 청춘을 배수지와 남주혁이 연기하니 간질간질한 가을밤이 한껏 깊어지겠다.
방송사 tvN 첫 방송 10월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