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가요계 컴백을 계획하며 산뜻한 태도로 출발선 위에 우르르 모여 있던 이름들이 닥쳐온 무더위와 함께 한꺼번에 출발선을 나서기 시작했다. 선두에는 블랙핑크가 있다. 1년여 만에 내놓은 싱글 ‘How You Like That’은 발매와 함께 국내외 주요 음원 차트를 휩쓸더니 ‘How You Like That’과 관련된 내용으로 5개의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 여성 솔로 아티스트의 약진도 두고 볼 만하다. 화사는 늘 수많은 가치 판단의 중심에 있었다.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기준을 모두 포함해서다. 움츠러들 만도 한데 그는 자신을 드러내는 데 언제나 주저함이 없었다. 세례명인 마리아를 제목에 차용한 곡 ‘마리아’는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날것의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떳떳한 주장의 행진이다. 선미가 꺼내든 ‘보라빛 밤’은 보랏빛 노을이 매력적으로 물든 낭만적인 레트로다. 선미는 이제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선미팝’이라고 불러도 낯설지 않을 특유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타고 발랄하게 공간을 채운다. 청하가 새 앨범을 내놓기 전에 미리 공개한 ‘Stay Tonight’과 ‘Play’는 그의 팔레트에 채워진 다채로운 컬러를 하나하나 꺼내놓는 빛나는 전시장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혼성그룹도 우리를 찾는다. 7월 25일로 데뷔일을 확정한 ‘싹쓰리’는 올여름 가요계를 뒤집어놓을 유일한 복병이다. 타이틀곡 후보인 ‘다시 여기 바닷가’와 ‘그 여름을 틀어줘’를 비롯해 커버곡과 솔로곡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니 이들의 위력은 여름 태풍급으로 강력할 전망이다. 싹쓰리 멤버 중 특별히 언급해야 할 이름은 단연 린다G, 이효리다. 이효리만큼 오랜 시간 동안 가장 최전선에 있는 아이돌 스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가 입고, 먹고, 듣고, 호명하는 그 무엇이든 지금 가장 ‘핫’한 아이템이 된다. 그가 <놀면 뭐하니?>에 소개한 박문치는 실시간 검색어를 기습 점령했고 2017년 나왔다가 조용히 사라진 블루의 ‘다운타운 베이비’를 슬쩍 흥얼거리자 비운의 가수는 차트 역주행의 주인공으로 다시 섰다. 8월의 시작, 강다니엘이 화려한 피처링 군단과 함께 돌아온다. 두 번째 미니 앨범 <마젠타>에는 사이먼 도미닉을 비롯하여 염따, 제이미, 다운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더욱 풍성하고 완성도 높은 앨범을 선보일 작정이다. 강다니엘은 자기만의 색을 찾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 발표한 첫 번째 미니 앨범 <사이언>을 통해 밝고 청량한 모습을 선보였다면, 이번엔 강렬함과 파워풀한 모습을 통해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뽐낼 예정이다. 일상은 고달프지만 쟁쟁한 이름들의 무더기 컴백에 올여름 우리의 귀는 어느 때보다 호사스러울 참이다. 가요계에 드리운 가뭄 속 단비, 아니 장마를 꿈꾸며.

 

깨끗하게, 자신 있게

실시간 음원 차트는 순위 매기기의 나라인 한국의 난감하고 민망한 민 얼굴이다. 하루에도, 아니 한 시간에도 몇 번씩 차트를 지배하는 이름은 요란하게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음원 사재기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가장 큰 뭇매를 맞은 건 안일한 방식으로 차트를 관리해온 국내 음원 플랫폼 업체들이다. 사재기의 온상이라는 오명 속 업계 1위인 멜론이 실시간 음원 차트를 폐지했다. 대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24히츠(Hits)’는 멜론의 기존 일간 차트와 같이 24시간을 기준으로 1곡당 1인 1회씩만 집계한다. 다수가 일제히 스트리밍해 순위를 높이는 이른바 ‘총공’ 행위가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음악 서비스 3·4위 업체인 플로와 바이브가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멜론이 이 흐름에 가세하면서 음원 차트를 둘러싼 패러다임에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을지. 깨끗하고 공정한 순위만이 권위를 가질 수 있다.

 

NEW MUSIC

<OHIO>

코로나시대의 웃음 전도사 크러쉬가 ‘자나깨나 챌린지’ 이후 두 번째 ‘홈메이드 시리즈’인 ‘오하이오’를 들고 금세 돌아왔다. 크러쉬 가라사대, 내면의 모든 걸 꺼내 내려놓고 같이 ‘오하이오’ 노래하고 춤을 추자.
장르 어반 발매사 Dreamus

 

<Reason>

독일 프로듀서 우드웍스가 무더운 여름날에 딱 맞는 햇빛이 내리쬐는 트로피컬 하우스로 우리를 초대한다. 감미로운 팝과 느리게 흐르는 느긋한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살랑대며 불어오는 느낌이다.
장르 일렉트로니카 발매사 이븐폴뮤직

 

 

<Fuck What People Say>

제이콥과 런던은 10살 때부터 함께 펑크 밴드를 시작, 지금까지 10년 넘게 함께 팀으로 활동 중이다. 그린 데이와 칸예 웨스트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에게 영향 받은 이들의 음악은 그야말로 힙하고 핫하다.
장르발매사 소니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