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우리의 일상. 뷰티에 대한 태도도 기준도 바뀌어버린 지금의 이야기.

 

포스트 코로나가 낳은 신풍경

언택트 트렌드에 오프라인 매장은 어떻게 부응하고 있을까. 러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러쉬 맵’을 통해 직원과 대면하지 않고 비대면 쇼핑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앱을 열고 궁금한 제품을 ‘러쉬 렌즈’ 기능으로 스캔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는데 작년 대비 스캔 수치가 431% 증가했다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매장의 쇼윈도를 통해 ‘언제든지 손 씻고 가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어 고객들의 불안 심리를 다독이기까지. 언택트 스토어가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 건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 오픈한 아모레스토어다. 7개 브랜드의 1400여 가지 제품을 한 공간에서 언택트 체험할 수 있다는 게 특별한 점. 거울 형태의 AR기기를 활용하면 립스틱과 블러셔를 얼굴에 직접 발라보지 않아도 가상으로 테스트해볼 수 있다. 아모레스토어에서는 스킨케어 제품에 한해 각자 사용할 수 있는 샘플 메뉴판도 제공한다. 개인 위생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러쉬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러쉬 랩.

 

아모레스토어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의 전경.

 

‘실시간’이 대세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발병 전부터 라이브 스트리밍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MZ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왕홍 같은 인플루언서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창구로 활용했다. 국내에선 라이브 커머스가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매출을 대체할 새로운 채널로 급부상 중이다. 홈쇼핑보다 수수료가 적어 진입 장벽이 낮고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반응을 볼 수 있어 흥미롭다는 게 브랜드의 반응. 라네즈는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 쇼핑 호스트 리코와 함께한 네이버 셀렉티브 라이브 방송에서 신제품 ‘네오 쿠션_매트 SPF42/PA++’를 1시간 만에 2000개 세트를 완판시켰다. 그런가 하면 데시엠은 버추얼 컨설팅 서비스인 ‘데시엠 앳 홈’ 서비스를 론칭했다. 매장을 방문하지 못하는 고객을 위해 경험 많고 풍부한 교육을 받은 스토어 앰배서더들이 웹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피부 고민을 상담해주고 제품을 추천해준다. 텍스트를 남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진과 영상을 공유할 수 있고 화상 채팅도 가능하다.

라네즈의 네오 쿠션_매트 SPF42/PA++ 15g 2만5천원.

 

‘파데 프리’, 마스크 속 세상

어딜 가든 마스크를 착용하기에 외출 시, 메이크업을 아예 하지 않거나 가볍게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채널A 윤수민 기자도 동의하는 바, “방송할 때도 평상시처럼 늘 마스크를 착용하니 메이크업 시간이 현저히 줄었어요. 코로나 이전에는 잡티를 가리려고 컨실러를 사용하고 피부톤에도 신경 썼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죠. 파운데이션 대신 BB크림으로 피부 표현을 가볍게 마치고 아이 메이크업은 평소처럼 힘을 주는 편이에요”라고 이야기한다. 유튜버들은 ‘파데프리 메이크업’ 영상을 올리고 이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피부톤을 가볍게 보정하는 톤업 기능의 선 크림과 지속력과 밀착력이 뛰어난 립 틴트를 소개한다.

파우치 속 달라진 풍경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여성들의 파우치 풍경도 완전히 달라졌다. 메이크업 제품보다 개인 위생을 강조하는 핸드워시와 손 소독제, 가글이 필수템이 된 것. 원플러 홍보팀 계윤숙 부장은 이를 수치로 증명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퍼스널 핸드 워시’의 매출 추이는 2020년 2월 이후 현재까지 판매 누계 14만 개를 달성했어요. 올해 2월 매출을 살펴보면 전년 월평균 대비 판매량이 600% 증가했죠.” 공공재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어 휴대용 위생 제품에 대한 인기는 떨어질 줄 모르는데 이제 소비자들은 위생 그 이상의 가치에 호응한다고. “코로나19라는 질병이 수면 위로 떠오른 2~3월에는 소비자들의 다급함과 불안함이 크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태도가 한결 여유로워졌어요 ‘핸드 워시의 향이 너무 좋아요’, ‘디자인이 예뻐요’라는 후기만 봐도 알 수 있죠.” 원플러는 이런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9월에는 숲을 연상시키는 향의 핸드 워시를 출시할 예정이다.

원플러의 퍼스널 핸드 워시 75ml 9천원.

 

갸먀르드의 핸드 클렌징 젤-린스 프리 100ml 2만1천원.

 

배럴즈앤의 세이프 모먼트 인 포켓 세니타이저 #소프트 브리즈 15m 8천8백원.

 

구강 청결, 뷰티 영역의 확장

마스크 착용으로 입냄새와 구강 청결을 관리해주는 제품도 뜨고 있다. 액체 타입보다 작은 크기로 휴대성을 높인 고체 가글이 특히 인기. 더 네이키드 오브젝트 김형환 대표는 발포 가글 ‘츄그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액체 타입 가글은 공기와 접촉하거나 사용자의 침이 용기 안으로 들어가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요. 위생이 가장 중요한 가글의 기본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선 1회 사용에 최적화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알약 크기로 한번 사용할 만큼 포장했죠. 꼭꼭 씹어야 거품이 나는 일반 고체 형태 가글이 아닌 씹자마자 거품이 나는 발포 가글로 입안 곳곳을 부드럽게 세정해주죠.” 휘아는 청결한 위생 습관을 만들어준다는 슬로건을 걸고 칫솔 살균기와 휴대용 손소독제, 초음파 세척기로 급성장한 브랜드다. 해당 브랜드 IR홍보팀 김은경 프로는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시기라 위생 용품의 즉각적인 판매 수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칫솔 살균기 구매자는 여성의 비중이 더 높았는데 코로나 이후 남녀 구분 없이 구매가 급증하고 있죠”라고 설명한다.

더 네이키드 오브젝트의 츄그린 그린티민트향 24개입 7천9백원.

 

휘아의 이클리너 핑크 27g 3만5천원.