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필요한 뉴스를, 가장 새롭게 만드는 사람들을 만났다. 뉴스는 오늘도 새롭다.

 

14F : MBC 14층 사람들

손재일 팀장, 조현용 기자, 전기영 기자
MBC 14층의 디지털콘텐츠팀이 만들어가는 유튜브 채널이다. 2018년 7월을 시작으로 매일의 뉴스를 전하는 ‘데일리픽’, 화제성 있는 정보를 다루는 ‘이슈픽’을 포함해 2030세대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영상을 만든다.

(왼쪽부터) 전기영 기자, 조현용 기자, 손재일 팀장

일사에프는 어떻게 기획되었나?
20대 타깃의 뉴미디어에 대한 니즈는 지속적으로 있었다. 페이스북 기반의 뉴스 큐레이팅 채널로 시작해 서너 가지 정도의 이슈를 짧게 짧게 편집해 전달하는 포맷이었다. 이후 유튜브 기반으로 변화를 주고 싶었고 플랫폼이 달라진 만큼 다른 코너가 필요했다. 다양한 장르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채널을 생각했다.

출범 당시 MBC 디지털 채널인 ‘엠빅뉴스’를 포함해 이미 다른 뉴미디어 채널이 많았다. 무엇을 차별점으로 두려고 했나?
다른 미디어에서 다룰 만한 주제로는 승산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뉴스라는 형식의 틀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아이템을 고를 때도 기성 미디어를 참고하되 주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최근 켈로그 파맛 첵스의 경우도 사회적으로 중대한 이슈는 아니지만 충분히 재미있지 않나. 단편적인 정보보다 2030세대의 감성과 추억에 초점을 맞춘다면 조금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도 차별점이라 생각한다. 전문성을 갖춘 인플루언서의 목소리를 빌린다면 친근하면서도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니까.

실제로 업로드된 영상을 보면 채널의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슈 선정과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다. 매일 올라가는 데일리픽 외에도 금융, 법률, 리뷰, 트렌드 등 밀레니얼 세대가 필요로 할 것 같은 콘텐츠라면 일단 시도해본다. 영상에 있어서도 기승전결을 챙기려고 하기보다는 시각적으로 어떤 게 재미있을지에 초점을 맞춘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데 두려움이 없는 것 같다.
유튜브라는 채널의 성격에는 그런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지속적으로 큰 기획을 고집하기보다 최대한 다양한 영상을 만들어본다. 예상과 다르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콘텐츠는 그때부터 발전시켜서 시리즈로 만들면 된다. 금융 정보를 전달하는 ‘아이돈케어’ 시리즈가 그런 경우다.

아이템은 어떻게 선정하는가?
팀원들이 매일 각자 아이템을 가져와 회의한다. 돌아가면서 설명하고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최대한 공정하게 하기 위함이다. 별도로 하고 싶은 기획이 있다면 바로 팀장을 찾아가서 얘기할 때도 있다.

기존 미디어와 다른 점이 많을 텐데 어려운 점은 없나?
모든 게 어렵다. 이제는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완전 경쟁 시스템이지 않나.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댓글로든 조회수로든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자기만족만으로 넘어갈 수 없는 시장이다. 하지만 그만큼 구독자의 반응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좋다.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는 시스템처럼 보인다.
경쟁이 자극도 되고 좋은 의미에서의 긴장을 주기도 한다.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처음부터 콘텐츠 만드는 일은 안 했을 것 같다. 조회수가 안 나올 땐 잠도 못 잘 만큼 고민이 커지지만 반대로 반응이 좋을 땐 경쟁의 희열이 엄청나다.

요즘 반응이 좋은 시리즈는 ‘소비더머니’다. 에르메스, 롤렉스, 테슬라 등 유명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해주고 있는데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한국은 아직도 돈에 대한 이야기를 속물적이고, 심하게는 천박하다고까지 여긴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런 이야기를 원한다. 돈을 어떻게 모을지, 어떻게 부자가 될지에 대해 말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지 않나.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부자가 되기 힘들다. 결국 돈은 쓸 수밖에 없는 건데, 이왕 쓸 돈이라면 어떻게 더 즐겁게 쓸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숨어 있는 이야기를 알면 더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침 경제부에서 오래 일한 조현용 기자의 인사이트를 더할 수 있는 콘텐츠였다.

댓글도 밤새도록 읽는다고 들었다. 가장 보람을 느낀 때는 언제인가?
우리가 올리는 영상이 최소 2분에서 10분이 넘는 것까지 있는데 중간에 끊을 수 없다는 말을 들을 때 기쁘다. 내레이션, 편집, CG, 음악까지 모든 요소가 끝까지 보게 하기 위해 쏟은 노력인데 결국 그게 통했다는 거니까.

수익 모델은 어떻게 운영 중인가?
22명에서 23명 정도로 팀 규모가 작지 않아 유튜브의 조회당 수익으로는 부족하다. 현재는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을 주 수익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당장 수익이 높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이 채널을 접을 수는 없다. 미디어는 바뀌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바뀔 테니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는 게 맞다.

일사에프의 목표는?
전형적이지 않은 채널. 뉴스만 원하는 사람도 있고, 예능만 보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두 개가 동시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정체불명의 콘텐츠가 충분히 가능하고,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다. 사람들이 좋아해준다면 그거로 충분하다.

 

캐릿

김신지 팀장, 이시은 에디터, 김지현 디자이너
마케팅 에이전시 대학내일이 출시한 MZ세대 트렌드 분석 플랫폼으로 MZ세대 타깃의 마케팅 사례, 대면 인터뷰, 설문 조사 등을 취합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왼쪽부터) 이시은 에디터, 김지현 디자이너, 김신지 팀장

캐릿은 무슨 뜻인가?
당근(Carrot) 같은 정보를 발(Feet) 빠르게 전달하는 의미에서의 ‘Careet’이다. 요즘 유행하는 건 뭐지? 요즘 친구들은 어떤 걸 좋아하지? 이런 궁금증을 가진 독자에게 마케팅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주로 MZ 세대의 트렌드 소식을 전한다. 왜 MZ인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의 구매력은 향후 15년 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은 곧 MZ세대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진 세대인지 이해하는 게 필수적으로 중요해질 거라는 뜻이다. MZ 세대의 시그널을 섬세하게 읽어내지 못하는 기업은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한다. 그런데 밀레니얼에 대한 분석은 많지만 Z세대까지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는 없다. 새로운 세대의 시그널을 해석해서 전달하는 미디어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럼 타깃층에 MZ세대가 속하는 것은 아닌가?
처음 기획한 것은 2540의 직장인이었다. 코어 타깃은 브랜딩, 홍보, 마케팅 직군이었지만 직무와 무관하게 MZ세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때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 않나. 신입사원, 후배와 소통할 때 필요한 정보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MZ세대를 이해하고 싶어 하는 세대까지 타깃이 확대되었는데 막상 MZ 세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니 MZ 세대의 관심도 받게 됐다.

콘텐츠는 어떤 과정으로 제작되나?
구글 시트를 활용해 에디터들이 매일 트렌드 정보를 크롤링한다. 주말 동안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것, 다른 미디어에서 다룬 소재 등을 쌓아가면서 서로가 올린 정보에 댓글을 쓰듯이 의견을 게시한다. 그중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을 만한 아이템은 2주에 한 번씩 기획안으로 발전시켜 회의를 한다. 기획이 정해지면 MZ세대의 취재원을 섭외해 기사 제작을 진행한다.

MZ세대의 실제 코멘트를 많이 활용하는 편인데 섭외는 어떻게 하나?
SNS나 유튜브를 보고 컨택할 때도 있고 별도의 Z세대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기획에 따라 필요한 취재원을 요청하면 해당되는 친구들을 연결받는다. 코멘트 외에도 팩트 체크를 부탁한다. 이 앱을 쓰는 사람이 한 반에 몇 명이나 있는지, 정말 유행이 맞는지 등 우리가 알기 힘든 이야기의 검증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이러한 취재 자료에 통계 자료와 인사이트를 더해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확실하면서도 모호한 게 트렌드 같다. 어느 정도부터 트렌드인지, 어떻게 가늠하나?
SNS와 커뮤니티, 미디어를 두루 크롤링하다 보면 흐름과 현상이 잡힌다. 더 이상 소수가 말하고 있는 주제가 아니라고 여겨지면 취재원을 통해 팩트 체크를 해본다. 그 과정에서 틀린 경우도 있고 예상한 분석과 빗나갈 때도 있다. 때로는 너무 빠르게 예측한 적도 있다.

취재를 하며 새롭게 알아가는 게 많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팔로워가 많은 인플루언서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생일에 이벤트를 연다. 선착순 몇 명에게, 정해진 RT수에 도달하면 추첨을 통해 기프티콘을 선물하는 식이다. 이유를 물으니 그렇게 하면 그냥 기분이 좋다고 해서 더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그냥 좋다’는 말을 들으면 어떻게 하나?
분석을 하고 이유를 알아내고 싶어 하는 건 에디터의 입장이고, 원래 그랬고 그냥 좋아한다는 게 Z의 대답이다. 우리의 일은 이때의 ‘원래’와 ‘그냥’에서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거다. 그냥 좋다는 말에서 끝내지 않고 더 파고드는 치밀함과, 원래 그랬다는 말 너머의 배경을 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존의 언어로 설명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위의 이벤트 현상도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 하거나 그렇게 행동하는 특징을 지녔다는 뜻의 ‘인플루언서블’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설명했다. 새로운 현상은 늘 새로운 정의를 필요로 한다.

Z세대는 어떤 세대 같나?
처음에는 많이 다르고 신기한 세대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누구에게나 비슷한 시절이 있었다. 싸이월드의 백문백답과 SNS 생일 이벤트는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알수록 점점 비슷한 점이 보이고, 시대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라는 걸 느낀다.

기사를 쓰는 데 있어 신경 쓰는 점은?
MZ세대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외계인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것. 앞서 말한 것과 같이 MZ세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별난 세대가 아니다. 달라진 배경과 플랫폼에 따라 표출되는 양식에 집중하려 한다. 제작자의 거친 분류로 인해 특정 세대가 ‘이상한 애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

콘텐츠를 만들며 변화한 모습이 있다면?
기성의 틀에서 벗어나 조금 더 열린 태도를 갖게 됐다. 특히 Z세대 취재원들로부터 긍정적인 태도를 많이 배웠다. 칭찬을 들을 때도 전에는 전형적인 겸손을 챙겼다면 이제는 더 당당해졌다. “네, 저 귀엽고 잘났어요. 감사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태도랄까. 꽤 괜찮아 보이지 않나?

수익 모델은 어떻게 운영 중인가?
4월부터 시작한 신상 미디어이기에 계속 고민해나가야 할 부분이다. 다만 백 퍼센트 독립적인 미디어 채널이 아닌, 마케팅 에이전시에 속한 콘텐츠팀이다 보니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회사 전체의 브랜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캐릿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젊고 새로워지려는 모든 시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디어이자 전문가 집단이 되고자 한다. 항상 ‘최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